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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VC캐피탈, ‘고차방정식’ 여기어때 엑시트 향방은 작년 JP모간 주관사 내정 후 정중동, 호실적·업황 회복 긍정적

김경태 기자공개 2023-04-13 07:00:27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2일 07: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VC캐피탈이 국내에 보유한 유일한 바이아웃(경영권 거래) 포트폴리오 자산인 '여기어때' 투자금 회수(엑시트)에 본격적으로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CVC캐피탈은 글로벌 IB와 논의를 한 적이 있지만 현재는 정중동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여기어때는 현재 CVC캐피탈 한국 사무소를 이끄는 이규철 대표 취임 이전에 이뤄진 투자 건이다. 이 대표 체제에서 아직 첫 투자 성사가 없는 상황에서 처음으로 하는 엑시트인 셈이다. CVC캐피탈의 과거 행보를 고려할 때 여기어때 거래 향방이 앞으로의 투자 행보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2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CVC캐피탈은 작년께 JP모간을 자문사로 사실상 내정한 뒤 여기어때 매각을 물밑에서 논의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관광업이 위축되면서 매각은 본격화되지 못했고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는 전언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CVC캐피탈에서 최근 여기어때 매각주관사 선정을 위해 연락이 오지는 않았다"며 "전에 JP모간과 논의를 한 적이 있었기에 통상적인 관행을 고려할 때 앞으로 매각이 추진된다면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JP모간에서 계속 딜을 담당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여기어때가 지난해 호실적을 거둔 데다 엔데믹으로 관광업이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매물 등장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여기어때의 작년 매출은 3059억원으로 전년보다 4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01억원, 당기순이익은 232억원으로 각각 2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수익성에 있어서는 경쟁사인 야놀자를 추월했다. CVC캐피탈은 2019년 3000억원을 들여 여기어때 경영권을 인수했다. 일반적으로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는 바이아웃 투자 후 3~5년 간 기업을 운영한 뒤 투자금 회수에 돌입한다. 실적과 업황이 회복되면서 엑시트를 위한 최적의 타이밍이 조성된 셈이다.

여기어때의 실적이 급격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점은 긍정적이다. 다만 매각 성사까지는 여러 변수가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우선 높은 기업가치가 있다. 여기어때는 CVC캐피탈이 인수한 이후로도 투자유치를 받았다. 작년 시리즈C 라운드에 미래에셋캐피탈과 산은캐피탈이 들어왔다. 기업가치는 1조2000억원에 달했다. 작년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이후 투자업계에서 플랫폼 기업에 대한 보수적인 투자 기조가 형성됐다. 1조원을 넘는 여기어때의 기업가치는 원매자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이 외에 네이버와 카카오를 비롯한 국내 대형 플랫폼 기업들이 숙박 시장이 뛰어들고 있다는 점, 해외 OTA(Online Travel Agency) 업체들이 국내 숙박 시장 입지를 확대해나가고 있다는 점 등도 원매자들이 망설일 요인으로 꼽힌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CVC캐피탈이 급박하게 매각을 추진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 글로벌 IB 관계자는 "CVC캐피탈이 여기어때 엑시트에 나서더라도 시장 상황을 살핀 뒤 올 하반기에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여기어때가 CVC캐피탈 한국 사무소 입장에서 중대한 의미를 갖는 포트폴리오라는 점에서 더욱 신중을 기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CVC캐피탈은 IMF 외환위기 직후부터 국내에서 투자 활동에 본격 나섰다. DM푸드, 해태제과, CJ CGV, 머큐리, 대유위니아, KFC코리아 등에 투자했다. 매번 양호한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포트폴리오 기업이 법정관리에 돌입한 경우도 있었다.

이는 투자심의위원회가 한국 투자를 보수적으로 검토하는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IB업계 중론이다. 최근 CVC캐피탈 한국 사무소는 이 대표 체제에서 딜을 꾸준히 검토하지만 투자심의위원회 통과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한국 사무소 입장에서는 향후 활발한 투자 행보를 위한 힘을 얻기 위해서라도 여기어때 엑시트 성과가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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