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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사 재무분석]에이치라인해운, 내재된 '대주주 리스크'③한앤컴퍼니, 투자회수 지연…배당정책·매각 향방 등 불확실성 상존

고진영 기자공개 2023-04-24 07:21:31

[편집자주]

비상장사는 공개하는 재무정보가 제한적임에도 필요로 하는 곳은 있다. 고객사나 협력사, 금융기관 등 이해관계자들이 거래를 위한 참고지표로 삼는다. 숨은 원석을 찾아 투자하려는 기관투자가에겐 필수적이다. THE CFO가 주요 비상장사의 재무현황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8일 15시38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이치라인해운은 사모펀드의 개입으로 만들어진 회사다. 사모펀드운용사 한앤컴퍼니가 유동성 위기를 겪던 한진해운에서 전용선사업부를 사들여 설립했다. 처음부터 '투자금 회수'라는 명확한 목적을 품고 탄생했다는 뜻이다.

이미 수차례 상장을 통한 엑시트를 시도했으나 증시 불안 등으로 무산되기도 했다. 에이치라인해운으로선 대주주의 회수전략에 따른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셈이라고 볼 수 있다.

에이치라인해운은 '한앤코호라이즌홀딩스→한앤코마린인프라스트럭쳐홀딩스→에이치라인해운'으로 이어지는 지분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4월 한앤코마린인프라스트럭쳐홀딩스(소멸회사)를 에이치라인해운(존속회사)이 흡수합병했고, 한앤코호라이즌홀딩스가 에이치라인해운 지분 100%를 가진 구조로 바뀌었다. 한앤코호라이즌홀딩스는 한앤컴퍼니가 설립한 특수목적회사다.

지분구조를 재편한 이유는 엑시트 전략 때문이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는 보통 상장 또는 재매각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한다. 그런데 2021년 10월 한국거래소가 'PEF 지배기업 상장심사 가이드라인'을 통해 지적한 7개 문제사항에 'PEF 지배기업의 복층 SPC 구조' 포함됐다. 이 가이드라인에 맞춰 한앤컴퍼니가 지분구조를 단순화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앞서 한앤컴퍼니는 2018년 상반기에 기업공개(IPO)를 착수했었다. 당시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가 주관사를 맡았다. 넷마블 IPO를 이끌던 인력을 영입해 IR실을 새로 꾸리는 등 상당히 공을 들였던 작업이다. 하지만 해운업황이 좋지 않았던 데다 증시 불안이 걸림돌이 되면서 상장 계획을 미뤘다. 2021년 다시 IPO를 검토했지만 해운운임 전망이 문제되면서 재차 연기됐다.

엑시트 지연은 에이치라인해운의 재무에도 불안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배당 확대 등 한앤컴퍼니가 투자대금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재무적 부담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앤코호라이즌홀딩스가 인수금융과 관련해 감당하고 있는 차입 규모는 8000억원엔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한앤코마린인프라스트럭쳐홀딩스가 5000억원, 에이치라인해운이 2500억원을 나눠 차입하고 있었으나 작년 지분구조 재편과 함께 리파이낸싱이 이뤄졌다.

실제로 에이치라인해운은 2017년 중간배당으로 273억원, 2018년에는 연차배당으로 1600억원을 대주주에 지급했다. 배당금 지급이 현금흐름에 미친 영향을 보면, 2017년 영업활동현금흐름이 1000억원 이상 증가했지만 현금성자산은 270억원 정도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배당금 지급과 차입금 상환 등을 포함한 재무활동으로 3500억원가량이 유출된 탓이다.


2018년의 경우 배당금이 나가면서 잉여현금이 바닥났다. 영업현금흐름이 2180억원으로 전년보다 700억원 이상 줄었을뿐더러 유형자산과 무형자산취득으로 1680억원을 지출한 해였다. 이후 500억원 남짓이 남았는데 여기서 1600억원을 배당으로 줬기 때문에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 1098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잉여현금 부족은 차입금이 채웠다. 차입으로 약 5500억원이 유입된 덕분에 현금성자산은 증가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 2018년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에이치라인해운의 현금성자산은 1669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이후론 배당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2019년부터 배당금 지급액이 0원을 유지 중이다. 배당을 할 여력도 충분치 못하다. 성장세를 지속하기 위한 신규 수주에 공을 들이면서 선박 건조 등 투자 부담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2026년까지 총 4조원가량을 건조대금으로 써야하기 때문에 당분간 빠듯한 곳간 사정이 불가피하다.

업계 관계자는 "에이치라인해운은 현재 상장보다는 매각 타이밍을 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배당정책도 있지만 대주주 엑시트 전략으로 경영권 변동 등 재무구조에 영향이 갈 수 있기 때문에 불확실성을 안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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