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캐피탈, 9개월만에 수장 교체…‘팔방미인’ 서옥원 등판 금융지주 계열 캐피탈사 중 유일하게 실적 악화…기업·개인금융 강화 필요
이기욱 기자공개 2022-12-26 07:23:39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3일 16시5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농협캐피탈이 9개월만에 사장 교체를 단행했다. 농협캐피탈은 타 경쟁사들에 비해 포트폴리오 다변화 작업이 더디게 진행된 탓에 조달금리 인상 등의 외부 악재를 극복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농협금융지주는 개인금융과 기업금융 다방면에 강점을 갖고 있는 서옥원 NH농협생명 부사장(사진)을 차기 사장으로 내세우며 수익성 개선의 임무를 맡겼다.
이중 가장 예상 밖의 인사로 평가되는 곳은 농협캐피탈이다. 나머지 3개 계열사의 CEO들은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었지만 조두식 농협캐피탈 사장은 선임된지 1년이 채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올해 3월 사장 자리에 오른 조 사장의 임기 만료일은 2024년 3월까지지만 올해를 끝으로 자리를 떠나게 됐다.
부진한 실적이 수장 교체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농협캐피탈은 올해 금융지주계열 캐피탈사 중 유일하게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농협캐피탈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86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908억원) 대비 4.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캐피탈은 지난해(2089억원) 대비 35.2% 증가한 282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고 KB캐피탈도 같은 기간 1707억원에서 2020억원으로 순익을 18.34% 개선시켰다. 하나캐피탈과 우리금융캐피탈의 순익도 각각 31%, 30.1%씩 늘어났다.
상반된 실적은 수익다변화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경쟁 캐피탈사들은 기존 주력 분야였던 자동차금융에서 기업금융, 투자금융 등으로 영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며 외부 악재를 극복해냈지만 농협캐피탈은 상대적으로 수익다변화 작업이 원활히 이뤄지지 못했다.
한국신용평가 등에 따르면 3분기말 기준 농협캐피탈의 기업금융 및 투자금융 영업 자산은 2조9063억원으로 지난해말(2조2892억원) 대비 27% 늘어났다. 같은 기간 KB캐피탈은 기업·투자금융자산을 2조3365억원에서 3조2378억원으로 38.6% 늘렸으며 우리금융캐피탈도 2조7509억원에서 3조8904억원으로 41.4% 증가시켰다. 하나캐피탈도 5조1056억원에서 6조8045억원으로 33.3% 늘렸다. 단순 증가액으로만 따져도 농협캐피탈이 6171억원으로 가장 작다.
개인금융 부문은 오히려 성장세가 둔화됐다. 3분기말 기준 농협캐피탈의 개인금융 영업자산은 1조5207억원으로 지난해말(1조4719억원) 대비 3.3% 증가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기록한 증가율(9.2%)보다 낮은 수치다.
이에 농협금융은 개인금융과 기업금융 다방면에 강점을 갖고 있는 서옥원 농협생명 마케팅전략부문장을 차기 사장 후보로 선정하며 수익성 개선의 과제를 맡겼다. 서 후보자는 내년 1월부터 오는 2024년말까지 농협캐피탈을 이끌 예정이다.
서 후보자는 1964년 전라남도 강진 출신으로 전남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해 1990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한 정통 ‘농협맨’이다. 농협중앙회 중소금융팀장, 기업금융팀장 등을 지낸 기업금융 전문가다.
동시에 농협은행 풍암동지점장,신목포지점장, 전남영업본부장 등을 지내며 개인금융 영업 등 일선 현장 영업 경험도 풍부하게 쌓았다. 농협중앙회 상호금융리스크심사본부장을 지냈기 때문에 리스크관리 분야 역량도 뛰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농협금융 임추위는 서 후보자 추천 배경에 대해 “현재 농협캐피탈은 개인·기업금융 확대 및 신사업 발굴을 통한 양적성장과 수익성 제고, 리스크관리체계 고도화 등을 통한 질적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며 “서 후보자는 여신업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보유한 적임자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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