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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DB운용 엿보기]유한킴벌리 퇴직연금, 신한은행은 맞고 교보생명은 틀렸다미래에셋운용 OCIO펀드 꾸준한 성과…사업자 적극 영업 사례

이돈섭 기자공개 2023-04-04 10:33:21

이 기사는 2023년 04월 03일 17:1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운용하고 있는 유한킴벌리 확정급여형(DB) 적립금 운용 펀드가 연초 이후 3% 이상 수익률을 내면서 시장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해 4월 설정 이후 누적 수익률은 2% 수준이다. 대다수 펀드들이 작년 한해 큰폭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국내외 자산배분 전략을 적절히 구사하며 방어력을 끌어올린 결과다.

펀드의 규모는 1900억원. 유한킴벌리 적립금 운용 성과는 퇴직연금 사업자를 적시에 바꾼 영향이 크다는 게 금융업계 관계자들 공통된 설명이다. 기업의 적립금 운용 방식 고민을 사업자가 적시에 잡아냈고, 자산운용사가 이에 맞는 해결책을 제시하면서 작년 한해 부진했던 국내외 증시 분위기를 비껴갈 수 있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유한킴벌리는 지난해 DB 퇴직연금 사업자를 교보생명에서 신한은행으로 변경했다. 2015년 삼성생명에서 교보생명으로 변경한 이후 7년 만에 다시 신규 사업자로 신한은행을 낙점하면서 운용 방식에 변화를 꾀한 것. 2021년 말 현재 유한킴벌리 DB 적립금 규모는 1657억원이었다.

유한킴벌리가 새로운 퇴직연금 사업자를 찾은 데는 신한은행의 적극적 영업이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해 유한킴벌리는 복수의 국내 펀드에 나눠 운용하던 DB 적립금을 하나의 펀드로 통합 운용해 효율성을 도모하려는 의중을 여러 사업자에 내비쳤고, 신한은행이 수수료 수준을 낮춰 제시한 것이 사업자 변경으로까지 이어졌다.


유한킴벌리는 지난해 퇴직연금 관련 제도가 개편되기 전부터 재무와 인사담당 임원과 퇴직연금 사업자 등으로 구성된 퇴직연금 운용위원회를 따로 개최할 정도로 적립금 운용에 적극적인 사업장으로 손꼽혀왔다. 작년까지 제프 도허티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중심으로 운영됐고, 현재는 김소원 CFO가 바통을 이어받아 퇴직연금 운용위원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해 운영하고 있다.

유한킴벌리는 유한양행과 킴벌리클라크가 1970년 3월 말 3대 7 비율로 설립한 합작회사다. 기저귀와 화장지, 생리대 등 위생용품 제조에 주력하며 꾸준히 1000억원대 순이익을 내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자본시장에 열려있는 외국인 CFO 영향인지, 유한킴벌리는 국내 기업과 달리 적립금 운용에 적극적인 편"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이 유한킴벌리에 제시한 솔루션은 미래에셋자산운용 OCIO 펀드였다. 국내외 펀드에 재간접 투자해 절대 수익을 창출하는 전략의 상품이었다. 미래에셋운용 상품에 만족한 유한킴벌리는 DB 적립금 전액을 한 펀드에 투입해 현재까지 운용하고 있다. 펀드는 지난해 증시 부진 속에서 발군의 방어력을 기록, 순항하고 있다.

시장의 눈길은 교보생명으로 향했다. 미국 조지아주립대학원을 졸업한 박진호 부사장 산하의 교보생명 퇴직연금 사업조직은 다른 생명보험사에 비해 실적배당형 상품을 적극 권유하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상대적으로 실적배당형 상품 운용에 긍정적인 국내 외국계 회사들이 교보생명을 사업자로 선정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주요 고객을 경쟁사에 빼앗기면서 적잖은 타격이 있었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고객사 측에 OCIO 솔루션을 꾸준히 판매, 영업한 경험이 있다고 하지만 결과적으로 사업자 교체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교보생명이 밝힌 2018년 말부터 2021년 12월까지 유한킴벌리 DB 운용 수익률은 16.7% 수준이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기업들이 퇴직연금 DB 적립금 운용에 보수적이지만, 시장 변화에 따라 일부 기업의 경우 운용 스탠스에 변화를 보이는 곳들이 등장하곤 한다"며 "사업자들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적립금 운용 방식이 달라지고 결과적으로 그 기업 근로자 수급권 확대로 직결되기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시장에선 퇴직연금 사업자가 기업의 적립금 운용 방식에 제때 대응하지 못해 사업자를 변경하는 사례들이 심심치 않게 나타나곤 한다. 최근에는 오비맥주가 과거 운용 상품에 이의를 제기해 사업자를 변경하기도 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올해 증시 반등 여부에 따라 사업자 운용 수요가 크게 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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