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원 K-가전 기술]위니아, '모빌리티 DNA' 발휘? 카어플라이언스 도전장⑭현대차 등 완성차와 협업…대유에이텍·에이피 등 자동차 R&D 보유역량 강점
손현지 기자공개 2023-04-18 13:05:43
[편집자주]
가전업계가 소비 절벽에 부딪혔다. 위기를 타개할 방법은 뚝심 있게 개발해온 '기술' 경쟁력과 오랜 기간 다져온 '제조 공정' 노하우다. 불황 속 고군부투하고 있는 국내 생활가전·보일러 10곳 업체를 선정해 생산현장과 연구개발(R&D) 현장에서의 생생한 노력들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4일 13시4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위니아의 기술개발(R&D) 방향의 핵심 키워드 중 하나는 '카 어플라이언스(Car Appliance)'다. 가전제품과 자동차간 융합을 통해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찾아내겠다는 목표다. 물론 그간 모빌리티와는 접점이 많지 않았기에 의아한 부분도 없지 않다. 김치냉장고 '딤채'의 시장 경쟁력은 입증했을지라도 자동차 융합 제품을 만들어낸 전적이 없었다.놀라운 반전은 최근 현대자동차 등 완성차 업체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가전회사가 바로 위니아라는 점이다. 위니아의 경쟁력은 무엇일까. 카 어플라이언스 개발 책임자인 김동원 R&D센터장(상무)를 만나 전략 방향성에 대해 들어봤다.
자동차 전기장치(전장) 분야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기업들이 일찍이 뛰어들어 전 밸류체인을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확보한 상태다. 지난 3일 성남에 위치한 위니아 R&D 종합센터에서 김 상무를 만나 자동차와 융합한 가전 기술을 구상하는 배경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모빌리티는 위니아 그룹의 모태입니다."
김 상무가 밝힌 카 어플라이언스 시장 진출 소회는 도전보단 '필연'적인 느낌이 강했다. 현재 위니아의 성남 R&D 센터에는 가전 R&D 뿐만 아니라, 계열사 대유에이텍, 대유에이피, 대유이피 등 자동차 R&D 조직들도 함께 입주한 상태다. 이들은 서로 얼굴을 맞대며 기술 교류를 하고 있는 만큼 '가전-자동차' 콜라보 방향성은 자연스런 결과물이다.
김 상무는 "두 R&D 조직이 한 달에 한 번씩 기술교류를 하고 있다"며 "전기차에 냉장고를 탑재하는 등의 다양한 시도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김치냉장고 출시(1995년)보다도 앞선 1993년, 자동차 공조기술력을 바탕으로 가정용 에어컨으로 업계에 눈도장을 찍었다. 업계 최초로 SCC(Super Compact Condenser) 실외기를 가정용 에어컨에 적용해 최적의 유로 시스템을 장착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뒤에서야 김치냉장고 '딤채' 브랜드가 탄생했다. 열에 민감한 식품 보관을 가능케 하는 독보적인 탑쿨링 기술력을 바탕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한 결과 28년간 시장점유율, 브랜드순위 1위를 꿰찼다.
위니아는 최근 현대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과 차량용 가전기술을 어떻게 상품화할 지 고민하고 있다. 위나아그룹 자동차 관계사들은 현대차의 1차 벤더사들이다.
김 상무는 "오히려 중견기업 규모로서의 장점이 크다, 완성차 업체와 협업하기 좋은 조건"이라며 "삼성이나 LG 등 대기업들은 사업의 전 프로세스를 주도하려고 한다면 위니아는 (갑의 위치가 아니라) 동등한 협력사의 입장에서 논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상무는 삼성전자 출신의 가전제품 개발 엔지니어다. 삼성 로봇 청소기 초기개발 멤버이기도 하다. 김 상무는 과거를 회상하며 "로봇 청소기가 처음 2000대 생산할 때쯤이었는데 100만대 만들겠다고 했다가 주위에서 비웃음을 사기도 했다"고 과거를 회상하기도 했다.
2013년 위니아로 자리를 옮긴 후에는 밥솥 '딤채쿡' 개발로 또 한번 혁신의 선두에 섰다. 딤채쿡은 가전업계 최초로 면상 발열체 필름형 기술로 탄생한 제품이다.
김 상무는 "당시 협력사랑 밤새다시피 밥솥 보온 유지방안을 고민했고 최종 양산했다"며 "이후로는 공조 사업을 다시 리부트해보자는 판단으로 공기청정기, 에어컨 등 다양한 가전제품 확장에 주력해왔다"고 말했다.
위니아 R&D조직의 장점으로 '매트리스' 운영방식을 꼽았다. 연구원수가 한정적이다 보니 시장수요에 따라 직군별로 유연하게 이합집산할 수 있는 체계다. 삼성이나 LG 등 대기업과 달리 직군별로 이동이 자유로운 게 장점이다.
김 상무의 제품 개발 스토리를 들으며 '신뢰성 실험실'도 들렀다. 온도나 습도 등 국가별로 다양한 환경에 따른 제품과 부품 변형여부를 체크하는 공간이다. 제품 실험을 할 수 있는 큰 챔버 두개가 눈에 띄었고, 안쪽에는 부품단을 평가하기 위한 엑스레이, 무기물 성분분석 장비 등이 보였다.
김 상무는 "부품 신뢰성이 확보가 되지 않으면 조립된 전체 완성품 신뢰성도 잃는 것"이라며 "냉장고만 하더라도 몇 백개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품질 검증을 위해선 중요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국제 표준 요건에 맞춘 KS, ISO 등의 기준들도 갖추고 있다. 국가 공인인증기관에 별도로 의뢰하지 않더라도 위니아 자체 실험만으로 품질을 인정받을 수 있는 체계다. 높은 신뢰성 수준을 만족하기 위한 실험 방법이나 표준 수치들을 자체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위니아 R&D센터 한 관계자는 "해외선적 운송 과정에서도 제품 이상이 생기지 않는지 체크하고 있다"며 "전자파나 전원에 공급되는 노이즈들이 제품에 미치는 영향 등도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호반 견제' 연대 본격화…㈜LS-대한항공 '지분동맹'
- 되찾은 12%…한진칼, 정석기업 지배 구조 '공고히'
- 현대로템, K2가 끌고간 디펜스솔루션…추가동력도 '탄탄'
- '남은 건' STS뿐…현대비앤지스틸, '외연 축소' 현실화
- [이사회 분석]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 포스코 지분율 70%로 '급증'...이사회 구조는 유지
- [i-point]미래컴퍼니, 북아프리카 신시장 개척 본격화
- [i-point]폴라리스오피스,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744억 기록
- [i-point]더바이오메드, 치주질환 조기진단 플랫폼 공동개발 MOU
- 채비, 인도네시아 Helio와 전기차 충전 인프라 MOU
- [i-point]엔에스이엔엠, FMC 만찬회서 '어블룸' 글로벌 비전 선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