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금융권 新경영지도]농협은행, 자산관리·운용 확대 개편…비이자이익 강화 전략②투자상품·자산관리부문 WM사업부 관할…자금시장부문에 환 헤지 부서 배치
김형석 기자공개 2023-01-31 08:06:00
[편집자주]
새해를 맞아 금융사들은 조직에 크고 작은 변화를 줬다. 해마다 반복되는 과정이지만 매년 그 의미는 다르다. 경영환경 변화에 맞춰 경영전략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초점을 어디에 두고 있느냐에 따라 신년 조직재편 방향성과 규모도 천차만별로 갈린다. 2023년을 맞이해 국내 주요 금융사들은 조직에 어떤 변화를 줬는지, 또 그 의미는 무엇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30일 07: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협은행의 수익성 확대 전략은 자산관리와 운용 분야를 강화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비이자이익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자산관리와 운용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여기에 계열사인 NH금융투자와의 협업도 추진한다.농협은행은 최근 투자상품·자산관리부문을 신설하고 자금운용부문은 자금시장부문으로 확대 개편했다.
투자상품·자산관리부문은 기존 신탁부문을 확대한 사업부다. 농협은행은 기존에 개인금융부문과 기업투자금융부문이 관할했던 WM사업부와 퇴직연금부를 투자상품·자산관리부문에 배치했다. 기존에 신탁부문이 관리하는 신탁부와 수탁업무부도 관리한다.
신설된 투자상품·자산관리부문은 최미경 부행장이 담당한다. 지난해 말 유일한 신임 여성 부행장으로 선임된 최 부행장은 대표적인 현장 영업형 인재다. 그는 농협은행에서 판교와 수원, 성남 등지에서 다수 지점장을 역임한 경력을 갖췄다. 지난 2021년에는 카드마케팅부장을 역임했다.
자산운용 분야를 담당하는 자금운용부문은 자금시장부문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특히 기업투자금융부문 소관이던 FX파생사업부를 자금시장부문이 담당하게 됐다. FX파생사업부는 외환·파생 사업의 전략 마련과 관련 신상품 개발을 맡는다. 이어 대(對)고객 FX·파생거래와 외화유가증권 및 FX·파생 대은행 거래도 담당한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외환사업부 소속 FX파생사업단을 FX파생사업부로 확대했다. 지난해 원달러 환율 급등을 경험한 농협은행이 환 헤지 전략 시 자산운용 역량을 활용하겠다는 취지다.
자금시장부문은 길정섭 부행장이 맡는다. 지난해부터 자금운용부문을 맡아왔다. 그는 FX파생사업부와 함께 자금부와 자금운용지원단을 이끈다.
특히, 길 부행장의 역할은 향후 더욱 커질 전망이다. 농협금융이 에셋전략부문을 신설해 초대 부문장으로 길 부행장을 선임했기 때문이다. 그는 앞으로 농협은행의 자산운용을 넘어 농협금융 전 계열사의 자금운용을 책임진다. 향후 농협은행이 추진하는 계열사들과 연계하는 종합적 자산관리·운용 역량 강화에 길 부행장이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농협은행의 자산관리·운용 강화는 그간 취약했던 비이자이익을 확대하겠다는 이석용 행장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 행장은 지난 4일 취임사에서도 비이자이익 확보를 향후 핵심 사업으로 꼽았다. 그는 당시 "시장 변동과 부족한 자기자본 속에도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추기 위해서는 비이자 사업에 대한 체질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은행 내부적으로는 자체적인 투자금융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금융과의 시너지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농협은행의 비이자이익 분야 실적은 경쟁은행 대비 취약하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농협은행의 수수료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6%(429억원) 감소한 5196억원이었다. 여신 및 외환(7%↓)과 신탁(19.9%↓), 대행업무(16.9%↓) 등 수수료수익 대부분 지표가 전년 대비 악화됐다. 환율 상승과 주식시장 불황으로 유가증권 및 외환파생 수익 역시 2551억원에서 1536억원으로 39.8% 급락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수수료이익이 한자릿수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 기간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수수료이익은 각각 7262억원(1.0%↓), 7001억원(2.7%↓)을 기록했다. 외환 분야에서 강점을 갖춘 하나은행의 수수료이익은 4601억원으로 전년 대비 7.6% 증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주식과 부동산시장 불황, 원달러 환율 급등 등을 감안하더라도 농협은행의 수수료이익 급감은 타 경쟁은행과 큰 격차를 보였다"며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자산관리와 운용 역량을 확대하고 NH금융투자 등 계열사와의 협업을 통한 비이자이익 확보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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