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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퓨처엠을 움직이는 사람들]위기관리 빛난 윤덕일 부사장, '초(超)철강' 이끌 재무핵심②점잖지만 결단력 강하다는 평...ESG 채권 발행하며 눈도장

이호준 기자공개 2023-03-07 07:35:40

[편집자주]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무서운 속도로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포스코퓨처엠은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벌써 60조원의 수주 계약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 속에서도 리튬과 니켈을 안정적으로 수급받을 수 있는 밸류체인이 장점이며, 지금 이 순간에도 내재화 업그레이드가 진행되고 있다. 끊임없이 호재가 이어지고 있지만 양·음극재 수요 증가 속에 본격적인 성장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관측이 압도적이다. 포스코퓨처엠의 오늘과 내일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회사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인물들의 면면을 더벨이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02일 15: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룹의 '숨은 공신'을 파악하려 할 때 실적 부진이나 사업적 변곡점 등은 좋은 기회를 제공해 준다. 평소 가려져 있던 주역들의 성과와 영향력을 드러내 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윤덕일 부사장은 포스코와 IT·건설에서 중요한 순간마다 적절한 재무 전략을 펼치며 포스코그룹이 성장하는 데 제 몫을 톡톡이 해 왔다.

"점잖지만 결단력이 강한 사람" 일찍부터 윤 부사장이 자주 들어온 말이다. 올해부터 그는 친환경 미래소재 기업으로 정체성 전환을 시도하고 있는 포스코퓨처엠(옛 포스코케미칼)의 기획지원본부장을 맡는다. 기획지원본부장은 회사의 CFO 역할을 하는 자리다. 안정적이면서도 저력을 가진 그의 특성이 어떻게 발현될 지가 주목 대상이다.

◇희끗한 머리가 트레이드마크...인니 공장 정상화 '주역'

윤 부사장은 부산대 회계학과 졸업 후 1988년부터 지금까지 포스코그룹에서만 일해온 '정통 포스코맨'이다. 희끗한 머리가 트레이드마크이고, 골프와 야구를 좋아한다. 또 성격이 점잖지만 결단력이 강하다는 평을 듣는다. 포스코에서 IR팀장, IR부문장, IR그룹리더를 지낸 뒤 2010년 크라카타우포스코 재무본부장에 선임됐다.

크라카타우포스코는 2010년 포스코와 인도네시아 국영 철강기업 크라카타우스틸이 7대3 비율로 합작한 일관제철소다. 일관제철소란 제선·제강·압연공정이 한 장소에서 가능하도록 한 제철소를 일컫는다. 인도네시아가 철강 신흥 시장이라는 점에서 당시 정준양 포스코 회장의 중점 해외 사업이었다.

그는 훗날 이 시기를 "엄청나게 고생한 시절"로 회상하곤 한다. 실제로 2010년 착공식, 2013년 완공, 2013년 12월 쇳물 사고, 2014년 정상화에 이르기까지 윤 부사장은 슬라브·철광석·석탄 등의 조달을 책임지며 살림꾼 역할을 도맡았다. 참고로 민경준 포스코퓨처엠 전임 대표(당시 법인장)와는 이때 호흡을 맞춰봤다.

크라카타우포스코 본부장 재직 시절 윤 부사장(오른쪽에서 두 번째)

공장 안정화의 공을 인정받아 2015년 포스코DX(옛 포스코ICT) 경영기획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때 포스코그룹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거치고 있었다. 윤 부사장은 적자 사업을 이어가던 포스코DX의 산업용 조명 자회사 글로우원(옛 포스코LED) 및 포항철강산업단지 내 장흥동 공장부지 매각 절차를 진두지휘했다.

이 상황에서 주력 사업인 스마트팩토리(Smart Factory) 부문의 실적 호조가 겹쳤다. 윤 부사장 부임 마지막해인 2016년 회사의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76.7%, 0.3%를 기록했다. 부임 전 해와 비교해 35.8%포인트, 16.6%포인트 씩 낮아져 재무구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위기상황마다 보여준 재무통의 면모

윤 부사장은 2017년 포스코 재무실장으로 옮겨가 사업재편 작업을 이어갔다. 당시 포스코는 구조조정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었다. 그는 포스코 재무실장으로서 신일철주금(옛 신일본제철), 서울반도체, 타이녹스(POSCO Thainox Public Company), 현대중공업, KB금융지주 지분 매각 등 대규모 유동화 작업에 일조했다.

그는 당시 최정우 포스코 회장(당시 가치경영센터장) 밑에서 일하며 두터운 친분관계를 보였다. 최 회장과는 과거 포스코 IR그룹에서 한 차례 손발을 맞춘 바 있다. 뒤에 나오겠지만 같은 부산대 인맥으로도 연결돼 최 회장이 사업회사 포스코의 초대 경영기획본부장직을 윤 부사장에게 맡긴 것도 강한 신뢰의 표현 아니었겠냐는 후문이다.

포스코건설 CFO 재직 시절 윤 부사장(맨 왼쪽)

윤 부사장은 2019년 포스코건설 경영기획본부장 자리로 이동해 재도약에도 기여했다. 그가 부임한 시기는 포스코건설이 브라질 CSP 일관제철소 사업 준공 지연 사태 등을 뒤로 하고 흑자 전환하던 때였다. 윤 부사장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 등을 흥행시키며 우호적인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이처럼 윤 부사장의 쓰임에는 한 가지 기준이 있다. 경영효율상의 문제점이 부각됐거나 중요한 변곡점을 맞이한 회사에서 재무통의 면모를 보여준다는 점이다. 유휴자산 처분, 조달 다변화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사업회사 포스코의 초대 경영기획본부장에 올라선 태풍 '힌남노'가 강타한 포항제철소 침수 피해를 산정하고 수습하는 업무를 도맡았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윤 부사장은 영어에도 능통하고 직원들과 친화력도 좋다"면서 "인연으로든 거뒀던 성과로든 최 회장과는 가까울 수밖에 없는 사이"라고 말했다.

◇이제는 2차전지...ESG 채권 발행하며 눈도장

포스코그룹은 밖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내부적으로는 거대한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철강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초(超)철강'을 외치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중 양·음극재 사업을 영위하는 포스코퓨처엠은 그룹의 핵심 신성장동력으로 꼽힌다.


포스코그룹은 2030년 2차전지 소재사업에서만 매출 41조원을 거두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워뒀다. 이를 위해 오는 2030년까지 양극재 61만톤, 음극재 32만톤의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배터리 업계 내 탈중국 기조,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 등을 겨냥해 글로벌 수요도 최대한 흡수한다는 목표다.

급부상 중인 포스코퓨처엠에서 '재무통' 윤 부사장의 역할이 주목을 끈다. 부임 초기임에도 그의 행보는 벌써 많은 관심을 얻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달 역대 두 번째 ESG 채권 발행을 위해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 나섰다. 공모채 2000억원 모집에 1조6000억원의 수요가 몰려들었다.

윤 부사장은 4000억원으로 증액 발행을 결정했다. 당시 그는 "회사의 높은 성장성과 ESG 경영 성과를 투자자들에게 인정 받았다"라며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을 이어 나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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