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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Match Up/시멘트 BIG3]원자재발 ‘혹한기’…홀로 피해간 아세아시멘트[커버리지 지표]⑥쌍용C&E, 영업이익률 4%대 추락…아세아, 유연탄 선제계약 주효

이민호 기자공개 2023-02-20 07:31:20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14일 15:0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부터 연료비, 전력비, 운반비 등 원가상승이 본격화되면서 시멘트업계에 혹한기가 불어닥쳤다. 시멘트업계는 판가 인상으로 대응했지만 원자재 가격상승 속도가 워낙 빨라 대부분 업체가 수익성에 타격을 받고있다.

하지만 아세아시멘트는 시멘트 ‘빅(BIG) 3’(출하량 기준) 중 유일하게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비교적 낮은 단가에 유연탄 매입계약을 체결해놓은데다 순환연료 대체율도 미리 끌어올린 것이 ‘신의 한수’가 됐다.

◇유연탄가격·전기료 원가 급등…쌍용C&E 수익성 ‘직격탄’

시멘트산업은 석회석 소성공정에서 유연탄을 주연료로 투입하는 동시에 막대한 양의 전기를 소모한다. 그만큼 유연탄 가격과 전기료가 제조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약 절반으로 크기 때문에 유연탄 가격과 전기료가 상승하면 시멘트업체들의 수익성이 악화한다.

지난해 국내 시멘트업체들은 이중고를 앓았다. 이중고는 올해도 진행 중이다. 2021년부터 유연탄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한데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해부터 상승한 전기료 부담이 본격화되고 있다.

원자재 가격상승에도 수익성을 유지하려면 제조원가 상승분을 판가 인상으로 전가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시멘트시장은 대표적인 과점시장이기 때문에 판가 인상 시기가 대부분 비슷하게 형성된다. 하지만 판가 인상시 핵심 시멘트 매출처인 레미콘업계와 최종 레미콘 소비처인 건설업계의 강한 반발이 뒤따르기 때문에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만큼 판가를 올리기가 쉽지 않다.

업체별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시멘트업체가 2021년 7월에 이어 지난해 4월과 11월 잇따라 판가를 인상했다. 문제는 시멘트 판가인상 속도가 원자재 가격상승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데 있다. 특히 지난해 원자재 가격상승 속도가 워낙 빨랐기 때문에 제때 판가 인상으로 전가하지 못하면서 대부분 시멘트업체의 수익성이 악화됐다.


시멘트시장은 제품간 차별성이 적고 설비규모에 따라 출하량에만 차이가 있기 때문에 각 업체 수익성과 커버리지 능력을 판단하려면 가공된 지표를 봐야한다. 시멘트 ‘BIG 3’가 공통적으로 판가 인상으로 매출액이 증가하고 원자재 가격상승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하면서 영업이익률이 하락한 가운데 수익성에 가장 타격이 큰 곳은 쌍용C&E다.

쌍용C&E는 별도 기준 지난해 3분기 누적으로 영업이익률이 4.2%에 머물렀다. 연간으로 2020년 19.8%, 2021년 16.0%를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큰폭 추락한 것이며 ‘BIG 3’ 중에서도 최하위 수준이다. 쌍용C&E 측은 이번달 10일 지난해 잠정 경영실적을 발표하면서 “시멘트 가격인상에도 연료비, 전력비, 운반비 등 전반적인 원가상승분을 적기에 가격에 반영하지 못해 영업이익률은 상당폭 하락했다”고 자평했다.

추락한 영업성과는 커버리지 지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쌍용C&E는 최근 수년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매년 늘리는 데 성공했지만 지난해 3분기 누적으로 1855억원에 머물면서 연간으로도 2021년(3758억원)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원자재 가격상승에 대비하기 위해 재고자산을 쌓으면서 운전자본 부담이 늘었다.

순환자원 활용증대를 위한 자본적지출(Capex) 소요와 연간 2200억원의 고배당 기조도 지속됐다. 이 때문에 2020년 마이너스(-) 357억원, 2021년 -811억원 등 위태롭던 잉여현금흐름(FCF)은 지난해 3분기 누적 -2168억원으로 적자폭이 오히려 크게 확대됐다.

현금성자산도 바닥이 드러났다. 2019년말 2581억원이었던 현금성자산은 3년이 채 되지 않아 1억원 아래로 축소됐다. 당장 차입을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순차입금(총차입금-현금성자산)은 1조1468억원으로 지난해 세 분기 동안에만 3000억원 이상 급증하면서 1조원을 돌파했다.

이 때문에 커버리지 지표는 큰폭 악화됐다. 채무상환력을 나타내는 순차입금/EBITDA가 2021년 2.2배에서 2022년 3분기 누적 4.6배로 뛰어올랐다. 금리인상기에 차입을 늘리면서 이자보상배율(EBITDA/총금융비용)도 같은 기간 16.9배에서 9.2배로 추락했다.

◇아세아, 유연탄계약 선제체결 ‘신의 한수’…한일, 차입금 줄여 재무부담 완화


쌍용C&E에 비하면 한일시멘트와 아세아시멘트는 선방한 편이다. 특히 아세아시멘트가 타격을 최소화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률이 16.3%로 2020년 연간 5.8%, 2021년 13.7%에 비해 오히려 상승했다. EBITDA도 2020년 445억원, 2021년 784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누적 741억원으로 확대됐다.

아세아시멘트 측 설명에 따르면 유연탄 가격이 상승을 본격화하기 이전에 비교적 낮은 단가에 장기로 매입계약을 체결했으며 순환연료 대체율도 50% 가까이로 미리 끌어올린 것이 주효했다.

아세아시멘트도 재고자산 증가로 운전자본 부담이 커지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순환자원 활용확대를 위한 소성로 개조에 소요되는 자본적지출을 대부분 마무리했으며 배당도 동종업체 대비 아직은 낮은 수준으로 잉여현금흐름이 ‘BIG 3’ 중 유일하게 흑자(258억원)를 달성했다.

아세아시멘트는 레버리지 부담이 비교적 덜한 점도 주효했다. 총차입금이 2036억원으로 줄었는데 이 중 2018년 1월 한라시멘트 인수 당시 끌어온 인수금융(최초 2500억원) 미상환잔액이 1475억원일 만큼 나머지 차입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현금성자산이 782억원으로 오히려 늘어나면서 순차입금도 1255억원으로 줄었다.

이 때문에 커버리지 지표가 개선을 보였다. 2021년 2.2배였던 순차입금/EBITDA가 지난해 3분기 누적 1.3배로 하락했다. 보수적인 차입 기조는 이자부담 경감으로 돌아왔다. 아세아시멘트의 금융비용은 38억원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이자보상배율은 같은 기간 12.0배에서 19.4배로 상승했다.

한일시멘트의 경우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률이 8.5%로 2020년 연간 12.8%나 2021년 9.6%에 비해 하락했다. EBITDA도 960억원으로 연간으로는 2021년 1287억원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재고자산 증가로 운전자본 부담이 확대됐고 자본적지출과 배당도 늘리면서 잉여현금흐름이 2018년 7월 한일홀딩스(당시 한일시멘트)로부터 인적분할된 이후 처음으로 적자(-230억원)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타격이 크지 않은 데는 차입부담을 줄인 점이 주효했다. 현금성자산이 920억원으로 줄었지만 총차입금을 3248억원으로 이보다 크게 줄이면서 순차입금이 2328억원으로 감소했다. 이 때문에 EBITDA 축소에도 2021년 2.0배였던 순차입금/EBITDA가 지난해 3분기 누적으로 1.8배로 하락했다. 여기에 총차입금 감소로 금융비용도 100억원 아래로 하락하면서 이자보상배율도 같은 기간 9.0배에서 11.3배로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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