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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로 읽는 삼성전기 50년]첨단부품 독립 넘어 글로벌 전장 리더로①TV 부품에서 전장용 MLCC·기판 사업 중심축 이동

김혜란 기자공개 2023-04-20 10:23:59

[편집자주]

삼성전기가 올해 출범 50주년을 맞았다. 1973년 일본 산요전기와의 합작으로 설립한 삼성전기는 삼성그룹 전자계열사 3사 중 하나이자 글로벌 전자부품회사로 굳건히 자리를 잡았다. 오늘날 국내 대표적인 스마트폰·TV·PC·자동차 부품·소재 전문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 끊임없는 실험과 진화의 역사가 있었다. 삼성전기가 지나온 50년의 변화상을 데이터로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8일 15:4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제 삼성전기를 자동차 부품회사로 생각해달라."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회사 정체성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전기'라는 사명 탓에 전선기업 아니냐는 오해를 받을 만도 하지만 여기에서 전기(電機)는 전자기기를 뜻한다. 영문명으로는 Electro(전기) Mechanics(기계)다. 사명처럼 삼성전기는 전자기기에 들어가는 전자부품 전문기업으로 50년간 자리를 굳건히 지켜왔다.

50년 동안 줄곧 전자부품을 생산했지만, 제품 포트폴리오는 드라마틱하게 바뀌었다. 과거엔 TV와 라디오에 들어가는 전자부품을 생산했다면 지금은 PC와 스마트폰, 자동차까지 전자제품의 진화에 맞춰 제조 부품 역시 달라졌다.

1973년 일본기업과의 합작회사로 출범한 삼성전기의 지난 50년은 곧 한국 전자부품 기술 독립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삼성전기는 미래자동차 시대를 맞아 글로벌 전장(자동차전자장비) 부품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일본 기업과의 합작사로 출발→'삼성전기'로 독립

삼성전기는 1973년 일본산요전기와의 합작회사 '삼성산요파츠'로 출발했다. 지금의 간판으로 바꿔 단 시점은 일본 산요 측 지분까지 모두 사들인 1987년이다. 이전까지는 일본과의 합작사를 운영하면서 기술 자립의 토대를 다지는 시간이었다.

설립 초기엔 오디오와 비디오 부품 생산에 주력했으나 1980년대 들어 컴퓨터부품으로 사업영역을 다각화하고 1988년 국내 최초로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개발하면서 포트폴리오를 넓혔다.

결과적으로 한때 일본 기업의 기술에 의지해야 했던 삼성전기는 기술 독립을 이뤄냈고 오늘날엔 일본 부품 업체와 어깨를 견줄만한 글로벌 리더로 성장했다. 현재 MLCC 시장은 삼성전기와 일본의 무라타(Murata), 다이요 유덴(Taiyo Yuden), TDK 등 네 업체가 과점하는데, 삼성전기가 세계 시장점유율 24%로 2위다. 1위는 34%를 차지하는 일본 무라타다. 삼성전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일본 업체다.

삼성전기가 글로벌 전자부품 회사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건 끊임없는 사업 재편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수익성 낮은 사업부문을 정리하고 고부가가치 포트폴리오 위주로 사업을 효율화하려는 노력이 있었다.


특히 2015년 이후 의미 있는 사업 구조조정을 단행했는데, 디지털모듈사업부문(현 광학통신솔루션 사업부) 내 파워모듈(전자기기 전원공급부품), 전자튜너(영상송신 변환장치), 전자가격표시장치(ESL) 등 3개 사업부문을 분사시킨 게 대표적이다. 이는 한때 주력이었던 TV부품 사업 시대가 저무는 것임을 의미했다. 그리고 전장용 MLCC와 5세대 이동통신(5G) 통신모듈 사업을 키우는 데 사업 전략의 초점이 옮겨갔다.

사업구조 재편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MLCC와 반도체 기판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분야에서 전장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 글로벌 전장용 FC-BGA 시장에서 1위에 오른다는 목표를 세우고 최근엔 자율주행차 운전자보조시스템(ADAS)용 FC-BGA도 새롭게 선보였다. 1999년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자동차부품제조업 매출 비중은 2.52%에 불과했으나, 이제는 전장 부품 전문기업을 내세울 정도로 자동차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현재 사업부별 매출 비중을 보면 MLCC를 생산하는 컴포넌트 사업부가 44%, 카메라·통신 모듈을 제조하는 광학통신솔루션사업부와 반도체패키지기판이 주력인 패키지솔루션 사업부는 각각 34%, 22%를 차지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전장, 서버용 MLCC가 핵심 사업 부문으로 성장한 것이다.
출처:삼성전기 지속가능성보고서

◇이익잉여금 25년만에 18배

삼성전기가 세계 부품시장에서 반열에 올라서기까지 재무적으로는 얼마나 성장했을까. 사업보고서가 공개되기 시작한 1998년 삼성전기의 매출은 연결회계기준 약 2조5390억원이었다. 지난해 매출은 9조4255억원으로 지난 약 25년 사이 외형이 4배 가까이 성장한 셈이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1781억원에서 1조1828억원 7배 가까이 뛰었다.

순이익을 벌어서 자본으로 축적한 것을 의미하는 이익잉여금을 보면 변화가 더욱 도드라진다. 1998년 약 1300억원이었던 잉여금은 작년 말 기준 약 2조3000억원으로 17.7배 증가했다.

이 외에도 다양한 데이터들이 삼성전기의 변화상을 말해준다. 매출과 에비타(상각전영업이익), 캐펙스(설비투자액) 등에서 숫자 변화를 들여다보면 50년간 삼성전기가 어떤 성장스토리를 그려왔는지 알 수 있다. 지분 23%를 보유한 최대주주이자 모회사인 삼성전자 의존도를 얼마나 줄였고 해외 매출처 다변화를 어떻게 이뤄냈는지도 삼성전기의 변화상을 말할 때 중요한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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