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도 거절한 '피엔티', 이번엔 몸값 눈높이 낮출까 작년 다수 FI 러브콜 속 투자유치 무산, 시장 호전·시총 하락 등 셈법 ‘복잡’
이영호 기자공개 2023-03-03 07:12:29
이 기사는 2023년 03월 02일 10시1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피엔티가 다시 한 번 자본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재무적 투자자(FI)를 대상으로 3000억원 규모로 펀드레이징 태핑에 나서면서다. 피엔티는 지난해 투자금 모집에 나섰지만 끝내 무산됐다. 피엔티와 FI 모두 달라진 외부환경 속에서 이해득실 계산이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2일 IB업계에 따르면 피엔티는 FI 후보군을 대상으로 사전수요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물밑에서 시장 반응을 면밀하게 검토한 뒤 본격적인 투자유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주관사는 따로 두지 않았다.
피엔티는 2차전지 장비 제조사다. 투자업계에서 2차전지는 한껏 몸값이 높아진 섹터에 속한다. 한 예로 2차전지 양극재 제조사인 엘앤에프를 들 수 있다. 5000억원 규모 교환사채(EB) 발행을 추진 중이다. 섹터 활황에 힘입어 30% 가까운 할증률을 붙일 것으로 알려졌다. 피엔티의 이번 태핑 과정에서도 다수의 프라이빗에쿼티(PE)가 관심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피엔티는 이미 펀드레이징에 나선 적이 있다. 피엔티가 발행하는 3000억원 규모 우선주를 인수하는 방안이 거론됐다. 당시에도 다수 PE가 접촉해왔고 국내 굴지 하우스인 MBK파트너스와도 협상이 진행됐다. 그러나 투자유치는 결국 무산됐다. 신주 발행, 구주 매출 비중 등 투자구조와 금액 조건 등에서 큰 격차가 벌어졌다는 전언이다.
이밖에도 여러 PE가 투자를 타진해왔지만 결과는 같았다. 피엔티는 FI들이 제안한 만기 기대 수익률(YTM)의 절반 수준만 수용했다는 후문이다. 지난해 하반기 금리 조건 등을 고려하면 FI는 7% 전후의 YTM을 제안했을 공산이 크다.
현재 피엔티 측이 원하는 투자 요건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업계에선 앞선 피엔티의 펀드레이징 조건이 시장 평균 대비 높았다는 평이 나온다. 펀딩 금액이나 투자구조 변경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피엔티와 FI의 셈법 역시 복잡해졌다. 외부환경은 호전됐다. 시중 금리가 안정화되면서 투자시장의 유동성 경색이 해소되는 양상이다. 딜이 사라졌던 연말과 달리 신규 딜이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PE로서도 예전보다 투자금 동원이 용이해진 상황이다. 2차전지 섹터 투심이 여전한 상황에서 실적 추이 또한 긍정적이라는 점은 피엔티에 호재다.
시총이 지난해 투자유치 당시보다 낮아졌다는 점은 악재다. MBK와 투자 협의 당시 시총은 1조2000억원 가량이었지만, 2일 기준 시총은 9800억원 수준이다. 2차전지 후광효과를 등에 업고 있지만, 시총 감소는 협상력을 약화시킬 수밖에 없다.
피엔티가 투자유치를 재추진하면서 추가적인 현금 수요가 확실해졌다는 관측이다. 최근 수주잔고 증가로 설비투자(CAPEX) 확대가 필요한 것으로 풀이된다. FI 역시 이러한 상황을 협상장에서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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