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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프로파일]'변동성 잡는 롱숏 마스터' DS운용 민상균 본부장신설 3본부 수장 낙점…펀드마다 '아웃퍼폼'

양정우 기자공개 2023-04-06 08:14:46

이 기사는 2023년 04월 03일 07: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에서 롱숏(Long/Short)만 추구해온 정통 펀드를 찾는 건 쉽지 않다. 롱숏이 헤지펀드의 시초 격인 전략이지만 국내 시장은 트렌드를 좇는 상품의 쏠림 현상이 심하다.

하지만 한동안 화려한 서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한 롱숏 전략에 흔들림없이 매진한 인사가 있다. 주인공은 DS자산운용의 민상균 이사다. 특유의 저변동성에 매료된 후 롱숏 전략 외길을 선택했다. 결국 국내에서도 롱숏 펀드가 시장에서 무게감있는 한 축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확신하기 때문이다.

오랜 침묵 끝에 다시 롱숏 펀드의 시대가 열릴 조짐이다. 근래 들어 시장 불확실성이 고조되자 변동성 관리가 강점인 롱숏 전략을 찾는 투자 기관이 부쩍 늘었다. 이런 기류를 감지한 게 업계 선두권인 DS운용이다. 발빠르게 롱숏 본부를 새로 조직했고 이 파트를 총괄하는 중책을 민 이사(사진)에게 맡겼다.


◇성장 스토리 : 카이스트 학부생이 투자 매료…하우스마다 돋보인 트랙레코드

민상균 이사는 뜻밖에도 카이스트 생명과학과를 졸업했다. 민 이사의 동기는 대부분 석박사 연계 과정을 통해 대학 교수나 전문 연구원으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그는 주식 시장을 인생의 승부처로 삼았다.

민 이사가 말하는 주식의 매력은 명확하다. 무엇보다 주식 시장은 기울어진 운동장이 아니다. 개인 투자자나 기관 투자자 등 시장 플레이어는 모두에게 수익과 손실의 기회가 모두 열려있다. 마치 금수저나 흑수저의 분류처럼 승자와 패자 사이에 애당초 넘을 수 없는 벽이 있는 게 아니다. 결국 자산가로 거듭나는 창구는 주식 투자라고 여기면서 워런 버핏, 피터 린치의 서적을 탐독하기 시작했다.

졸업 후 처음 입사한 하우스는 한가람투자자문이었다. 당시 국내 3대 투자자문사로 유명세를 떨치던 곳이었다. 주로 국민연금, 사학연금 등 연기금 자금을 중심으로 일임 운용을 소화했다. 민 이사는 직접 운용 기회를 빠른 속도로 부여받았다. 리먼브라더스 사태 직후인 2009년부터 운용을 시작해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두드러진 트랙레코드 덕에 한화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간 주로 중소형주를 파고들었으나 한화운용에서 일반주식형 펀드를 맡아 대형주 운용을 경험했다. 이 때 노하우를 두루 쌓으면서 한가람투자자문이 재영입에 나서기도 했다. 당시 이 자문사는 대형주 라인업을 키울 예정이었고 적임자로 민 이사를 낙점했었다.

그 뒤 2014년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 주식운용팀장으로 일했고 히트상품이었던 네비게이터 펀드, 배당리더 펀드, K연금 장기투자형 등 굶직한 상품을 이끌었다. 이들 펀드를 운용하면서 시장을 꾸준히 아웃퍼폼하는 트랙레코드를 쌓았다. 이후 롱숏 헤지펀드의 성장 여력에 확신을 가졌고 씨앗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올들어 DS운용의 본부장으로 선임됐다.


◇투자 스타일 및 철학 : 롱숏 전략 키워드 '저변동성'…탐방, 프라이싱 에러 간파

민 이사는 롱온니와 롱숏은 완전히 다른 전략이라고 말한다. 단순히 기존 롱 포지션에 숏 포지션을 덧붙인 게 롱숏이 아니라는 뜻이다. 롱온니의 경우 대체로 투자 스타일이 명확하다. 장기적으로 전망이 밝은 주식을 싸게 사서 장기 투자하는 게 핵심이다

롱숏에서도 이런 가치투자의 틀이 민 이사가 유니버스를 확정짓는데 활용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따로 있다. 바로 변동성 관리다. 롱온니 스타일보다 변동성이 낮은 게 롱숏 전략이 존재하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그는 "국내 시장에서 다양한 롱숏 펀드가 설정됐다가 단숨에 상품성을 잃는 과정을 여러번 지켜봤다"며 "1~2년 정도 준수한 성적을 내다가 단기간에 변동성이 훼손된 사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수익자가 롱숏 펀드에 가입하는 건 단연 변동성 관리의 니즈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펀드매니저라면 롱 포지션에 적합한 종목을 발굴하는 게 어렵지 않다. 주니어, 시니어 운용역 모두 주가 상승이 예상되는 유니버스를 적지 않게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매수 뒤 운용과 관리에서 매니저의 역량 차이가 판가름난다. 롱숏 펀드의 경우 결국 변동성 관리에서 희비가 엇갈린다.

숏 스퀴즈에 대한 대응이 변동성 관리의 대표적 사례다. 2019년 코스닥 바이오 기업인 에이치엘비가 텐베거(투자자가 10배의 수익률을 낸 주식 종목)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롱숏 운용역이 숏 스퀴즈로 날벼락을 맞았다. 당시 숏 포지션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잘나가던 롱숏 펀드도 1~2개월만에 회생불가 상태로 전락했다.

민 이사는 "이렇게 특정 섹터와 주식에서 이례적 이벤트가 발생해도 변동성을 지켜야 하는 게 롱숏 펀드의 숙명"이라며 "아무래도 주식 시장에서 오랜 기간 다양한 경험을 쌓은 매니저가 관리 측면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탐방을 중시하는 것도 민 이사의 운용 스타일이다. 한가람투자자문 시절부터 탐방을 강도높게 훈련받았고 미스 프라이싱을 해소하는 해법으로 꼽는다. 우선 기업의 청사진과 경영진의 경영 계획을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 과거 재무제표로 얻을 수 없는 미래 방향성과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 이벤트도 재점검할 수도 있다.

◇트랙레코드1 : 한국투자신탁 배당리더 펀드…'조정배당수익률' 새 지표 적중

민 이사가 한투운용에서 배당리더 펀드를 운용했던 건 배당주가 부각을 받기 시작한 시점이었다. 박근혜 정부 시절 기업의 배당률이 점진적으로 상승하는 구간이었다. 운용팀장으로서 종목 분석에 자신감을 가졌고 웬만한 국내 기업은 빠짐없이 방문했다.

당시 성장 여력을 가진 기업을 상대로 실적을 추정하면서 향후 배당 가능성을 진단해 투자를 벌였다. 그 결과 배당리더는 2014년 9월부터 2017년 9월까지 28.7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벤치마크의 13.6%, 코스피의 14.35%를 훌쩍 뛰어넘는 성적이다.

이 때 조정배당수익률이라는 콘셉트를 내놓기도 했다. 단순히 배당수익률을 계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업마다 향후 배당 성향이 바뀔 가능성까지 감지해 수치로 산출했다. 실제 이 조정배당수익률이 하나둘씩 적중하면서 배당리더 펀드가 시장지수를 2배 이상 뛰어넘은 비결이 됐다. 특히 고려아연의 경우 유독 눈여겨본 종목이었는데 당시 첫 투자를 벌였던 2014년부터 현재까지 배당을 가장 많이 늘린 기업 중 하나로 손꼽힌다.

기업의 성장 잠재력을 현실감있게 예측한 후 밸류에이션에 나서는 건 아직도 민 이사의 주특기로 꼽힌다. 이런 기업 분석 역량은 향후 롱숏 펀드의 유니버스를 구축할 때도 제대로 발휘될 것으로 관측된다.

◇트랙레코드2 : K연금 장기투자형 30% 달성…연기금 운용 스타일도 탁월

K연금 장기투자형도 민 이사가 운용할 시기 성과가 탁월한 펀드로 분류된다. 2015년 3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누적 수익률로 30.37%를 달성했다. 이 기간 벤치마크와 코스피의 성적은 각각 21.76%, 21.76%였다.

이 펀드의 경우 국민연금의 자금이 투입된 상품이었다. 연기금은 운용 지침사항을 명확하게 전달하고 유니버스의 풀도 제시한다. 이 가운데 큰 틀에서 벤치마크의 추세를 유지하면서 아웃퍼폼을 달성해야 한다. 이런 조건 아래 시장지수를 10%포인트 이상의 웃도는 성적을 낸 것이다.

당시 중국 소비재 섹터에 무게가 실렸던 시기다. 환율과 원자재 가격도 안정된 시점이어서 주가가 상승 흐름을 유지했다. 그러다가 메르스와 사드 이슈가 불거지면서 단숨에 중국발 기대감이 꺾였다. 민 이사는 이 타이밍에 반도체 섹터도 발빠르게 리밸런싱을 시도해 지속적으로 준수한 수익률을 유지했다.


◇업계 평가 및 향후 계획 : DS운용 첫 롱숏 중책…저변동성·중수익 입증 목표

민 이사는 DS운용에 둥지를 튼 후 첫 번째 롱숏 펀드를 준비하는 데 한창이다. 이 펀드는 하우스의 첫 롱숏 상품일 뿐 아니라 향후 론칭할 공모펀드도 재간접 투자할 가능성이 높다. 일단 펀드레이징 작업을 성공리에 마무리한 후 저변동성과 중수익을 입증하면서 투자자의 신뢰를 쌓아나갈 계획이다.

그는 "변동성이 낮은 중위험, 중수익 상품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본다"며 "롱숏 스타일을 제대로 정립하면 보수적 투자 성향이 짙은 시중 자금을 대거 끌어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롱숏 펀드 시장 자체가 커지고 역량이 뛰어난 롱숏 운용역도 꾸준히 배출되기를 바란다"며 "향후 해외 주식으로도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DS운용은 롱숏 펀드를 전문적으로 다룰 주식운용3본부를 출범시켰다. 현재 인력은 민 이사를 포함해 총 4명이다. 롱숏은 다른 전략과 상이한 입장에서 차별화된 판단을 내려야 하기에 아예 다른 본부 체제로 구성되는 게 더 합리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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