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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CEO 인사 코드]현대위아, 30년 부품 전문가 정재욱 사장에게 거는 기대⑨다른 계열사 대표 거친 인물 다수...현장 전문가 중용 기조도 이어져

조은아 기자공개 2023-02-17 09:25:59

[편집자주]

현대차그룹 인사가 최근 모두 마무리됐다. 현대글로비스를 제외한 대부분 주력 계열사 대표이사가 자리를 지켰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인사는 과거 특정 경향성이 매우 짙었으나 최근 들어 점차 옅어지는 추세다. 과거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범위에서 인사가 이뤄졌다면 최근 공식이 깨지면서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더벨이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 CEO 인사 코드를 분석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15일 16: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위아 역시 현대차그룹의 다른 계열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 현대차 출신이 주로 대표이사를 맡았고 정몽구 명예회장 시절엔 특유의 럭비공 인사 탓에 자주 대표가 교체되는 혼란을 겪기도 했다.

현대위아 대표들만의 두드러지는 특징 역시 찾을 수 있다. 현대위아로 오기 직전까지 다른 계열사 대표를 지냈던 인물들이 많다. 현대글로비스 대표 출신이 2명, 현대파워텍 대표 출신이 2명, 현대다이모스 대표 출신이 1명이다. 회전문 인사가 잦았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지만 과거 현대위아만의 정체성을 인정받지 못했고 존재감 역시 다소 떨어졌다는 방증이기도 했다. 임기를 다 채운 사람 역시 드물다.

지난해 말 자리를 지키는 데 성공하며 3년 임기를 다 채울 가능성이 높아진 정재욱 사장에 대한 기대가 높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는 전임들과 달리 다른 계열사 대표를 거치지 않고 직전까지 현대차 구매본부장을 지내는 등 지속해서 부품 관련 사업을 챙겨왔다. 부품에 있어서 그 누구보다 전문가라는 평가다.

◇김평기 부회장 이후 잦은 대표 교체...그룹 커리어의 마지막 자리 인식

현대위아의 전신은 기아의 핵심 부품사였던 기아중공업이다. 외환위기 이후 기아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현대위아 역시 1999년 부도에 이를 정도로 사정이 좋지 않았으나 정몽구 명예회장이 인수해 오늘의 현대위아를 만들었다.

이후 현대위아는 모두 9명의 대표를 맞았다. 이 가운데 두달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 정순원 부회장을 제외하면 8명이 길게는 9년, 짧게는 11개월 자리를 지켰다. 재무통인 김치웅 부회장, 어느 한쪽으로 경력이 치우치지 않은 김경배 사장을 제외하면 부품과 조달, 구매 쪽에 몸담아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들이 주로 대표로 선임됐다.

8명 중에 현직 대표 등 2명을 제외하면 현대위아에서 그룹에서의 경력을 마무리했다는 공통점도 있다. 현대위아에서의 성과를 발판삼아 더 큰 계열사로 '영전'하는 자리였다기보다는 이미 커리어의 정점을 찍은 뒤 경력을 마무리하는 자리였다는 의미다.

그룹 인수 후 초대 대표는 김평기 부회장이다. 주인이 바뀌면서 어수선했던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 등판했다. 그는 1973년 현대자동차서비스에 입사해 현대모비스 울산공장장(부사장) 등을 지낸 대표적인 현장통이다. 1999년부터 2008년까지 9년이나 대표 자리를 지켰으며 2008년 별세했을 땐 정 명예회장이 두 차례나 빈소를 방문해 애도를 표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존재감이 컸던 전임자의 자리를 이어받은 건 김치웅 부회장이다. 김 부회장은 정 명예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았던 현대정공 재무라인 가운데 한 명이다. 현대정공 출신 재무통들은 정 명예회장이 1970년대 현대정공에서 경영수업을 받던 시기 인연을 맺은 뒤 이후로도 오랜 기간 동고동락하며 승승장구했다.

김 부회장의 이력 역시 매우 화려하다. 기아 재경본부장(CFO) 부사장을 지내다 서울메트로 9호선 사장으로 이동했고 이후 현대글로비스 대표로 다시 자리를 옮겼다. 그 뒤 현대위아 대표로 선임됐으나 2년도 안 돼 자리에서 물러났다.

자리를 물려받은 건 임흥수 사장이다. 임 사장은 현대차에서만 35년 근무하며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불철주야 뛴 해외통이다. 당시는 현대차의 글로벌 진출과 함께 현대위아의 글로벌 진출 역시 활발했던 시기였다.

그러나 임 사장도 2년을 채우지 못했다. 이후 현대파워텍 대표를 지낸 배인규 사장과 역시 현대파워텍 대표를 지낸 정명철 사장이 연이어 현대위아를 맡았으나 둘 모두 1년 안팎을 채우는 데 그쳤다.


◇30년 부품 전문가 정재욱 사장이 바꿔놓은 공식

대표 교체가 잦았던 현대위아가 다시 안정을 찾은 건 2013년 말 윤준모 사장이 대표로 선임되면서다. 윤 사장은 현대차와 기아를 거쳐 현대다이모스 대표를 지낸 뒤 현대위아로 이동했다. 전임들과 마찬가지로 오랫동안 현장을 지킨 현장통이다. 정 명예회장이 2011년 기아차 조지아공장을 방문했을 때 당시 전무였던 윤 사장의 능력을 인정해 그 자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시킨 일화로도 잘 알려져 있다.

윤 사장의 후임은 현재 HMM 대표를 맡고 있는 김경배 사장이다. 그는 현대그룹 창업주인 정주영 회장과 정 명예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고 현대글로비스 대표로 9년을 보냈다. 이후 현대위아로 이동해 대표를 지내고 현대차그룹에서의 기나긴 여정을 마무리했다.

2020년 10월 정의선 회장 취임 이후 이뤄진 첫 인사에서 대표로 선임된 인물은 정재욱 사장이다. 정 사장은 전임자들과 달리 다른 계열사 대표를 거치지 않고 현대차 부사장에서 승진하며 현대위아 대표로 선임됐다.

특히 현대차 구매본부장 출신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현대차에서 구매를 총괄하는 자리는 매우 중요한 자리다. 오가는 돈이 수조원대로 천문학인 데다 수천여 개의 납품업체를 상대하다보니 각종 유혹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자리다. 자동차 한 대에 들어가는 부품이 2만개도 넘다보니 부품에 대한 전문성 역시 필수다.

이런 이유로 구매를 책임지는 자리는 그룹 내 영향력있는 인사들이 맡아왔다. 과거 정 명예회장 시절 전략이나 영업 부문의 보고가 부회장을 거쳤던 것과 달리 자재나 부품 구입 및 관리 업무는 총책임자가 회장에게 직보했다. 정의선 회장이 1999년 처음 현대차에 입사했을 당시 구매실장을 맡았다는 데서도 구매의 중요성을 엿볼 수 있다.

정 사장은 현대차에서 부품개발1실장과 부품개발사업부장을 지냈다. 이후 중국법인으로 자리를 옮겨 베이징현대기차유한공사 구매본부장을 지낸 뒤 현대차 구매본부장으로 복귀하는 등 계속 부품 관련 업무를 맡으며 경험을 쌓았다.

현대위아가 현대차그룹의 부품을 담당하는 양대 축 가운데 하나인 만큼 부품 전문가인 정 사장이 선임된 건 역대 대표 가운데 가장 자연스러운 인선이라는 평가다. 정 사장의 임기는 내년 3월 정기 주총까지인데 지난해 말 자리를 지키며 계열사 대표로는 드물게 임기 3년을 다 채울 가능성도 높아졌다.

정 사장 외에도 과거 대표들 가운데 구매 업무를 맡았던 인물을 찾아볼 수 있다. 배인규 사장은 현대차 미국공장 구매본부장을 지냈으며 정명철 사장 역시 기아 슬로바키아공장 구매담당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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