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운용 TDF 점유율 43%…13년 연금 노하우 빛본다 2위와 두 배 이상 차이… 디폴트옵션 도입으로 시장 지배력 더욱 커질 듯
최윤신 기자공개 2023-02-15 17:23:23
이 기사는 2023년 02월 15일 15: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DF(타겟 데이터 펀드)가 지난해 말 기준 압도적으로 높은 점유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그룹 창업 초기부터 장기적 플랜을 가지고 연금 비즈니스에 집중한 게 성과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지난해 도입된 디폴트옵션 제도 등을 통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DF를 비롯한 연금 관련 비즈니스가 더 큰 성장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 자체운용 차별성 부각
15일 제로인 펀드닥터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전체 TDF 설정액 8조935억 중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DF 수탁고가 3조511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점유율은 43%를 넘어섰다. 미래에셋운용의 TDF는 연초 대비 업계에서 유일하게 1조5000억원 이상 증가하며 2위와의 수탁고 격차를 두 배 이상 벌렸다.
이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선도적으로 연금 비즈니스에 집중한 결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그룹은 박현주 회장의 강력한 의지로 퇴직연금 비즈니스 도입 시점부터 장기플랜을 갖고 적극적으로 인력확충과 투자를 진행하며 선제적으로 사업을 강화해 왔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11년부터 TDF 상품과 비슷한 성격을 갖고 있는 라이프싸이클 펀드시리즈를 운용해왔다. 이 과정에서 장기상품인 연금의 특성에 맞는 글로벌 자산배분을 진행하고, 다양한 투자수단 이용하는 운용 노하우를 익혔다.
이런 노력은 수익률로 나타났다. TDF 시리즈 중 2025, 2030, 2035, 2040, 2045 에서 ‘미래에셋전략배분TDF’가 2022년 말 기준 3년, 5년 장기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차별성은 ‘자체 운용’에 있다. 운용사가 직접 글라이드패스(생애주기 자산배분곡선)를 설계해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퇴직 연금 시장이 활성화된 미국 등 외국 운용사의 자문을 받거나 위탁하는 ‘위탁 운용’과 대비되는 개념이다. 자체 운용을 하면 위탁 운용사에 지급하는 수수료를 없애 수익률을 높일 수 있어 투자자들에게 유리하다.
우리나라에서 TDF 도입 초기부터 자체 운용을 고수해 온 운용사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유일하다. 자체 운용이 가능한 건 운용에 대한 노하우와 투자 인프라를 갖췄기 때문이라는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제외한 국내 운용사들은 대부분 자체 운용과 위탁 운용을 병행해왔다. 삼성자산운용은 자체 운용과 위탁 운용(미국 캐피탈그룹) 방식을 병행하고 있으며,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미국 티로프라이스를 통해 위탁 운용 중이다. 그동안 해외 운용사에 위탁 운용하던 KB자산운용과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최근 자체 운용 방식으로 변경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자체 운용으로 위탁운용 수수료가 없고, 투자자 수익률 제고를 위해 펀드를 모자형으로 구성해 일부 재간접형 모(母)펀드를 제외하고는 자(子)펀드인 미래에셋전략배분TDF만 보수가 발생하기 때문에 동일 유형 중 합성 총보수비용이 가장 저렴하다”고 말했다.
◇ 디폴트옵션 적격상품 절반 차지
정부가 승인한 디폴트옵션 적격 상품을 살펴봐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경쟁력이 부각된다. 디폴트옵션은 노동자가 자신의 퇴직연금 적립금을 운용할 금융상품을 결정하지 않을 경우, 사전에 정한 운용 방법으로 적립금이 자동 운용되도록 하는 제도다. 우리나라에선 지난해 7월 시행됐다.
디폴트옵션 시행 이후 고용노동부는 두 차례에 걸친 심의를 거쳐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적격 상품으로 총 259개 상품을 승인했다. 이 중 130개의 상품이 미래에셋자산운용 상품이다. 디폴트옵션 적격 상품 중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전체 운용사 중 100개가 넘는 상품 승인을 받아낸 것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유일하다. 이 중 TDF 상품의 숫자도 96개에 달해 업계에서 가장 많다.
금융투자업계에선 한국보다 먼저 디폴트옵션을 도입한 미국 사례에 비춰 봤을 때 앞으로 한국의 TDF 시장이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 연금 시장은 2006년 미국식 디폴트옵션을 도입한 이후 연평균 25% 이상의 성장세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그룹은 연금 비즈니스를 20여년간 핵심사업으로 키우며 연금운용 노하우를 쌓았고, 이게 상품의 퀄리티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연금 상품들의 퀄리티 향상은 결국 투자자들의 수익률 제고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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