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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금투세 유탄]서유석 금투협 회장, '배당소득 일원화' 구원투수될까⑪선거 과정서 주요 인사에 해결 강조…업종 간 이해상충 조율 '관건'

양정우 기자공개 2023-01-12 08:31:07

[편집자주]

토종 헤지펀드 시장에 느닷없이 날벼락이 떨어졌다. 금융투자소득세 개정안에서 펀드 수익을 배당소득으로 일괄 적용키로 함에따라 개인 고객은 세금 폭탄을 맞을 처지에 놓였다. 글로벌 자산시장 침체 속 펀딩 여건이 악화 일로를 걷는 와중에 그나마 남아있던 고객층마저 등돌릴 이슈다. 더벨에서는 코너에 몰린 헤지펀드 운용사의 현황을 짚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09일 08: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유석 신임 금융투자협회 회장(사진)이 '금투세' 개정으로 직격탄을 맞을 헤지펀드업계의 구원투수로 등판할지 이목이 쏠린다. 여야가 2년 유예안에 합의하면서 배당소득 일원화에 따른 세금 폭탄이 현실화를 앞두고 있다.

일단 서 회장은 자산운용사 출신이어서 사안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선거를 치르면서 헤지펀드 핵심 인사를 만날 때마다 문제 해결의 총대를 멘다는 의지를 강하게 표명해온 것으로 파악된다.


◇'공모펀드' 미래에셋 출신, 헤지펀드와 다른 결…고충 해소 의지 표명 '진정성 무게'

서 회장은 지난해 말 금융투자센터빌딩 3층 임시총회에서 제6대 금투협 회장으로 당선된 직후 "2년 유예된 기간 동안 금투세가 좀더 세밀하게 정리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업계와 협회, 당국이 같이 모여 금투세를 치밀하게 정비하는 태스크포스(TF)팀도 구성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물론 서 회장은 미래에셋금융그룹의 종합자산운용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 출신이어서 금투세 이슈로 타격을 받을 헤지펀드 하우스와 거리감이 적지 않다. 공모펀드 운용사와 일반 사모펀드(헤지펀드) 하우스는 비히클이 다른 건 물론 판매부터 운용에 이르는 모든 이해 관계에 차이가 있다. 그가 금투세 사안을 다시 가다듬기로 했으나 헤지펀드업계의 고충 처리에 초점을 맞출지 미지수인 셈이다.

그럼에도 헤지펀드 운용사마다 서 회장의 행보에 기대를 걸고 있다. 무엇보다 선거 과정에서 업계를 이끄는 메이저 하우스와 만날 때마다 문제 해결에 발 벗고 나서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했기 때문이다. 비록 공모펀드 운용사 출신이지만 증권사 인사보다는 헤지펀드업계의 깊은 우려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헤지펀드 운용사 관계자는 "서 회장이 배당소득 일원화에 따른 위기를 중차대한 사안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회장 취임 이후 문제 해결에 앞장서겠다는 말이 선거용 멘트가 아니라 진정성이 있는 발언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이어 "강도높은 인사 조치까지 생각하고 있다는 게 인상깊었다"고 덧붙였다.

2년 유예가 확정된 세법 개정안에서는 사모펀드 투자수익을 금융투자소득과 배당소득으로 나누는 대신 배당소득으로 일원화하는 방안이 담겼다. 이런 체계 때문에 헤지펀드 고객(최저가입액 3억원)인 고액자산가는 금융소득종합과세에 펀드 수익(배당소득)까지 합산되는 코너에 몰린다. 최대 49.5%에 달하는 세금이 부과될 수 있다. 한마디로 헤지펀드업계 전반이 흔들릴 사안이다.

◇배당소득 일원화 놓고 업종 간 이해 상이…금투협, 그간 헤지펀드 홀대 분위기

서 회장이 고충 해소에 '올인'하기까지 넘어서야 할 난관이 적지 않다. 우선 배당소득 일원화 이슈가 협회 내에서는 헤지펀드 운용사에 국한된 사안이라는 게 가장 큰 문제다.

기획재정부가 배당소득 일원화에 나선 배경엔 대형 금융기관의 하소연이 자리잡고 있다. 증권사 등이 금투협을 통해 펀드의 수익을 금융투자소득, 배당소득으로 나눠 과세하면 원천징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어렵다는 입장을 어필한 끝에 정부 당국의 일괄 분류를 이끌어 냈다. 헤지펀드의 입장을 감안해 일원화를 철회하면 다른 금융기관의 비용이 확대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종합자산운용사도 불리한 사안이 아니다. 일단 공모펀드가 소액 투자자를 위한 비히클이다. 펀드 운용에 따른 핵심 수익이 금융투자소득이 아닌 배당소득으로 분류되는 게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 금투세(22%)가 배당소득세(15.4%)보다 세율이 높기 때문이다. 가입자가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아니라면 금투세보다 배당세를 내는 게 낫다.

이런 업종 간 이해 상충 관계를 어떻게 조율할지가 서 회장에게 주어진 첫 번째 과제로 꼽히고 있다. 금투협은 정회원의 회비 분담 비율을 조정영업수익(영업이익+판관비) 70%, 자기자본 30%를 반영해 책정한다. 이 때문에 증권사나 종합자산운용사보다 사세가 작은 헤지펀드 운용사의 경우 정식 회원이지만 홀대를 받아왔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금투협 회장이 정부 당국과 긴밀하게 소통해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기재부가 이미 금투협의 의견을 반영해 배당소득 일원화를 결정했는데 결과적으로 또 다른 해결책을 요구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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