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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피혁 소송전 인사이드] '슈퍼 개미' 박영옥, 1심 승소에도 가처분 신청 까닭①법원 지정 회계사, 검사인 역할 '거부'…빅4 회계법인 소속 이해상충 없는 인물 못구해

박상희 기자공개 2022-12-21 07:41:52

이 기사는 2022년 12월 19일 15: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죽 제조업체 조광피혁의 2대 주주인 '슈퍼 개미'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가 소송전을 두고 고삐를 죄고 있다. 박 대표는 조광피혁을 상대로 낸 회계검사인 선임 소송 1심에서 일부 승소했음에도 불구하고 검사인 업무를 수행할 회계사를 구하지 못하자 법원에 회계장부열람 가처분 신청을 냈다. 검사인은 회사의 업무·재산 상태를 조사하는 임시직이다.

법무법인 세움은 지난 14일 박 대표를 대리해 조광피혁과 대표이사 이연석을 상대로 회계장부열람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고 최근 밝혔다. 법원으로부터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 박 대표는 조광피혁의 장부와 관련 서류 등을 열람할 수 있다.

세움 측은 이 대표의 별도 회사(주식회사 조광) 설립을 통한 사익 편취 의혹을 소명하고, 차명주식을 이용한 의결권 행사에 위법성은 없는지 규명하고자 이번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조광피혁 지분 12.37%를 보유한 2대주주다.

*조광피혁 5% 이상 주요 주주 (출처: 분기보고서)

이번 가처분 신청은 박 대표가 2년 전 제기한 ‘회계 검사인 지정 소송’과 같은 목적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당시 박 대표는 △조광피혁이 ‘조광’이라는 회사에 부당하게 임가공 용역과 공급 거래를 맡긴 것은 아닌지 △이 대표가 퇴직금을 과도하게 높게 잡은 것은 아닌지 조사해야 한다며 2020년 11월 청주지법에 검사인 선임을 신청했다.

박 대표는 지난해 10월26일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다. 재판부는 조광의 임가공 용역 등 거래 문제를 검사인이 살펴봐야 한다고 판단하면서 권모 회계사를 조광피혁의 검사인으로 선임해달라는 박 대표의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다만 재판부는 퇴직금 과대 계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검사인이 검토할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문제는 박 대표가 추천한 권모 회계사가 검사인 업무 역할을 거절하면서 발생했다. 당초 박 대표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법원 측에 3명의 회계사를 추천했다. 이 가운데 2명의 경우 ‘이해상충’ 이슈가 있어 검사 업무 독립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조광피혁 측의 반대로 법원은 최종적으로 삼덕회계법인 출신의 권모 회계사를 검사인으로 지정했다.

조광피혁 관계사는 “박 대표가 추천한 회계사 중에는 박 대표의 법률 대리 업무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세움의 담당 변호사와 함께 식음료 업체 감사위원회에 이름을 올린 사람이 있었다”면서 “법원에서 이해상충 이슈가 있는 인물 2명을 제외하고 권모 회계사를 검사인으로 지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작 법원에서 검사인으로 지정한 권모 회계사는 소송 이슈가 걸려 있는 조광피혁의 검사인 업무를 맡는데 부담을 느껴 수임을 고사했다. 박 대표 측에서 법원에 공탁한 비용(1500만원)이 통상적인 회계검사인 비용(최소 1억원 이상)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던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는 회계 검사인 지정을 신청한 원고이기 때문에 검사인 비용을 전적으로 부담해야 한다.

박 대표는 이후에도 검사인 역할을 담당할 회계사를 수소문했지만 적당한 인물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다. 박 대표는 “조광피혁 측에서 공신력 있는 4대 법인 가운데 양측과 이해관계가 없는 중립적인 인물을 검사인으로 지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이 요구를 충족할 회계사를 찾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1심 소송 판결 이후 1년이 넘도록 회계 검사인을 찾지 못하자 박 대표는 회계장부열람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 조광피혁의 장부와 관련 서류 등을 열람할 수 있기 때문에 회계 검사인을 선임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박 대표는 “회계 검사인 지정 소송과 회계장부열람 가처분 신청은 별개로 진행하는 것”이라면서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 회계장부를 살펴본 뒤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경영진에 법적 책임을 묻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원이 박 대표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일지 여부는 알 수 없다. 다만 회계 검사인 지정 소송에선 재판부가 조광의 임가공 용역 등 거래 문제를 검사인이 살펴봐야 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

조광피혁 관계자는 “아직 법원으로부터 박영옥 대표의 가처분 신청 관련 내용을 수령하지 못했다”면서 “서류를 받고 나면 관련 내용을 공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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