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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잠식 HDC신라면세점, '모기업 수혈' 지분구조 바뀌나 '호텔신라·HDC' 합작사 최대 위기, 절실한 자금수혈 '정리해고' 등 만지작

김선호 기자공개 2023-04-24 07:12:30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9일 13: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타격으로 자본잠식에 빠진 HDC신라면세점이 인력 구조조정과 함께 모기업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생존 전략을 제시했다. 다만 유상증자가 진행될 경우 모기업 호텔신라와 HDC간 입장차가 있는 만큼 지분율에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HDC신라면세점은 최근 작년 하반기 이후 자금시장이 악화되면서 재무적 어려움까지 가중되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 중 정리해고를 포함한 감원조치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사내망에 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희망퇴직 규모 등 구체적인 사항은 결정되지 않았다.

이와 함께 생존을 위한 특단의 조치로 모기업 지원 확대와 일부 저효율 매장 축소 개편, 구조조정을 통한 인건비 절감 등 3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비용구조 개선을 통한 고정비용 최소화가 목적이다. 이중 모기업 지원 확대가 주목을 받았다.

자본잠식에 빠진 HDC신라면세점이 가장 절실한 건 자금이다. 2020년부터 적자경영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593.81%까지 치솟았다. 2021년 468.54%에서 1년 만에 2125.27%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2022년 유동자산과 유동부채는 각각 1382억원, 2276억원을 기록했다. 부채가 자산을 넘어선 자본잠식에 빠진 상태다. 사실상 국내 면세점이 코로나19 이전 만큼 시장이 회복될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에 자력으로 재무악화를 방어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재무건전성이 악화되는 동안 HDC신라면세점은 별도의 유상증자을 진행하지 않았다. 업계에 따르면 HDC신라면세점 지분 50%씩 각각 보유한 모기업 호텔신라와 HDC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HDC신라면세점은 2015년 5월 설립때부터 호텔신라와 HDC가 공동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대표 또한 호텔신라·HDC 출신의 임원 2명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체제다. 이를 호텔신라 혹은 HDC로 경영을 단일화하자는 의견이 내부에서도 표출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호텔신라로서는 국내에 위치한 시내면세점을 더 확장할 의지가 없었고 이러한 맥락에서 HDC신라면세점의 지분을 늘릴 필요가 없었다. HDC로서는 운영노하우를 지닌 호텔신라와 잡은 맞손을 놓을 이유가 없었다.

이해관계가 이처럼 얽히면서 HDC신라면세점은 코로나19 동안 위기에 따른 타격을 그대로 맞을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모기업의 자금 수혈이 없는 상황에서 생존을 위해 부채를 늘렸고 이제는 비용 절감을 위한 인력 구조조정부터 단행하게 된 양상이다.

HDC신라면세점 측은 모기업 지원을 확대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우기는 했지만 구체적인 사항이 결정되지는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일단은 호텔신라를 통해 면세품 바잉 파워를 유지하고 HDC의 지원으로 임차료를 그나마 절감하는 정도일 것으로 관측된다.

만약 유상증자 등을 진행할 경우에는 지분에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동등한 비율로 유상증자에 참여해야 현 지분율이 유지되지만 호텔신라는 재도약을 이뤄내기 힘든 HDC신라면세점에 자금을 더 투입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HDC신라면세점을 통해 HDC아이파크몰이 임대 수익을 올리고 있는 만큼 HDC의 입장은 호텔신라와 다를 수 있다. HDC신라면세점은 HDC아이파크몰과 2030년까지 임대차 계약을 맺었고 연간 보장 임대료만 84억원에 이른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시장 회복이 어려운 가운데 자금수혈이 이뤄지지 않으면 HDC신라면세점이 사업을 정상 가동하기 힘들 수 있다"며 "이러한 재무악화가 지속될 경우 향후에는 법인을 청산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HDC신라면세점 관계자는 "내부 게시판에 정리해고를 포함한 감원조치 사안이 공지된 것은 사실"이라며 "큰틀에서 모기업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실행 방안은 구체화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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