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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프로파일/인피니툼파트너스]'덕업일치' 박태운 대표, 스포츠 투자 한우물만 팠다맨유 출입기자 출신 벤처캐피탈리스트…"스포츠 산업을 섹터로 키우고 싶다"

김진현 기자공개 2023-04-06 17:14:08

이 기사는 2023년 04월 04일 13: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피니툼파트너스는 2020년 설립된 신생 유한책임형(LLC) 벤처캐피탈(VC)이다. 스포츠, 레저, 디지털 콘텐츠, F&B 등 의식주와 관련된 라이프스타일 관련 벤처기업이나 스타트업 투자에 주력하고 있다.

박태운 인피니툼파트너스 대표(사진)는 주로 스포츠, 레저 관련 산업 투자를 전담하고 있다. 한때 해외 축구 전문 리포터로 활동하기도 했던 그는 '덕업일치(좋아하는 일과 직업이 같은 것)'의 꿈을 이뤘다.

◇성장스토리:'스포츠 덕후' 리포터 출신 심사역

박 대표는 어린시절부터 알아주는 '스포츠 덕후'였다. 농구, 야구, 축구 등 가리지 않고 스포츠를 즐기던 학생이었다.

학창시절엔 용돈을 모두 NBA(전미 농구 협회) 선수 카드 수집에 사용하기도 했다. 박찬호 선수가 미국 메이저리그에 활동할 당시엔 당시 출간됐던 스포츠 신문을 모두 사서 스크랩하기도 했다. 그는 "당시 살았던 집에 스포츠 신문으로만 가득찬 박스가 10개가 넘었다"고 회고했다.

재수생 시절에도 영국 축구 대표팀의 경기를 보기 위해 제주도까지 갔던 경험도 있다. 스포츠에 미쳐 있었기에 망설임 없이 제주도로 향할수 있었다. 어릴적 네덜란드의 축구선수인 판 바스턴의 경기를 보고 축구라는 스포츠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됐다.

1982년생인 그는 맨체스터 대학(University of Manchester)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당시 국내 스포츠 신문과 방송사의 제안을 받아 특파원 생활을 병행했다. 박지성 선수가 맨체스터유나이티드(맨유)에서 활동하던 기간 중 2006년부터 2009년까지 3년간 맨유 출입 리포터로 활동했다.

박 대표는 "당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제라르 피케 등 맨유 선수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며 즐거웠던 기억이 있다"며 "박지성 선수 맨유 이적 첫해에 메이저 언론들이 특파원을 보냈다가 비용이 많이 들다보니 현지에 있는 사람들과 인터뷰를 보고 계약하는 방식으로 바뀌면서 리포터를 했던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마니아들의 전유물이었던 해외축구가 대중적 인기를 누리던 시기 유럽 현장에서 소식을 국내에 전하는 역할을 맡았다. 박지성 선수가 어릴적 체구가 작아 보양식품으로 개구리즙을 먹었다는 이야기의 출처도 당시 리포터로 활동했던 박 대표였다.

그렇게 3년간 특파원 생활을 하고 졸업 후 2011년 글로벌 경영컨설팅 회사인 커니(Kearney)에 입사했다. 커니 한국지사에서 전략컨설팅 업무를 하던 그는 2014년 UTC인베스트먼트로 합류하면서 심사역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그에게 심사역 전직을 추천한 건 박근용 전 UTC인베스트먼트 대표였다. 두 사람은 스페인에서 스포츠 비즈니스 특강 수강생 동기로 인연을 맺게 됐다. 그는 당시 스페인에서 경영학 석사(MMA/IMBA) 과정에 있었다. 스포츠라는 공통 관심사 덕에 금새 가까워진 두 사람은 인연을 계속 이어갔고, 한국에서 스포츠 투자 펀드를 만들어보자고 훗날을 기약했다.

당시 약속을 실현하기 위해 박 대표는 UTC인베스트먼트에 합류했다. PE본부에서 4년간 심사역으로 근무하며 스포츠펀드를 결성했다. 벤처투자업계 최초의 스포츠 투자 펀드였다.


◇투자철학:인류사와 함께 해온 '레저' 관련 기업에 투자

그가 스포츠 산업을 주목한 건 변화 가능성이 많은 영역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당시 국내 스포츠 관련 회사들은 90% 이상이 10인 미만 사업장 형태였다. 성공할만한 아이템은 많지만 영세하다는 게 유일한 약점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이런 스포츠 회사들도 꾸준히 투자만 받을 수 있다면 성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박 대표는 "스포츠회사가 일반적으로 영세하고 자금 조달 전략이 잘 세워져 있지 않아 다른 산업대비 경영 면에서 영세한 경우가 많다"며 "컨설팅펌에 다닐 때부터 PE 관련 투자가 익숙했기 때문에 투자금을 지원하고 경영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면 투자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가 개인적으로 스포츠를 좋아하기도 했지만,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여가의 일종인 스포츠 산업 영역이 커질 것이라 봤다. 체계적으로 컨설팅만 잘 해준다면 성장할만한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인피티툼파트너스가 라이프스타일 투자 회사를 표방하는 이유기도 하다. 그는 "호모 루덴스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사람이 먹고, 입고, 즐기고, 놀고 하는 행위가 인간의 문화를 형성해온 본질이다"며 "이러한 산업들은 역사적으로도 흔들림 없이 성장해왔다"고 말했다.

◇트랙레코드1:발품 팔아 '밸류업' 스마트스코어·디랙스

2015년 UTC인베스트먼트는 215억원 규모의 '유티씨스포츠1호펀드'를 결성했다. 당시 UTC인베스트먼트 심사역이던 그는 영세 골프 회사였던 스마트스코어를 발굴해 모험자본을 투하했다. 스마트스코어는 골프장 통신(IT) 솔루션을 공급하는 사업을 하고 있었다.

스마트스코어는 초기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급하게 자금을 조달했고 이 과정에서 경영권에 치명적인 악성 계약 조건이 붙어있었다. 박 대표는 스마트스코어에 투자하면서 이러한 계약 조건들을 정리해주면서 스마트스코어가 성장하는 데 도움을 줬다.

또한 빠르게 수익 모델을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해 골프장 부킹 사업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시키며 성장의 전기를 마련해줬다. 또 계약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일본 태평양골프클럽과의 미팅을 주선하는 등 회사 성장에 도움을 제공하고자 노력했다.

이러한 그의 노력은 8.3배 가량의 회수 성과로 빛이 났다. 박 대표는 "스마트스코어의 IT 솔루션 기술이 뛰어나다고 판단해 소설 파친코의 실제 주인공인 마루한의 한창우 회장과 미팅을 주선하기도 했었다"며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스마트스코어가 해외로 사업 영역을 넓혀나갈 때 다방면에서 도움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그는 UTC인베스트먼트 재직 시절 유티씨스포츠1호와 '유티씨스포츠2호펀드'를 통해 스마트스코어에 투자했다. 누적 투자 금액은 총 15억원이다. 이후 인피니툼파트너스에서도 스마트스코어에 투자하며 투자액을 219억원까지 늘렸다. 2017년 투자 당시 기업가치는 169억원이었다. 2022년 8월 회수 당시 IRR은 55.7%였다.

디랙스 또한 스마트스코어와 유사한 케이스다. 업계 최초로 디랙스를 발굴해 시리즈A 라운드에서 HB인베스트먼트,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와 함께 클럽딜로 투자했다.

후에 디랙스 이사회에 기타비상무이사로 참여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2017년 투자 당시 매출액 161억원, 영업이익 6억원이던 디랙스는 지난해 매출액 650억원, 영업이익 59억원의 회사로 성장했다.

박 대표는 운동기구를 만들어 판매 납품하던 디랙스를 발굴해 B2B 조달 영업 네트워크를 발굴 지원했다. 호주의 운동기구 브랜드 '시너지 피트니스'를 보유한 칼짐그룹을 인수하는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는 등 기업 가치 확대를 조력했다.

심지어 그가 거주하는 아파트 내 헬스장에도 디랙스의 운동기구를 공급하는 계약을 이끌어내면서 해당 브랜드 아파트의 공급 레퍼런스를 확보하는 데도 도움을 줬다. 청담동의 유명 피트니스 센터인 '클럽하우스' 운동기구 역시 모두 디랙스 제품이다. 이 역시 그가 자신의 인맥과 네트워크를 이용해 만들어낸 성과다.

UTC인베스트먼트 시절에 이어 인피니툼파트너스 설립 후 첫 펀드인 '인피니툼스포츠1호펀드'의 첫 투자사가 디랙스이기도 하다. UTC인베스트먼트 시절 투자한 디랙스 투자분을 일부 회수한 현재 멀티플 3배 정도의 성과를 기록했다.


◇트랙레코드2:브랜딩을 통한 '혁신' 크리에이츠

박 대표는 UTC인베스트먼트 시절 크리에이츠와도 인연을 맺었다. 그는 2017년 업계 최초로 크리에이츠를 발굴하고 투자했다. 최초 투자 이후 팔로우온 투자를 통해 성장을 지원했다.

크리에이츠는 골프 연습 시뮬레이터(모의연습기기)를 개발하고 판매하는 회사다. 그는 크리에이츠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체 브랜드 부재로 인해 저가 OEM(주문자부착생산방식) 판매를 지속하는 상황을 안타깝게 여겼다.

그는 당시 유티씨스포츠1·2호 펀드의 메인 출자자인 YG엔터테인먼트에게 스크린골프 조인트 벤처 사업을 기획해보자고 제안했다. 크리에이츠만의 아이덴티티를 보유한 브랜드를 만들기 위한 전략이었다.

그 결과 만들어진 회사가 당시 와이지큐이디(YG QED, 현 QED)다. YG라는 강력한 브랜드를 크리에이츠와 합해 시너지를 내려는 의도였다. 결과론적으론 YG QED는 QED라는 브랜드로 재탄생하면서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한 상황이다.

그는 "스포츠 업계의 개별 기업들이 영세하다보니 일반 펀드처럼 돈을 잘게 나눠서 배분해주는 방식으로 투자하면 이도 저도 아닌 회사로 망할 것 같아서 잘하는 회사 한 두곳을 발굴해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경영에 참여하며 관리하자는 생각으로 투자를 해왔다"며 "크리에이츠가 대표적 사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크리에이츠 투자 당시 기업가치는 70억원 규모였다. 당시 매출액 19억원에 영업이익이 2억원 정도나는 회사였다. 매각 당시 밸류는 2000억원대 중반이었다. 부분회수만으로 17배의 성과를 냈기 때문에 잔여 지분을 모두 회수하면 성과는 더욱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계획:인피니툼 트랙레코드 축적 & 스포츠 산업 성장 조력

박 대표는 현재 인피니툼파트너스에서 8개 펀드의 대표펀드매니저를 맡고 있다. 약정 총액은 687억원 가량으로 해당 펀드의 운용 성과 극대화가 최우선 목표다. 신생사인만큼 더 많은 기관투자가(LP)에게 보여줄 수 있는 트랙레코드를 쌓는 게 1순위다.

UTC인베스트먼트 시절 성과를 보여줬지만 인피니툼파트너스의 펀드로는 아직 보여주지 못한 것들이 더 많기 때문이다. 그가 기대를 가지고 있는 포트폴리오 중 하나가 100% 바이아웃을 통해 인수한 지애드스포츠다.

지애드스포츠는 본래 YG엔터테인먼트의 골프 사업을 담당하던 YG스포츠가 전신이다. YG엔터가 본업 외 나머지 사업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펀드 출자 및 투자로 인연이 있던 박 대표에게 지분 전체를 넘겼다.

인피니툼파트너스는 인피니툼스포츠1호, 인피니툼스포츠2호 등을 통해 YG스포츠 지분 전량을 인수했다. 이후 사명을 변경하고 볼트온 전략의 일환으로 국내 골프여행 거래액 1위 기업을 인수·합병(M&A)했다.

그는 지애드스포츠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해외 골프여행 상품 개발도 적극 추진 중이다. 일본 아코디아넥스트골프와 협업해 골프 여행상품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MBK파트너스가 보유하던 아코디아넥스트골프는 포트리스인베스트먼트그룹에 2021년 매각됐다. 포트리스그룹이 보유한 호텔 등과 연계해 골프 투어 상품을 준비 중이다.

박 대표는 "개인적으로 오랜 기간 스포츠 산업에 투자해온 경험을 활용해 스포츠, 레저, 여행, F&B, 소비재 등 라이프스타일 분야에만 누구보다 깊게 파고 들어서 성과를 내는 하우스가 되고자 한다"며 "개인적인 목표는 스포스 산업이 돈이 안되는 영역이란 선입견을 없애 당당히 하나의 섹터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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