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해외영토 확장기]중국 공세에도 굳건한 LG엔솔, 경쟁력은합작사 설립·제품 공급 러브콜…북미 현지 광물 협력도 확대
김동현 기자공개 2023-01-16 07:47:09
[편집자주]
지난해 8월 시행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은 배터리 업계에 위기이자 기회다. 미국 산업·일자리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IRA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점은 부담이지만 반대로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는 미국에서의 사업 확대 기회를 잡을 수 있게 됐다. 구체적인 IRA 하위 규정이 오는 3월 발표 예정인 가운데 더벨이 국내 배터리 업계의 변화하는 미국 시장 진출 상황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06일 14시5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 이차전지 업계 가운데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한다.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결단으로 1992년 리튬이온전지 연구에 착수한 것이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사업의 시작점이다.2000년 들어서는 전기차에 들어갈 중대형 이차전지 개발에 나서며 미래를 준비했다. 2000년대 후반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면서 이차전지 시장도 개화했고, LG에너지솔루션은 현대자동차 하이브리드카 아반떼, 미국 GM 시보레 볼트 등에 배터리를 공급했다.
현재 전세계 전기차 이차전지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3위의 자리에 위치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올해 비(非)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한 점유율 확대가 기대된다.
◇중국 업체에 2위 자리 넘겼지만 '중국 제외' 북미 수요 기대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말 전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점유율 12.3%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점유율 13.8%로 글로벌 2위 사업자였지만 같은해 11월 말 기준 중국 업체 BYD에 밀리며 2위 자리를 내줬다.
중국 업체의 약진에도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한 글로벌 전기차 사업자의 수요는 굳건하다. 중국 업체들이 전세계 전기차 시장의 60%를 차지하는 자국 내 수요를 중심으로 성장한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유럽 등 비중국 지역을 공략하고 있다.

실제 중국 시장을 제외한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점유율 30.1%(지난해 9월 말 기준)로 1위 자리를 지켰다. 중국 CATL이 비중국 시장에서도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무서운 속도로 따라오고 있지만 최근 미국과 유럽 등 각국 정부가 전기차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한 국내 업체에 대한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LG에너지솔루션이 중국 업체의 공세에도 중국 외 글로벌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오랜 사업 경험을 기반으로 확보한 글로벌 네트워크가 꼽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차전지 사업 초창기인 2000년부터 미국 미시간에 생산 공장을 가동했고 이후 독일·호주·대만(마케팅), 폴란드·중국(생산) 등에 법인을 세웠다.
지난해에는 GM, 스텔란티스, 혼다 등 글로벌 메이저 완성차 업체와 손을 잡고 미국 합작 공장 설립을 결정했고 현재 건설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합작 공장 건설이 예정대로 추진될 시 2025년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현지에 확보하게 되는 생산능력만 230GWh(기가와트시)가 넘는다.
◇생산 뒷받침할 소재 직접 관리 주력
지난달 LG에너지솔루션은 일본 완성차 업체 도요타와 함께 삼아알미늄 유상증자에 참여해 465억원을 투입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도요타는 현재 배터리 협력 방안을 놓고 협의 중으로 합작 공장 설립이나 공급 계약 등 구체적인 내용이 올 1분기에 결정될 전망이다.
협력 논의를 이어가던 중에 배터리 핵심 소재 중 하나인 양극박을 생산하는 업체에 투자한 것은 배터리 소재를 직접 관리하겠다는 회사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IRA 시행 이후 배터리 소재를 직접 관리하겠다는 계획을 내비치며 5년 이내에 리튬과 같은 핵심 메탈의 직접 조달 비중을 50%로 높일 예정이다.

제조사 입장에서 외부 조달을 통해 소재를 공급받는 것이 보편적이지만 LG에너지솔루션은 지분투자, 업무 협력 등의 방식으로 직접 조달 형식으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눈에 띄는 점 가운데 하나는 원재료 공급망을 현지화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발표된 IRA에 따르면 미국에서 보조금 혜택을 받으려면 전기차 배터리 소재를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에서 조달해야 한다. 미국 또는 동맹국에서 채굴·가공한 핵심광물 비중 요건을 올해 40%로 맞춰야 하고 2027년까지 순차적으로 80%로 올려야 한다.
이러한 IRA에 대응하기 위해 배터리 업계는 공급망 확보전에 나섰는데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총 6곳의 글로벌 광물사업자와 협력관계를 맺었다. 특히 이중 4곳이 미국, 캐나다 등의 업체로 공급망 현지화에 성공했다. 과거 전기차 불모지였던 북미 시장에 오랫동안 공들인 결과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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