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3월 22일 07시4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익률은 펀드 선택의 첫 번째 요건으로 여겨진다. 펀드 상품을 선택하기 위해 찾는 증권사, 운용사 등의 홈페이지만 들어가봐도 한눈에 알아챌 수 있다. 펀드설명 중 가장 눈에 띄는 위치에 수익률 지표가 있다.수익률을 1순위로 두는 것은 일견 타당해 보인다. 펀드에 가입하는 이유는 제각각일 수 있지만 목표는 수익을 거두는 데 있는 까닭이다. 다만 선택에 활용하는 수익률 지표가 과연 미래 수익을 담보하는지는 따져 볼 일이다.
최근 한 운용사 대표와 '평균의 함정'에 관한 얘기를 나눴다. 수익률 좋은 펀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꽤 오랜시간 고민하더니 본인은 수익률이 좋은 펀드를 추천하기보다는 변동성이 낮은 펀드를 추천한다고 답했다. 수익률보다 변동성이 중요한 이유로 평균의 함정을 꼽았다.
평균의 함정은 평균값이 전체 데이터의 속성이나 본질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하는 것을 뜻한다. 군대가 수심이 평균 1미터라는 정보만 믿고 강을 건너다가 중간에 수심이 깊은 특정 지점에서 수영을 못하는 군인들이 익사했다는 사례와 1985년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 지리학과 졸업생의 평균 초봉을 조사할 때 마이클조던이 포함되며 10만달러(약 1억3000만원)로 집계됐다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변동성이 클수록 평균값이 가지는 의미가 희석되는 셈이다.
이는 펀드 수익률에도 적용된다. 연평균 10%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 A와 B가 있다. 매해 10% 수익률을 내는 'A펀드'와 첫 해는 -30% 수익률을 내고 다음해에는 50% 수익률을 낸 'B펀드'는 모두 연평균 10% 수익률로 계산된다. 다만 실제 투자 성과에서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단순하게 100만원을 투자했다고 가정하면 2년 뒤 A펀드는 121만원, B펀드는 105만원이 된다. 투자기간이 늘어날 수록 실제 투자 성과의 차이는 더 벌어질 수 밖에 없다. 펀드는 연금 등 장기 투자상품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아 변동성을 더 주목해야 한다.
특히 지난해부터 이어진 자산폭락기는 평균의 함정에 빠지기 쉬운 시기다. 2022년 코스피 지수는 2998포인트로 시작해 연초 대비 25.4% 하락한 2236포인트로 마무리했고 코스닥 지수는 1039포인트에서 678포인트로 34.7% 빠졌다. 대다수 펀드들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다. 만약 올해 증시가 회복된다면 지난해 기저효과로 큰 폭의 수익률 상승을 보일 수 있어 이를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편으로는 근 10년만의 자산폭락기가 펀드들의 옥석을 가릴 수 있는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낮은 변동성을 보이며 평균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는 펀드들이 가려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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