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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시장 침체? "재작년이 비정상...빅딜이 성패 가른다" [thebell interview]김중곤 NH증권 ECM본부 대표 "2021년과 비교해선 안돼…여전히 빅딜이 실적 가를 것"

이상원 기자공개 2023-02-24 13:50:28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2일 10: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도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빅딜은 시기상조일까. 일부 중소형딜이 핫한 결과를 내놓고 있지만 빅딜이 없어 시장 분위기가 침체된 것으로 느껴지고 있다.

하지만 NH투자증권 김중곤 ECM본부 대표는 지금의 상황을 오히려 정상으로 보고 있다. 여전히 코로나 유동성 장세에 취해 있어 지금이 불황인 것으로 보이지만 팬데믹 이전과 비교하면 지난해가 오히려 평균 수준이었다고 판단했다. 올해 역시 하우스간 실적을 가르는 것은 결국 빅딜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작년 IPO시장 규모, LG엔솔 제외 4조…팬데믹 이전 수준

NH투자증권 ECM본부 김중곤 대표(사진)는 확실한 데이터를 토대로 기준을 정해야지 수요예측 경쟁률만 봐서는 시장 상황을 정확하게 분석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공모 규모 100억원 딜이 수요예측에서 100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1조원 규모의 빅딜 경쟁률로 10대 1이 나오면 실패한 딜이 되는건가. 공모 규모가 큰 만큼 경쟁률은 당연히 낮아질 수 밖에 없다"며 "과거 비슷한 규모의 딜들을 놓고 비교해야만 시장의 분위기를 확실하게 가늠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 ECM본부가 국내 IPO 시장의 과거 10년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300억원 이하 딜이 전체 40% 가량의 비중을 차지했다. 시장 분위기를 떠나 300억원 이하 딜은 매년 꾸준히 나온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시장이 활황이던 2021년에도 조단위 빅빌에 가려져서 그렇지 300억원 이하 딜이 가장 많았다.

증시 활황기를 거치면서 기관투자자들이 수요예측에 대거 참여함에 따라 기관 경쟁률은 어느 순간부터 왜곡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반해 일반청약은 증거금으로 50%를 내야 하기 때문에 소위 ‘뻥튀기’가 있을 수 없는 것으로 여겨진다. 일반투자자가 실제로 보유한 현금으로 절반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300억원 이하 딜에 일반청약 경쟁률을 접목시키면 지난해는 2019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특히 2018년 이전 그 어느때보다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 딜을 제외하면 IPO 시장은 4조원 수준을 보였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평균 수준이다.

김 대표는 “비교대상이 무엇인지가 중요하다. 2020~2021년을 놓고 비교하면 당연히 지금이 안좋게 느껴질 수 밖에 없지만 코로나 이전과 비교하면 지난해는 그 어느때와 비교해도 나쁘지 않았다”며 "지난해 수요예측에 참여한 유동성은 2011년부터 2020년 이전까지 비교해 평균 이상을 나타냈다. 이게 정상이며 회복할 게 없다”고 말했다.

◇당분간 빅딜 쉽지않아, 그럼에도 허들 낮은 3~4곳 기대

올초 진행한 일부 딜의 수요예측에서 희망 공모가밴드를 하회하는 사례가 잇따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흥행 실패로 보고 있다. 하지만 공모가가 밴드 아래로 결정된다 하더라도 실패한 딜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게 김 대표의 생각이다.

지난해에는 상장을 준비하는 발행사나 투자자의 밸류에이션에 대한 눈 높이가 높았다. 특히 PE 투자를 받은 딜의 경우 수요에측에서 원하는 만큼의 가격이 나오지 않으면 철회하기 마련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상장철회는 다소 줄고 적어도 허들이 높은 딜이 시장에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김 대표는 "올해 이후 시장에 나올 딜들도 알고보면 과거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비상장 주식 가치가 높을 때 나오는 만큼 공모가 하단 아래에 결정되는 경우가 빈번할 것"이라며 "과거에도 상단 이상이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연도별로 하단 미만, 상장철회는 약 20~30% 정도였다. 지난해는 절반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흥행 실패의 기준이 공모가 밴드 하회가 돼서는 안된다. 수요예측에서 결과가 좋지 못해도 일반청약 경쟁률이 제법 높게 나오고 특히 상장후 주가가 오르면 흥행한 딜인 것”이라며 “해당 딜에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라 투자받은 밸류 때문에 현실과 괴리가 있을 뿐이지 흥행과는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올해도 빅딜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지만 그래도 하우스간의 실적을 가르는 것은 여전히 빅딜이라고 김 대표는 보고 있다. 올해부터 내년까지 IPO를 예상했거나 계획을 세운 빅딜은 약 13~14개다.

그는 "이중에서 허들이 없거나 낮은건 3~4개 정도다. 허들이 낮아서 시장에 나올 수 있는 빅딜을 누가 갖고 있느냐에 따라 성패가 달려있다"며 "빅딜 하나 없이 공모 규모 1000억 미만의 딜들로 1등하는 확률보다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빅딜에 성공하는 주관사가 수위권을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자닌시장 확대…수요보다 공급이 관건

올해 중소·중견기업의 메자닌 발행 수요가 크게 늘어날 조짐이 보이고 있다. 금리가 정점을 찍은 것으로 예상되지만 당분간은 고금리가 유지되면서 기업들이 조달 부담을 낮춰야 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조달 금리가 많이 올라가 있다. 회사채 발행이 가능한 대기업과 달리 중소·중견 기업들은 조달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며 "담보물까지 다 차있으면 신용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호락호락하지 않은 상황이다. A등급 회사채도 아직 시장에서 잘 소화가 안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메자닌을 매입하는 자산운용사의 펀드 규모가 고점 대비 점차 줄고 있는 데다 회복의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운용사로 자금이 유입되지 않으면 투자자문사나 연기금에서 매입해야 하지만 이마저도 녹록치 않다. 대기업 회사채 물량도 시장에 충분히 공급되고 있다.

김 대표는 "A등급 회사채를 안사고 중소·중견기업 메자닌 투자를 해야할 이유가 특별히 있나"며 "중소·중견기업의 메자닌 발행 물량이 늘어도 공급이 없으면 안된다. 공급이 뒷받침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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