안국약품 오너, 9개월만에 경영복귀…배경은 어진 부회장 사내이사 선임 안건 상정, 부친 지분 상속 '임박'
최은진 기자공개 2022-12-14 08:23:00
이 기사는 2022년 12월 13일 10시1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안국약품이 전문경영인 체제 9개월만에 오너 경영으로 되돌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최대주주인 어진 부회장이 사내이사 복귀를 결정하면서다. 불법임상 및 리베이트 등으로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경영 복귀를 결정했다는 점에 업계의 관심이 몰린다.안국약품은 12일 공시를 통해 어진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주총일자는 내년 1월 27일이다.
어 부회장은 올 초까지만 해도 부친인 창업자 어준선 회장과 공동 대표이사로 활약했다. 그러나 임기를 2년 남긴 3월 어 회장과 함께 사내이사직을 자진 사임했다. 그리고 5개월 뒤인 8월 어 회장은 숙환으로 별세했다.
오너일가가 빠진 자리는 전문경영인이 채웠다. 연구개발(R&D) 총괄 임원인 원덕권 사장이 단독 대표이사를 맡았다. 1969년 안국약품 창업 이후 줄곧 오너일가가 대표이사를 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53년만에 전문경영인 체제가 됐다.
업계서는 어 부회장이 불법임상 및 리베이트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자리에서 물러난 것으로 해석했다. 8월 어 부회장은 직원들에게 불법 임상시험을 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다. 다만 법원은 항소심 등이 진행될 것을 감안해 구속영장은 발부하지 않았다. 이외 어 부회장은 의사들에게 약 90억원의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도 재판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어 부회장이 자진사임 9개월만에 경영복귀를 시도하는 배경은 두가지로 꼽힌다. 우선 성장정체를 타개할 신사업 발굴에 드라이브를 걸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달 안국약품은 3년여간 신사업으로 추진하던 화장품 자회사 메디페르를 흡수합병했다. 설립 이후 12억원의 누적 순손실 기록하고 자본잠식 위기에 처할 정도로 실적 및 재무여건이 악화됐다. 메디페르는 어 부회장이 직접 사내이사로 자리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추진하던 사업이었다. 신성장 사업이 좀체 자리잡지 못하고 실패로 돌아간 만큼 새 먹거리 발굴에 다시 나설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있었을 것으로 해석된다.

또 다른 이유는 부친인 어 회장의 지분 상속 때문으로 해석된다. 어 부회장은 안국약품의 지분 22.68%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이미 지분 승계는 이룬 상태다. 그러나 별세한 어 회장의 지분이 20.53%로 적잖은 수준이라는 점이 부담이다. 어 회장은 슬하에 장남 어 부회장과 차남 어광 안국건강 대표가 있다. 어 대표가 보유한 지분은 3.8%로 미미하다.
어 부회장 중심의 승계가 이미 분명하게 이뤄졌지만 부친의 적잖은 규모의 지분 상속이 임박한 만큼 주요 의사결정자로 자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보인다. 상속신고는 고인 사망 후 6개월 내 이뤄져야 한다. 내년 2월께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안국약품 관계자는 "어진 부회장은 올 초 몸이 아파 치료차 잠시 경영에서 내려온 것"이라며 "경영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내리고 사업에 드라이브 걸기 위해 다시 복귀를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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