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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셔스트 "삼성·SK·현대차 해외자문파트너…한국 첫 JV로 새 길 개척" 폴 젠킨스 글로벌 CEO, 조슈아 콜 아시아 기업거래 부문 대표변호사 단독인터뷰

김혜란 기자/ 김예린 기자공개 2023-02-13 13:03:30

이 기사는 2023년 02월 10일 08: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기업이 아웃바운드(해외 기업 인수·투자) 거래를 하려면 통상적으로 국내와 해외 로펌의 법률 서비스를 모두 필요로 한다. 2011년 법률시장개방으로 많은 해외 로펌이 한국에 사무소를 열었으나 한국 로펌과의 조인트벤처(JV) 설립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 곳은 없었다.

외국 로펌은 한국법 자문을 할 수 없다. 크로스보더(국경 간 거래) 딜을 '원스톱'으로 지원할 수 있는 외국 로펌은 지금까지 국내에 없었는데, 영국 로펌 애셔스트가 올해 새로운 길 개척에 나서게 됐다. 애셔스트는 올해 한국에 개소하면서 국내 법무법인 화현과 JV를 설립, 한국 첫 합작법무법인 '애셔스트화현'을 선보였다.

합작법무법인은 외국변호사만 두는 외국계 로펌과 달리 국내 변호사를 고용해 외국법과 국내법 자문이 모두 가능하다. 해외 기업이 한국 시장에 투자할 때도 마찬가지로 원스톱으로 법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애셔스트의 폴 젠킨스(Paul Jenkins)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일 서울 강남 센터필드타워에서 더벨과 만나 "애셔스트의 많은 해외 고객사가 한국을 매력적인 나라로 보고 있다"며 "(애셔스트화현 출범에 대해 고객사들이) 한 로펌을 써서 해외 투자 업무를 한 번에 할 수 있다는 게 굉장히 강점이라고들 얘기한다"고 말했다.

1822년 설립된 애셔스트는 역사가 200년이 넘는 글로벌 로펌이다. 변호사 수는 총 2000여명으로 인력 규모로는 전 세계 15위권 안에 든다. 폴 젠킨스 CEO와 조슈아 콜(Joshua Cole) 아시아 기업거래 부문 대표변호사는 이날 한국 언론과는 처음으로 더벨과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애셔스트 폴 젠킨스(Paul Jenkins) 글로벌 최고경영자(왼쪽), 조슈아 콜(Joshua Cole) 아시아 기업거래 부문 대표변호사

◇법률시장 개방 11년만에 첫 JV…애셔스트화현의 출범 의미

애셔스트는 싱가포르에서도 현지 로펌과 합작법무법인을 하고 있다. 2016년부터 애셔스트의 글로벌 CEO를 맡아온 폴 젠킨스 CEO는 "이번에 한국과 JV를 만든 뒤 당분간은 또 추진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애셔스트화현은 지난 2일 서울 강남에서 합작법무법인의 출범을 알리는 기념행사를 열었는데 150여곳의 기업 등에서 200명 넘게 참석하며 관심을 보였다.

애셔스트가 한국에 사무소를 연 건 법률시장 개방 11년 만이다. 그는 한국 시장에 상륙한 이유에 대해 "(한국 사무소는 없었지만) 애셔스트는 오랜 시간 한국기업과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들의 해외 투자업무 자문을 해오며 한국(진출)에 대한 기회를 봐왔다. 그러다 4년 전부터 JV 설립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며 "다른 외국계 로펌처럼 해외 자문만 할 수 있는 게 아닌, (국내·외) 고객들이 정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한국에 JV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애셔스트화현 설립으로 애셔스트로선 국내법 자문업무가 가능해져 인바운드 시장에서의 법률서비스 영역을 확대할 기회가 생기고, 화현에는 아웃바운드 거래 법률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할 수 있는 교두보가 마련된 셈이다.

애셔스트 김경진 대표변호사(왼쪽), 화현 신경식 대표변호사

애셔스트 홍콩사무소에서 한국 업무를 맡아왔던 한국사업부문대표(Global Head of Korea Practice) 김경진(John Kim) 대표변호사가 이번 한국사무소 개소, 애셔스트화현의 출범을 이끌었다. 김경진 변호사와 화현의 신경식 대표변호사는 30년간 우정을 나눈 사이다. 두 사람 사이에 끈끈한 관계가 있었기에 애셔스트가 한국에서 JV 파트너를 찾을 때도 화현에 먼저 손길을 내밀었다.

폴 젠킨스 CEO는 30여년 경력의 김경진 변호사에 대해 "크로스보더 거래 자문은 물론 분쟁, 조사 등에서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실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김경진 변호사는 미국 탑티어 로펌인 크라벳(Cravath), 스웨인&무어(Swaine & Moore), 김·장법률사무소, 법무법인 율촌 등을 거쳐 2013년부터 애셔스트에 몸담아왔다.

이어 "애셔스트는 그동안 김경진 변호사의 리더십 아래 현대자동차그룹과 삼성, 한화, 한화, 포스코, SK, 국내·외 PEF 운용사 등이 해외에 진출하거나 해외기업에 투자할 때 많이 자문했다"며 "(JV 설립으로 국내법 자문이 가능해) 기존 클라이언트인 한국 대기업들의 국내 이슈도 맡을 수 있게 됐다"고 부연했다.

무엇보다 애셔스트는 이번에 합작법무법인 설립으로 한국에 개소한 외국계 로펌과는 확실히 다른 위치에 서게 됐다. 폴 젠킨스 CEO는 "고객사들이 저희 같은 합작법무법인 모델이 시장에 굉장히 필요했다고 피드백을 많이 주고 있다"며 "앞으로 다른 외국로펌들도 저희 모델을 따라 시도할 것 같으나 저희도 절차를 밟는 데 4년이 걸렸듯 쉽지 않은 길"이라고 말했다.

◇"한국 시장 매력적, 테크·그린에너지 산업에 관심 높아"

아시아 기업 거래 전문인 조슈아 콜 변호사는 글로벌 경제 상황이 불안정한 지금, 투자 기회가 생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과의 관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글로벌 경제가 안정적이진 않다"면서도 "하지만 오히려 미·중 관계 때문에 한국 기업이 미국에 투자를 많이 하고 유럽에서는 러시아 전쟁 때문에 에너지전환 쪽으로 투자 기회가 많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유럽, 중동, 미국 등 해외 고객들은 한국에 대해 법률·경제시스템이 안정적이고 혁신적인 나라로 보고 있다"며 많은 해외 투자자가 한국 시장에서 테크와 '그린에너지' 산업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유럽에서 에너지 전환이 화두가 되면서 한국의 폐기물 처리와 태양광·풍력 발전 등 그린에너지 섹터에 대한 투자 기회를 엿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대로 한국 기업들도 해외 시장에서 그린에너지 기술력을 확보한 기업, 자산 등에 대한 투자·인수에 활발하게 나서고 있어, 이 분야 아웃바운드나 인바운드 거래 자문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애셔스트 로고(출처:애셔스트 홈페이지)

애셔스트는 크로스보더 M&A와 금융거래, 컴플라이언스, 분쟁·중재·조사를 주요 업무로 내세우고 있으며 분야는 앞으로 더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내달부터 본격적으로 사세를 확장해 국내 변호사를 포함해 10여명의 상주 인력을 둘 예정이다.

우선 홍콩사무소에서 M&A 전문 김휘연 미국변호사와 '라이징스타' 김우중 변호사가 서울로 합류한다. 30년 넘게 분쟁 해결 전문가로 활약한 로니 킹(Ronnie King) 영국변호사도 애셔스트화현에 상주하며 김경진 변호사와 함께 분쟁 부문을 이끌기로 했다. 로니 킹 변호사는 건설업과 제약, 보험 등 분야의 한국 클라이언트들의 자문을 오랫동안 맡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폴 젠킨스 CEO는 "애셔스트는 전 세계적으로 2000명의 변호사가 있는데 그중 절반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나와 있다. 그만큼 아시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로펌"이라고 말했다. 애셔스트는 한국 외에 영국과 미국, 싱가포르, 홍콩 등 전 세계에 30개 사무소를 두고 있다. 이어 "그중에서도 한국을 중요한 시장으로 보고 있다"며 "한국 오피스만이 아닌 글로벌 애셔스트 오피스와 협력해 아웃바운드와 인바운드 거래뿐 아니라 한국 기업의 국내 이슈 법률서비스 모두 가장 효율적으로 제공할 것"이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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