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다짐]홍은택, 카카오 '다짐보고서'로 비대위 마침표①인프라 조직 세팅, 위기 대응 매뉴얼 구축...투자 확대 등 계획 등 이행 여부 공개 방식 '미정'
이지혜 기자공개 2023-01-11 12:52:47
[편집자주]
2022년 10월 15일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카카오톡을 비롯해 카카오의 각종 서비스가 먹통이 됐다. 메신저에서 금융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분야를 아우르는 카카오였기에 화재사고의 사회·경제적 파장은 컸다. 카카오의 성장과 변신은 이를 계기로 또한번 시험대에 섰다. '다짐보고서'에 집약한 소비자와의 약속을 얼마나, 어떻게 지키느냐에 따라 신뢰 회복의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카카오의 다짐과 이를 통해 그릴 미래상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09일 14시1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2년 10월 15일 대한민국 온라인 상 소통이 먹통이 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SK㈜C&C 판교 데이터센터에 불이 난 후 카카오의 각종 서비스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여론은 충격에 빠졌다. 그동안 카카오에 과도하게 의지했다는 점, 중요도 높은 시스템이 장시간 셧다운될 수 있다는 점이 큰 무게로 다가왔다. 카카오의 대체재조차 마땅치 않았다.카카오가 ‘다짐보고서’를 만들어 공표한 배경이다. 카카오는 화재가 발생한 지 약 3개월 만에 사고가 발생한 경위와 대응책 등을 담아 다짐보고서를 발간했다. 목표는 카카오의 소비자, 사실상 국민 전체의 신뢰를 회복해 압도적 시장지배력을 유지하는 것이다.
카카오의 다짐보고서는 상징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이사를 필두로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진 뒤 대중에게 처음으로 사고경위와 재발방지대책을 공표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비대위를 중심의 비상경영체제가 새해 들어 끝났다는 점도 의미하는 바가 크다. 카카오가 당시 화재사고 수습할 계획을 다 세우고 실행만 남겨뒀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홍은택, 비대위 마침표 ‘다짐보고서’ 공개…대중과 소통 ‘방점’
9일 카카오에 따르면 ‘다짐보고서’ 발간으로 비대위의 마지막 활동이 끝났다. 다짐보고서는 카카오가 지난해 10월 15일 SK㈜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사고 경위와 재발방지대책을 담아 5일 ‘카카오나우’에 발간한 보고서다. 화재사고 이후 카카오가 3개월 동안 비대위를 꾸려 마련한 재발방지대책의 최종판이라고 볼 수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이프 카카오 데브 2022'를 통해 카카오 서비스 장애 원인을 분석하고 재발방지대책을 공개하긴 했지만 이는 개발자 콘퍼런스였다”며 “다짐보고서는 대중으로 상대로, 누가 봐도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풀어서 사고경위와 재발방지대책을 공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의 개발자 콘퍼런스 ‘이프 카카오 데브’는 카카오의 개발자가 직접 나와 기술을 소개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다만 지난해에는 이례적으로 기술 소개에 앞서 화재사고의 원인과 재발방지대책 등을 공개했다. 이번에는 지난 번 콘퍼런스에서 나온 대응책을 갈무리해 방향성을 구체화하고 대중에게 공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다짐보고서 발간은 카카오 비대위의 마지막 활동이라는 점에서도 상징성이 크다. 카카오는 화재 사고 직후 홍은택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 비대위를 꾸려 약 3개월간 운영하다 새해 들어 해산했다. 사실상 비상경영 체제와 비대위의 마지막 활동으로서 다짐보고서가 마침표를 찍은 셈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다짐보고서를 만든 실질적 키맨은 비대위를 이끈 홍은택 대표”라며 “고객과 신뢰를 회복하고 대중 친화적으로 재발방지대책을 알리고자 했다”고 말했다.

◇서비스 이중화·전환작업 미흡 '인정'…재발 방지 대책 방향성 세워
다짐보고서에 따르면 SK㈜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사고로 전체 서비스가 정상화하기까지는 5일이 소요됐다. 사고 당일 데이터센터의 불은 8시간 만에 꺼졌지만 그로 인한 타격은 장기화했다.
카카오는 세 곳 이상의 데이터센터에 각 서비스의 데이터를 분산배치했지만 시스템 전체 관점에서 이중화 작업이 미흡했던 탓에 먹통 사태가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또 SK㈜C&C 판교 데이터센터의 전원 공급이 끊겼을 때 이중화 전환을 돕는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으면서 장애 복구가 지연됐다고 밝혔다. 인력과 장비가 부족했다는 점도 인정했다.
앞서 이프 카카오 데브 2022 콘퍼런스에서 이확영 전 비대위 원인조사 소위원장이 밝혔던 내용과 다르지 않다. 당시 이 전 소위원장도 “데이터센터 간 이중화가 미흡하고 자동 전환 시스템이 판교데이터 센터에만 설치돼 있었다”며 “장애 복구를 위한 인력과 자원도 부족했다”고 원인을 밝혔다.

반면 재발방지대책은 당시보다 한층 갈무리돼 명확하게 방향성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다짐보고서에 재발방지대책으로 △인프라 전문 조직 세팅 △내부 위기 대응 매뉴얼 구축 △카카오 자체 데이터센터 보완 △지난 5년 대비 3배 이상 투자 등을 제시했다.
지난 달 진행한 콘퍼런스에서는 기술적으로 화재사고의 원인을 밝히고 기술적 대응 방향을 내놨던 것과 차별화한 지점이다.
특히 △인프라 전문 조직 세팅이 눈에 띈다. 카카오는 “이중화를 넘어 다중화를 목표로 카카오의 인프라를 재정비할 것”이라며 "전문가 영입과 육성을 위한 투자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달 콘퍼런스에서 카카오는 IT 엔지니어링 조직을 CEO 직할인 부문 규모로 확대 편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는데 이의 연장선상에서 계획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내부 위기 대응 매뉴얼 구축은 BCP(Business Continuity Plan)를 가리키는 것으로 파악된다. BCP는 자연재해나 인위적 사건·사고가 발생했을 때 사업 중단을 막기 위한 비상대응계획을 의미한다. 이밖에 카카오는 서비스 간 우선순위를 체계화하고 장애 대비 훈련 강화, 위기 대응 매뉴얼 고도화 등을 목표로 내세웠다.
△카카오 자체 데이터센터 보완 △지난 5년 대비 3배 이상 투자 등은 지난 번 콘퍼런스에서 밝혔던 것과 큰 차이가 없다. 카카오는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안산에 짓고 있는 데이터센터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작동할 수 있도록 안정성을 극대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또 IT 엔지니어링 거버넌스 강화, 인재확보, BCD 외부 자문 등을 초함해 모든 영역에 향후 5년 동안 지난 5년 동안의 투자금 대비 3배 이상 투자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 관계자는 "다짐보고서 이행 여부를 어떻게 공개할지 방식을 확정하지 않았다"며 "컨퍼런스콜이나 데이터센터 개장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외부에 검증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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