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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실트론, '장기공급계약' 덕에 반도체 불황에도 날았다 영업이익 2배 급증…웨이퍼 시장, 중장기적으로 성장세 전망

김혜란 기자공개 2023-03-23 11:11:08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2일 07: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웨이퍼(원판) 전문기업 SK실트론이 반도체 혹한기에도 역대 최대 성적을 냈다.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2조원을 훌쩍 넘겼고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2배나 급증했다.

반도체 제조사와 장기공급계약을 맺어놓은 덕에 갑작스럽게 닥친 불황에도 타격이 적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 작년 상반기까지는 반도체 호황으로 웨이퍼 가격이 인상되면서 수익성도 개선될 수 있었다. 관건은 앞으로도 호황을 유지할 수 있느냐다. 일단 웨이퍼 업계에선 반도체 업황이 개선돼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적극적인 증설에 나서고 있다.

◇연매출 2조원 돌파…장기공급계약으로 방어

SK그룹에 따르면 SK실트론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3547억원, 5649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대비 27%, 영업이익은 무려 2배 급증했다. 기업의 실질현금창출능력을 나타내는 에비타(EBITDA)는 지난해 9578억원으로 전년 3317억원 보다 53% 증가했다.

연간 매출이 2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실트론은 2018년 매출1조3462억원으로 처음 1조원을 넘어선 뒤 2019년 1조5429억원, 2020년 1조7006억원, 2021년 1조8496억원으로 꾸준히 성장세를 그려왔다가 작년엔 사상 최대 매출을 낸 셈이다. 영업이익이 5000억원대를 달성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지난해 웨이퍼 출하량 증가에 따른 것이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글로벌 실리콘 웨이퍼 출하량은 2021년 대비 3.9% 증가한 147억1300만제곱인치(in²)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한파가 불어닥치면서 고객사들의 재고는 급증했다. 그러나 웨이퍼 제조사의 경우 일반적으로 반도체 제조사에 약 3~5년간의 장기공급계약(LTA·Long Term Agreement)을 맺고 웨이퍼를 공급한다. 기존 계약에 따라 수주가 이뤄지면서 불황에도 안정적인 매출 확보가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SK실트론의 평균 가동률은 99%내외였다.


◇웨이퍼업계도 타격 올까, 호황 이어갈까

업계 일각에선 올해 상반기까지 반도체 전망이 여전히 어두운 만큼 웨이퍼 업계도 올해엔 타격을 피해 갈 수 없을 거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반면, SEMI는 올해 웨이퍼 출하량 감소폭이 0.6% 가량에 그쳐 반도체 업황 부진에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예측을 내놨다. 또 내년부터는 6% 이상 재반등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SEMI는 지난해 말 '300mm 팹 전망 보고서'에서 전 세계 300mm 반도체 생산 능력이 작년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10%씩 성장해 2025년에는 월 생산 능력이 약 920만장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SK실트론의 경우에도 일단 지난 1, 2월에도 주력 제품인 300mm 웨이퍼의 경우 99% 수준의 가동률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가 개발한 대화형 인공지능(AI) 챗GPT 열풍으로 인한 데이터서버용 메모리 반도체, 그래픽처리장치(GPU), 신경망처리장치(NPU) 수요 증가하며 반도체 수요 회복이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글로벌 웨이퍼 업계도 수요 회복을 점치고 적극적인 증설에 나서는 모습이다. 업계 1위인 일본 신에츠화학은 1000억엔(약 9500억원)을 투자해 공장을 건설 중이고 2위 섬코 역시 3500억엔(약 3조원)을 투입, 일본과 대만에 신공장을 짓고 있다.

대만 글로벌웨이퍼스의 경우 지난해 말 미국에 50억 달러(약 6조2000억원) 규모 실리콘 웨이퍼 공장 건설을 발표했다. SK실트론도 향후 4년간 총 2조3000억원 300mm 반도체 웨이퍼 증설 투자를 확정 지었다. 글로벌 웨이퍼 시장은 SK실트론을 포함한 전 세계 5개사가 독과점하고 있는데, 미래 수요 증가에 대비해 적극적인 증설 경쟁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SK실트론은 300mm 실리콘 웨이퍼를 기준으로 점유율 18.1%를 기록해 전 세계 3위다. 현재 계획 중인 투자가 마무리되면 섬코를 누르고 300mm 웨이퍼 시장에서 2위로 뛰어오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300mm 실리콘 웨이퍼 제조 시설 내부(사진=SK실트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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