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유동비율 관리 들어간 CJ ENM, 차입 만기 장기화공모채 발행해 3000억 차환…기존 단기 대출 3000억도 장기로 전환
김형락 기자공개 2023-04-12 07:13:55
[편집자주]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려면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함께 봐야 한다. 전자는 '빚의 규모와 질'을 보여준다. 자산에서 부채와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을 비롯해 부채 내 차입금의 비중과 형태 등이 나타난다. 후자는 '빚을 갚을 능력'을 보여준다.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현금을 통해 이자와 원금을 상환할 능력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THE CFO가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통해 기업의 재무 상황을 진단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05일 08:0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황득수 CJ ENM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인수·합병(M&A) 과정에서 늘어난 차입금 만기를 장기화하고 있다. 금리가 오르는 시장 여건, 운전자본 소요 등을 감안해 단기차입금 상환(차환 포함) 부담을 줄이려는 재무정책이다. 차후 잉여현금흐름을 창출해 순차입금 규모를 줄여야 재무 건전성 제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CJ ENM이 올해 1~3월 총 6400억원을 장기 차입으로 조달했다. 3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공모로 발행하고, 금융기관 장기차입금으로 3400억원을 만들었다. 이 중 신규 차입금은 사실상 만기 3년짜리 일반 대출 400억원뿐이다. 공모채 3000억원, 만기 2·3년 일반 대출 3000억원은 기존 차입금 차환에 쓰이기 때문이다.
CJ ENM은 지난 1월 3000억원 규모 공모채를 찍었다. 각각 △만기 2년물 850억원(이자율 4.34%) △3년물 2150억원(4.45%)이다. 조달 자금 중 1100억원은 지난 2월이 만기였던 단기 기업어음(CP) 상환에 사용했다. 나머지 1900억원으로는 오는 6월 만기가 돌아오는 1900억원(1.54%) 규모 공모채를 상환한다.
장기 일반 대출로 들어온 자금(3400억원)으로는 기존 단기 일반 대출을 일부(3000억원) 갚았다.
황 CFO는 올 1분기 유동성 차입금 6000억원을 장기 차입으로 전환하는 차환 전략을 실행했다. 만기 구조를 분산시켜 재무 안전성 제고 효과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다.
◇ 유동비율 100% 아래로…만기 단기화된 차입 구조 변경 필요성 대두
지난해 11월 CJ ENM CFO로 부임한 황 CFO는 단기차입금 비중이 높은 차입 구조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풀어가고 있다. 지난해 말 CJ ENM 유동비율은 100% 아래로 떨어졌다. 2021년 말 114%였던 연결 기준(이하 동일) 유동비율이 지난해 말에는 73%로 나타났다.
유동비율은 기업의 단기 지급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유동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은 1년 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유동부채가 1년 내로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보다 많다는 뜻이다.
그간 CJ ENM의 차입금 만기 구조는 단기화돼 있었다. 지난해 총차입금(3조4587억원) 중 유동성 차입금 비중이 67%(2조3238억원)였다. 유동성 차입금은 대부분 단기차입금(1조9848억원)이었다. 각각 △수출입은행 등에서 빌린 한도대출 9482억원(이자율 378~8.29%) △우리은행 등에서 일으킨 일반대출 5715억원(0.84~6.02%) △신한은행 등이 인수한 CP 4650억원(3.78~6.7%)이다.
단기 차입 위주 구성은 만기가 장기로 분산된 차입 형태보다 재무 안정성이 떨어지는 편이다. 금리 상승기에는 차환 과정에서 이자율이 오르며 조달 비용이 커지기도 한다. CJ ENM은 지난해 차입 규모가 늘면서 이자비용으로 913억원을 썼다. 지난해 당기순손실(1768억원)을 기록했기 때문에 금융원가 등 비용 증가를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다.
◇ 투자 지출 감당하기 부족했던 영업현금…고정비 줄여 잉여현금 창출 전략 수립
전체 차입 규모 감축은 만기 구조를 장기화한 뒤에 차차 풀어가야 할 숙제다. CJ ENM은 지난 3년간 멀티 스튜디오 구축, 글로벌 M&A 등에 지출이 늘면서 부채도 커졌다. 지난해 총차입금은 전년 대비 1조3920억원 증가한 3조4587억원이었다. 가용시재 1조3354억원(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합산)을 제외한 순차입금은 전년 대비 1조5421억원 증가한 2조1234억원이다. 부채비율은 전년 대비 49%포인트(p) 증가한 138%다.
현금 창출력을 키워왔지만 투자 지출을 감당하기에는 부족했다. CJ ENM의 잉여현금흐름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마이너스(-) 구간에 있다. 지난해 잉여현금흐름은 -1221억원이다. 2019년 7434억원이었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지난해 1조6508억원으로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자본적지출(CAPEX)도 비례해서 늘었다.
대규모 M&A에도 현금을 투입했다. 지난해 1월 지분 80%를 취득한 미국 콘텐츠 제작사 피프스 시즌(FIFTH SEASON) 인수대금(9337억원)은 대부분 단기차입금이었다. CJ ENM 은 2021년 11월 단기차입금으로 8000억원을 끌어왔다. 지난해 추가로 단기차입금이 1조330억원 순증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1조6508억원)으로 부족한 투자활동현금흐름(-3조68억원) 충당하기 위해서다. 투자활동현금흐름 중 절반가량(-1조5298억원)이 무형자산 취득에 쓰였다.
CJ ENM은 올해 경영 목표를 부채 부담 경감으로 잡았다. 차입 구조 장기화와 함께 비사업 관련 투자 자산 매각 등 유동화 전략을 실행할 계획이다. 순차입금은 사업 구조 효율화, 고정비 감축 등으로 잉여현금을 창출해 줄여갈 예정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DS이앤이, 스마트 팩토리 첫발… 증축 공사 준공
- 쌍용정보통신, 1분기 매출 679억·영업손실 31억 기록
- [HLB '리보세라닙' 미국 진출기]진양곤 회장 "할 도리 다 했다, 남은 건 하늘의 뜻"
- [HLB '리보세라닙' 미국 진출기]아바스틴 왕위 잇는 '간암 타깃' 올인, '병용'으로 길 열었다
- 젬백스링크, 포니에이아이로부터 300억 투자유치
- [HLB '리보세라닙' 미국 진출기]K-바이오 모두가 주목한다, 미국 FDA 허가 결정 'D-1'
- [우리투자증권의 부활]'격전지' IB 비즈니스, 우리은행이 '열쇠' 쥐고 있다
- 드림텍, 반도체 모듈 사업 진출…인도서 모듈 양산
- 티에스넥스젠, 뉴로소나 투자로 글로벌 뇌질환 시장 진출
- [Red & Blue]엑스페릭스 품 떠나는 엑스플러스, 신사업 기대감 퍼질까
김형락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Financial Index/HMM]고비 때마다 이뤄진 자본 확충
- [Financial Index/HMM]호황 끝나자 움츠러든 영업현금
- [Financial Index/HMM]영구채 중도 상환액은 200억…잔여 물량 처리 고심
- [Financial Index/HMM]현금 창출력은 회귀, 순현금은 유지
- [Financial Index/HMM]선박금융 리스부채 상환 기조 뚜렷
- [Financial Index/HMM]업황 따라 널뛰는 재무안정성
- [Financial Index/HMM]순이익률 하락 방어한 이자손익
- [Financial Index/HMM]주요 항목으로 자리 잡은 금융자산 9.2조
- [Financial Index/HMM]호황기보다 증가한 항화물비
- [Financial Index/HMM]10년 전으로 돌아간 매출 수준…정상화 or 불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