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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수익성 향상' 현대일렉트릭, 차입대응력 보강 신호탄'해외사업 호조' 최대 이익, 재무여건 만회하는 '성장성'

박동우 기자공개 2023-03-08 08:00:55

[편집자주]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려면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함께 봐야 한다. 전자는 '빚의 규모와 질'을 보여준다. 자산에서 부채와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을 비롯해 부채 내 차입금의 비중과 형태 등이 나타난다. 후자는 '빚을 갚을 능력'을 보여준다.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현금을 통해 이자와 원금을 상환할 능력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THE CFO가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통해 기업의 재무 상황을 진단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02일 16:3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력기기 제조사인 현대일렉트릭의 재무여건에는 그동안 '불안정'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현금성자산이 1000억원대로 줄고 잉여현금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반면 1년 안에 갚아야 할 차입금은 5000억원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2022년에 '실적 퀀텀점프'를 일궈내면서 성장성이 재무여건 악화를 만회하는 모양새다. 해외 시장 팽창에 힘입어 수주액이 대폭 늘었고, 덕분에 2017년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실현했다. 수익성 향상은 자체 현금 창출 역량의 증대와 맞물린 만큼, 차입대응력을 지속 보강하는 신호탄을 쏠지 주목된다.

◇'1년내 상환' 차입금 5000억, 외화대출·무역금융·회사채

지난해 3분기 말 현대일렉트릭의 연결 기준 총차입금은 5913억원을 기록했다. 외부에서 끌어다 쓴 실탄의 80%를 웃도는 4808억원이 1년 안에 갚을 자금으로 분류됐다. 구체적으로 금융권에서 빌린 3040억원이 단기차입금이다. 유동성장기차입금도 802억원으로 집계됐다. 발행한 회사채와 메자닌 가운데 상환 만기가 1년 이내로 다가온 금액은 965억원 규모다.


단기차입금 내역을 보면 현대일렉트릭에 가장 많은 자금을 빌려준 금융기관은 산업은행이다. 두 차례에 걸쳐 총 1100억원을 대출해줬다. 3개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를 기준으로 2% 내외를 더한 이율을 책정했다. 현대일렉트릭은 △기업은행 △하나은행 △신한은행 △미즈호은행 △중국은행 등 국내외 금융기관과도 거래 관계를 형성했다.

글로벌 시장에 전력 기기를 납품하는 만큼 미즈호은행, 농업은행, 시암상업은행 등에서 외화 대출을 실행한 잔액이 1121억원으로 나타났다. 싱가포르 대화은행 등에서 송장(Invoice)을 담보로 빌린 원금은 479억원 남았다. 81억원어치 기한부 신용장(Usance L/C)도 보유 중이다. 수입업자가 물량을 먼저 수령한 뒤 일정 기간이 지나면 대금을 지급키로 확약하는 '외상 거래' 성격이 반영됐다.

발행한 회사채 중 950억원어치 물량을 2023년 안에 갚아야 하는 대목도 눈여겨봐야 한다. 모두 2020년 7월에 잇달아 찍었던 3년물이다. 4-2회차 회사채(450억원)의 이자율은 4%로 책정했다. 같은 시기에 찍어낸 5-1회 사채(500억원)에 설정한 이율은 3.61%다.

◇'1000억대' 유동성 확충, 수주 확대로 극복하나

단기 상환 금액이 5000억원에 육박한 가운데 유동성 지표는 불안한 모습을 드러냈다. 2022년 9월 말 연결 기준으로 현금성자산은 1462억원이었다. 유동화가 용이한 단기금융자산 206억원을 더해도 1668억원에 불과하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2021년 말 526억원에서 2022년 9월 말 1161억원으로 2배 넘게 불어났지만, 같은 기간 재고자산이 2239억원 늘어난 탓에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이 마이너스(-) 1893억원로 돌아섰다. 260억원가량 자본적 지출(CAPEX)도 더해지면서 잉여현금흐름(FCF) 역시 -2155억원으로 음전환했다.


다만 재고자산이 급증한 대목을 부정적으로 판단키는 어렵다. 수주 건이 대폭 늘어나면서 사업이 활력을 드러낸 방증이기 때문이다. 재고자산 증가에 기여한 항목은 '재공품'이다. 생산 시설에서 제조 중인 제품을 뜻하는데, 재공품의 장부금액은 2021년 말 2023억원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말에는 3352억원으로 9개월새 1329억원 증가했다.

수익성 지표가 개선되는 대목은 고무적이다. 자체 사업으로 현금을 창출해 유동성을 보강할 여지가 뚜렷해지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2022년 잠정 집계한 연결 매출은 2조1045억원으로 전년(1조8060억원) 대비 16.5% 늘었다. 영업이익 역시 1330억원을 거두면서 창사 이래 최대 규모를 드러냈다. 영업이익률도 6.3%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과 중동 권역의 전력 변압기 시장이 팽창하면서 본사와 애틀랜타 법인, 앨라배마 법인의 수주액이 증가한 덕분이다. 2022년 2월에 현대일렉트릭이 228억원을 들여 인수한 현대플라스포의 활약상도 돋보였다.

현대플라스포는 신재생에너지용 전력변환장치 제조에 잔뼈가 굵은 업체다. 현대일렉트릭과 함께 지난해 12월 한국전력이 2162억원 규모로 발주한 계통안정화용 에너지저장장치(ESS) 공급 사업권을 따냈다.

이익 실현에 힘입어 현대일렉트릭의 자본총계는 2021년 말 6462억원에서 지난해 말 8312억원까지 확대됐다. 자본이 늘면서 레버리지 지표가 부채비율은 같은 기간 243%에서 193%로 50%포인트(p) 하락했다. 차입금비율 역시 84%에서 68%로 16%p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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