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3월 20일 07시5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동산 불패' 부동산 투자는 실패하지 않는다는 말은 대한민국 사회에서 '투자원칙'처럼 회자된다. 강남은 신화 혹은 금맥으로까지 비유될 정도다. '돈'만 있으면 누구나 갖고 싶은 투자처, 그래서 개인이든 기업이든 '자금력'을 쥐면 부동산 특히 강남 투자를 노린다.하지만 개인과 다르게 기업의 투자는 단순히 '돈'만 좇을 순 없다. '맥락'과 '논리'가 필요하다. 수많은 주주로 이뤄진 '상장 주식회사'라면 다수를 설득할 '스토리'가 뒷받침 돼야 한다. 기업이 주주들의 투자를 기반으로 세워졌다는 본질을 감안하면 당연한 요구다.
특히 바이오텍의 투자는 일반기업과 또 다르다. 특정 재화가 아닌 연구개발(R&D)로 이뤄진 '지적재산'이라는 무형의 가치를 다루기 때문에 이 같은 요구에 더 힘이 실린다. '투자'의 당위성을 주주들에게 끊임없이 설득하는 과정과 절차가 필요하다.
그래서 대부분의 바이오텍 투자는 'R&D' 영역 내에서 이뤄진다. 기업의 존폐가 'R&D'에 달려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역량 보강을 위한 협업 차원의 투자가 주가 된다. 이른바 '오픈이노베이션'이라는 말이 통용할 정도다.
그런데 최근 소위 '돈 버는 바이오텍'의 투자를 살펴보면 그렇지만도 않다. R&D로 매출기반을 만들며 '성공'한 바이오텍으로 평가받는 기업들이 먼저 손 뻗는 투자처가 '강남 부동산'이다.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진단'으로 떼돈을 번 에스디바이오센서, 씨젠 등 상위권 기업들이 부동산을 대거 사모았다. 성공의 표식처럼 '강남사옥'을 확보하기도 했다.
작년 빅파마와 조단위 빅딜로 신약개발 바이오텍 중 유일하게 '흑자' 실적을 만들어 낸 에이비엘바이오 역시 첫 투자처는 '강남빌딩'이었다. 연간 R&D 비용의 절반인 220억원을 투자할 정도로 과감한 베팅이었다.
공교롭게도 빅딜 이후 연간 연구개발비용은 전년대비 7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고 임직원 급여는 절반으로 축소됐다. 창업자인 대표이사의 성과급 역시 1/5 수준이었다. 직접적으로는 연구개발비용, 간접적으로는 연구인력에 대한 급여가 바이오텍의 가장 기본 '투자처'라는 점을 감안하면 빅딜로 수익기반을 마련한 기업 치고 '부동산'은 꽤 의아한 투자다.
물론 '부동산 불패'라는 국내 현실을 고려하면 충분히 납득할만한 투자라는 데 대체적으로 이견은 없다. 다만 화이자, 바이오젠 등 빅파마나 글로벌 바이오텍들이 M&A 혹은 경기침체 등을 대비해 최근 부동산 자산을 매각하는 분위기와는 다른 행보라는 데 눈길이 간다.
바이오텍의 본질은 결국 '기술'이다. 당장 얼마를 벌었냐보다 앞으로 얼마를 벌 기술이 있느냐가 가치를 결정한다. R&D 역량을 강화하는 '선순환' 투자라는 점을 시장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이해시켜야 하는 이유다. 부동산 투자가 바이오텍의 가치를 높여줄 어떤 '스토리'로 이어질 지는 지켜볼 일이다. 잘 버는 것만큼 잘 쓰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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