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싱크탱크 탐방/카카오뱅크 금융기술연구소]"카카오뱅크다움 목표…올해는 AI·블록체인"②안현철 금융기술연구소장 "미래 기술 준비, 비즈니스 기회 창출과 리스크 감소 효과"
박서빈 기자공개 2023-02-10 07:20:56
[편집자주]
은행 영업점이 팔다리라면 연구소는 브레인이다. 금융권 연구소는 자료 취합 업무로 시작해 거시경제와 산업 분석 역량을 갖췄고, 이젠 CEO 아젠다를 제시하는 싱크탱크로 진화했다. 글로벌, 디지털 등 신성장동력 발굴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새 전략을 제시할 연구소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더벨은 주요 금융권 연구소를 찾아 설립 후 현 체제를 갖출 때까지 겪은 변천사와 그룹 내에서의 역할에 대해 알아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2일 0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뱅크는 금융회사면서 동시에 IT 회사다. 기술로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고, 리스크를 제거해야 할 역할과 책임이 있다. 은행 뿐만 아니라 금융 산업이 현재와 미래에 마주할 문제를 다양한 최신 기술로 해결하고자 한다."안현철 카카오뱅크 금융기술연구소장(CRDO·사진)는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의 선제적인 금융 산업 기술 혁신을 강조했다.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기술을 금융산업에 접목하며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의 안전성과 혁신성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다.
안 연구소장은 다음(Daum)에서부터 경쟁력을 쌓아온 IT기술 전문가다. 1997년 다음에 입사해 일본 법인과 카카오를 거친 뒤 카카오뱅크에 합류한 정통 카카오맨이다. 카카오뱅크 설립 당시부터 기술기획 파트를 책임지며 금융기술연구소장이자 CRDO(최고연구개발책임자)로 카카오뱅크 IT기술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기술 수용주기 앞당겨 '안정성' 확보
안 소장의 선제적인 기술 혁신 강조에는 IT기업으로서의 혁신 의지 외에도 은행업 자체에 대한 심도 깊은 고민이 배경에 자리잡고 있다. 기술 발전이 빠른 속도로 진행하고 있는 데 비해 금융산업이 이를 곧바로 수용하기에는 기술 성숙도의 문제가 있다는 시각이다.
은행업은 안정성이 중요한 산업이다. 최신 기술을 성급히 도입할 경우 시스템 오류가 발생하는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 선제적인 신기술 연구·개발로 내부에서 충분한 학습 기간을 거쳐 비즈니스에 기술을 접목하는 게 혁신을 이루면서도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인 셈이다.
안 소장은 "카카오뱅크 금융기술연구소는 기술의 수용주기를 빠르게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평균 사람들보다 먼저 신기술을 수용하는 문화를 장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문화는 기술 기반의 비즈니스 기회를 빠르게 확보하고, 중장기 미래 기술을 준비함으로써 리스크를 사전에 진단 및 제거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고 말했다.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안 소장은 신기술 개발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금융기술연구소가 금융위원회에 2020년 4월 혁신금융서비스로 인정받기 이전에는 망분리 규제로 인해 연구 개발이 다소 어려웠던 영향이다. 오픈소스 등을 활용해야하는 연구 분야에도 망분리 규제가 일률적으로 적용된 탓이다.
그는 "글로벌 리딩 IT 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는 인재를 영입하려고 했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다"며 "입사 시기 조율 단계에서 입사 예정자가 그동안 연구하던 자료와 코드, 데이터를 외부에서도 연속성 있게 다루는 업무가 불가능한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며, "금융 회사의 폐쇄적인 개발 환경에서는 일할 자신이 없다는 이유로 입사를 포기한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올해 'AI기술·블록체인' 중점 연구
안 소장은 금융기술연구소가 카카오뱅크에 소속된 하나의 팀으로 은행업 성장사에 주요 플레이어로 함께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뱅크의 금융 사업 상품을 개발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지는 않지만, 신용평가모형의 중심이 되는 기술을 개발하거나 사용자의 보편적 편익을 높이는 기술을 연구 개발에 카카오뱅크 서비스 질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앞으로 카카오뱅크 금융기술연구소는 차세대 인공지능(AI) 기술을 주목할 예정이다. 이미 비즈니스에 적용되어 있는 AI 서비스를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은행에서 AI기술은 뇌 기능 중 인식의 영역에 해당하는데, 안면인증을 위한 이미지 인식이나 사기탐지를 위한 머신러닝이 등이 그 예에 해당한다.
또한 안 소장은 블록체인 관련 기초연구를 PoC(Proof Of Concept: 개념 증명) 혹은 서비스 수준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PoC란 아직 출시되지 않은 신제품을 사전 검증하는 과정을 말한다.
끝으로 그는 "블록체인과 NFT(Non 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 토큰)에 대한 카카오뱅크 임직원의 이해도를 높였다"며 "이를 바탕으로 SBT 자격증명토큰(SBT, Soulbound Token: 자격증명토큰) 등에 대한 연구 개발도 진행할 계획 "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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