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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B와 10년 인연 VIP운용 "얼라인 제안 신중히 검토 중" 김민국 대표 "김기홍 JB금융 회장 존중, 주주 소통은 늘려야…자사주 소각 시급"

최필우 기자/ 황원지 기자공개 2023-03-15 07:52:06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3일 15: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JB금융은 삼양사를 최대주주로 둔 채 사모펀드를 주요 주주로 지속적으로 영입하고 있다. 페가수스인베스트먼트, 앵커프라이빗에쿼티(PE)가 JB금융을 거쳐갔고 지금은 얼라인파트너스가 2대 주주다. 가치투자 명가 VIP자산운용도 한 때 10% 이상의 지분을 보유했던 '10년 주주'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JB금융과 얼라인이 주주환원 정책과 사외이사 선임을 놓고 주주총회 표대결을 준비하면서 VIP운용의 입장에 이목이 쏠린다. VIP운용은 수차례 유상증자를 거치는 동안 지분율 1%대가 됐지만 공모펀드로 전환해 상당한 인지도를 갖고 있다. 주주제안에 대한 개인 소액주주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소액주주에겐 얼라인 제안 합리적"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사진)는 10여년 전 JB금융 투자 결정을 내린 장본인이다. 2013년 7월 JB금융지주 재상장 이후 13%를 웃도는 지분을 모았다. 가치투자를 지향하는 그는 성장 잠재력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고 봤다.

첫 투자 후 10여년이 지난 현재 VIP운용의 수익률은 어떨까. 김 대표는 투자 기간에 비해 만족스러운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자평한다. JB금융 순이익은 가파르게 늘었으나 주가 상승률은 이에 미치지 못했다. 얼라인이 내놓은 주주제안을 바라보는 심경도 복잡할 수 밖에 없다.

김 대표는 "김기홍 JB금융 회장의 경영 성과를 높게 평가하고 얼라인의 주주제안에 대해선 아직 중립으로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VIP운용이 구상하는 안과 차이가 있긴 하지만 소액주주들이 양쪽 입장을 놓고 봤을 때 얼라인의 제안이 충분히 합리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말했다.

JB금융은 이사회에서 결산배당을 주당 715원으로 의결했다. 연간 배당 성향은 27%로 지방 금융지주 최고 수준이라는 게 JB금융 측 설명이다. 얼라인은 결산배당을 900원으로 올려 배당 성향 33%를 달성해야 충분한 주주환원이 이뤄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대표는 다른 금융지주의 총주주환원율과 비교했을 때 30%를 웃도는 배당 성향이 무리한 수준은 아니라고 봤다.

김 대표는 "현 시점에서 배당을 더 한다고 경영이 위태로워지거나 향후 이익이 대폭 줄어들 수 있다는 JB금융의 주장은 다소 나이브(순진)한 측면이 있다"며 "현 수준의 주주환원을 납득시키려면 더 정교한 시뮬레이션을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높은 수익성 지표를 기록하면서 순이익 성장을 지속하는 JB금융의 성과를 인정하지만 주주와 소통에는 더 적극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10여년 간 빈번한 유증으로 지분 희석을 감내하면서 JB금융 주주로 남았으나 주주환원 요구에 대해 납득할 만한 피드백을 받은 적이 없다고 회상했다.

김 대표는 "김기홍 회장처럼 컨퍼런스 콜 Q&A에서 직접 질의응답에 나서는 CEO가 흔치 않은 것도 사실이지만 그것 만으로는 주주 소통이 부족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또 그는 "주당 배당금을 주가로 나눈 배당수익률을 주주환원 근거로 제시한 건 매우 실망스러운 부분"이라며 "높은 배당수익률은 배당이 높은 게 아니라 주가가 낮다는 뜻으로 이를 주주 설득 근거로 삼으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배당 확대보다 자사주 소각 필요"

김 대표는 JB금융의 소통 부족을 지적하면서도 완전히 얼라인의 손을 들어주는 데는 난색을 표했다. VIP운용은 물밑에서 기업가치 개선을 요구하는 '비공개 행동주의'를 원칙으로 삼고 있다. 경영진과 우호적인 관계를 바탕으로 컨설팅을 제공하는 방식이 더 효율적이라는 계산이 깔렸다. 경영진에 다소 공세적인 얼라인과는 결이 다르다.

김 대표는 "JB금융과 얼라인이 갈등을 외부에 표출하는 건 소모적 논쟁으로 비춰질 소지가 있다"며 "양측이 받아들일 수 있는 합리적은 안을 도출하기 위해 경영진과 주주가 토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VIP운용은 주주환원 방식에 있어서도 얼라인과 견해를 달리 한다. 김 대표는 배당 확대보다 자사주 소각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얼라인도 2022년 지배주주순이익의 3% 이상 규모로 자사주를 매입·소각하면 배당 관련 주주제안을 철회하겠다는 주주서한을 보낸 바 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배당 확대 여부를 놓고 표대결을 시사했다.

김 대표는 오는 30일 JB금융 주총 전까지 내부 운용 프로세스에 근거해 입장을 정하기로 했다. 바라던 자사주 소각은 아니지만 결산배당 확대 주주제안을 대안으로 받아들일지 결정해야 한다. 얼라인이 추천한 김기석 사외이사 후보에 대해서는 역량, 전문성, 독립성을 추가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배당 확대보다는 자사주 매입과 소각이 주주가치 제고에 훨씬 효율적이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고 이 같은 입장을 수 차례에 걸쳐 JB금융 측에 전달했다"며 "운용역들과 주주제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주총 표결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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