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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 글로벌 투자 리포트]한투파, 키맨 3인 3색 '호경식·이상우·김종현'②중국·미국·싱가포르 개척 진두지휘, 컨설팅·산업계·연구원 출신 다양

이명관 기자공개 2023-04-14 08:11:21

[편집자주]

국내 벤처캐피탈(VC)이 새로운 투자 기회를 찾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유행 이후 주춤했던 글로벌 투자가 다시 기지개를 켜는 모양새다. 국내 VC들은 해외법인을 통한 진출뿐만 아니라 현지 투자회사와 협업를 통해 딜(deal)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더벨은 국내 VC들의 해외 투자 현황과 성과, 키맨, 전략 등을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2일 07: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중국과 미국, 싱가포르에 거점을 마련하고 해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주목할 점은 거점별로 현지 개척부터 안정기로 접어든 지금까지 인사이동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중국은 호경식 상무, 미국은 이상우 상무, 싱가포르는 김종현 상무가 각각 담당하고 있다. 이들 삼인방은 한국투자파트너스의 해외 투자 키맨(key man)으로 꼽힌다.

◇중국 개척 호경식 상무, 컨설팅부터 벤처캐피탈리스트까지

2008년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처음 해외로 향했다. 행선지는 중국이었다. 중국 시장이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자, 직접 사무소를 내고 현지에 진출키로 했다. 당시 조직을 세팅하고, 네트워크를 쌓아 올릴 사람이 필요했다. 적임자로 꼽힌 이가 호경식 상무(사진)다. 도전에 주저함이 없었던 호 상무의 이력을 감안한 결정이었다.

호 상무는 1997년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액센츄어(옛 앤더슨컨설팅)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액센츄어는 글로벌 컨설팅 회사로 경영학과를 졸업한 그에겐 최선의 선택지였다.

누군가에겐 꿈의 직장으로 불리는 컨설팅회사였지만, 호 상무의 성격과는 다소 맞지 않았다. 컨설팅 회사는 조언과 제안으로 업무가 끝난다. 도전정신이 강했던 그에게 역동성에 대한 갈증이 커졌다. 결국 그는 3년만에 과감하게 회사를 그만뒀다.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택한 그의 다음 도전은 창업이었다. 2000년 인터넷 열풍을 타고 기회가 있다는 판단 아래 회사를 차렸다. 벤처캐피탈(VC)과 접점이 생긴 것도 창업을 하면서부터다.

VC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투자와 결정, 책임, 파트너십, 성장 등이다. 호 상무는 VC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호 상무의 결단은 빨랐다. 창업한 지 얼마되지 않아 창업회사를 정리하고 VC업계에 발을 들여놨다. 그가 입사한 곳은 한국투자파트너스였고, 20여년 간의 동행이 시작됐다.

경영진은 새로운 도전을 마다하지 않았던 호 상무를 중국 사무소를 이끌 적임자로 판단했다. 진취적인 성향이 강했던 호 상무도 경영진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당시 그는 35살의 젊은 벤처캐피탈리스트였다. 중국행 비행기에 오른 그에게 새로운 도전이 시작된 것이다.

호 상무는 '현지화' 전략을 통해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바닥부터 네트워크를 다지면서 중국 고유의 산업 생태계를 이해하고, 흐름을 꿰뚫어 보는 안목을 기르기는 게 장기적 관점에서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인력 구성부터 운영 시스템까지 전 영역에 중국 맞춤형 경영전략을 입혔다.

가장 먼저 로컬팀을 꾸렸다. 투자 활동과 펀드 결성, 리스크 관리, 투자 관리가 원스톱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시스템을 구축하면 이후 부터는 순리대로 흘러갈 것으로 판단했다. 이 같은 그의 선택은 결과로 증명됐다. 중국 현지에서 다양한 섹터에 투자하고 경험이 쌓이자 우수한 기업들을 선별하는 안목이 높아졌다. 중국 현지 기업들과의 협업의 수준도 높아지면 단순 투자를 넘어 경영 전략을 함께 공유하는 파트너 관계로 발전했다.

의미있는 회수 성적들이 그 증거다. 중국 모바일 결제 VAN 사업자 'Duolabao Science&Tech (이하 Duolabao)' 투자 건을 비롯해 중국 모바일 빅데이터 솔루션 업체 '완카(Wanka Online)'와 마케팅 클라우드 서비스 플랫폼 기업 '웨이몹(Weimob)'이 대표 사례로 꼽힌다.

Duolabao 투자로 1년 6개월만에 투자금 대비 4배의 수익을 올렸다. 모바일 결제 시장이 확대되면서 덩달아 몸값이 뛰었고, 빠르게 회수할 수 있었다. 시장 흐름을 읽은 성공적인 투자 사례가 됐다.

2018년 홍콩 증시에 상장한 완카는 회수가 진행 중이다. 현재 회수 물량을 기준으로 보면 3배 이상의 멀티플 성적도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완카 투자는 호 상무의 저돌성이 만들어낸 딜이다. 중국 인터넷 업체 '바이두(Baidu)'에서 휴대폰 제조사와 협업을 총괄하던 핵심 인력 2명이 나와 창업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신속하게 현지 네트워크를 가동했다. 곧 투자 미팅 자리가 만들어졌고 투자 계약까지 체결됐다. 이후 꾸준히 네트워크를 유지하며 팔로우온 투자까지 단행했다.

3.2배 수준의 멀티플로 엑시트한 웨이몹 투자는 위챗 생태계를 꾸준히 모니터링하는 과정에서 기회를 잡았다. 이미 충분히 학습이 된 시장인 만큼 투자 검토에 나선지 2주만에 1000만달러를 건냈다. 웨이몸은 2019년 1월 홍콩에 상장됐고, 이후 엑시트까지 속전 속결로 마무리됐다.

◇미국 투자 선봉장 '이상우 상무'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올해 미국 시장 공략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3000억원 규모의 현지 투자 전용 펀드를 결성해 이전보다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재 미국 공략의 진두지휘하고 있는 인물은 바로 이상우 상무(사진)다. 이 상무는 2016년 한국투자파트너스가 미국 실리콘밸리에 법인을 세우고 현지 공략에 나서기 시작할 때부터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이 상무는 서울대학교 제어계측공학과 석사학위을 받은 이후 삼성전자, 다산네트웍스, 엔씨소프트 등 산업계에서 커리어를 쌓았다. 각종 개발 및 연구를 담당하며 IT 관련 전문가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특히 이 상무는 한국투자파트너스로 합류하기 전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중국 현지 모바일 부가서비스 업체의 대표를 지내며 해외 시장에서 사업 경험을 쌓았다. 다양한 경험을 두루 쌓은 그가 한국투자파트너스에 합류한 시기는 2014년이다. 이후 전공을 살려 관련 분야 투자업무를 담당했다. 그러다 2016년 미국 시장 개척 임부를 부여받았다.

이 상무는 한국 벤처펀드가 실리콘밸리에 투자하는 것에 회의적인 시선이 많았던 시절부터 기업 발굴과 심사 등을 주도해온 인물이다. 한국투자파트너스가 이 상무를 미국 시장 공략의 선봉장으로 발탁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이 상무는 지금까지 나름 의미있는 트랙레코드를 쌓았다. 4배의 멀티플로 엑시트 한 수술용 로봇개발 미국기업 '오리스헬스(Auris Health)'가 대표적이다.

투자를 검토한 2015년 즈음 오리스의 기업가치는 1억5000만달러 수준이었다. 헤지펀드 투자 이후 기업가치는 3억달러 이상으로 치솟았다. 두 배 넘게 기업가치가 뛰었지만 한국투자파트너스는 투자를 단행했다. 몇몇 국내 VC들과 2015년, 2017년 두 차례에 걸쳐 총 1200만달러를 집행했다.

이들이 베팅할 수 있었던 건 로보틱스 수술 플랫폼의 성장 가능성이었다. 수술 트렌드가 비침습으로 옮겨가면서 자연스레 로보틱스에 대한 수요가 커지는 양상이다. 경쟁 제품 대비 퍼포먼스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가격을 대폭 낮춘 것도 경쟁력으로 꼽혔다. 결과적으로 투자 당시 예상이 적중했고, 3년여 만에 4배의 수익을 안겨줬다. 존슨앤존슨(J&J)가 로보틱스 수술 시장 공략을 위해 오리스를 전격 인수하면서다. 당시 오리스 M&A 거래 규모는 34억달러에 이르렀다.

이외에 호주 바이오기업 엘라스타젠(Elastagen), 미국 자율주행 인공지능(AI) 회사인 팬텀AI(Phantom AI), 미국 데이터 스토리지 솔루션 기업 파빌리온 데이터시스템즈(Pavilion Data Systems)도 이 상무가 발굴한 딜이다.

◇동남아 책임자 김종현 상무

한국투자파트너스의 또다른 해외 투자 거점은 싱가포르다. 싱가포르를 거점으로 동남아시아 지역에 대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 싱가포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전역에 걸쳐 지역도 다양하다.

싱가포르 법인을 설립한 시기는 2019년이다. 중국과 미국과 비교하면 동남아시아 지역 투자에 힘을 주기 시작한 시기는 상대적으로 늦다. 법인 설립과 함께 본격적으로 투자에 나선 시기는 2020년부터다. 2019년 법인을 설립했지만, '벤처캐피탈 펀드 매니저(VCFM)' 라이선스 취득까지 2~3개월 가량 소요됐다.

한국투자파트너스가 현지법인 설립에 나서면서까지 동남아시아 공략에 공을 들이는 것은 지역별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이었다.

그동안 중국지역 투자에 집중한 경향을 보였다. 국가별 투자현황을 보면 중국 투자비중이 절반을 넘어 절대적이다. 다음으로 투자가 많은 곳은 미국과 유럽이다. 미국과 유럽 투자 비중도 30%에 육박한다. 동남아시아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아직 미흡한 수준이다.

당시 한국투자파트너스의 동남아시아 투자 전략은 명확했다. '핀테크' 중심의 투자처 발굴이었다. 그 일환으로 김종현 상무(사진)를 싱가포르 법인장으로 임명했다. 당시 김 상무는 한국투자파트너스 내에서 핀테크 투자팀을 이끌었다.

사실 김 상무는 벤처캐피탈리스트 이전에 연구자였다. 금융과 IT 분야를 담당했다. 연장선에서 그는 비트코인이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될 때 관심을 갖고 보고서를 쓰기도 했다. 그는 삼성경제연구소와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서 연구원 생황을 했다. 그러다 KTB네트워크(현 우리벤처파트너스)를 통해 VC업계에 입문했다. 이후 미래에셋벤처투자를 거쳐 2016년 한국투자파트너스에 합류했다.

한국투자파트너스의 동남아시아 지역 대표 포트폴리오로는 △베트남 전자상거래 플랫폼 티키(Tiki) △베트남 모바일 콘텐츠 스타트업 아포타(Appota) △싱가포르 클라우드 스타트업 구쉬클라우드(Gushcloud) △인도네시아 헬스케어 스타트업 헬로닥(Halodoc) △태국 핀테크 기업 래빗(Rabbit Internet)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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