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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트는 K-순환경제]'바이오가스 베팅' 지엔씨에너지, 15년 만에 빛본다①2008년부터 지속 투자 불구 매출비 작아…작년 말 법안 통과로 기대감 상승

조영갑 기자공개 2023-04-24 07:48:10

[편집자주]

순환경제(Cirucular Economy) 시대가 오고 있다. 자원투입→생산→사용→폐기에서 종결되는 선형경제를 탈피하고, 영속가능한 경제 모델이 글로벌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대기업들 역시 'RE100(100% 전력대체)' 행렬에 동참하고, 코스닥·비상장사들은 폐자원으로 다양한 소재를 뽑아내는 등 K-순환경제가 태동하고 있다. 더벨은 K-순환경제의 가능성과 과제를 동시에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0일 16: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돈 먹던 하마는 '돈 버는 소(cash cow)'로 진화할 수 있을까.

국내 비상·상용발전기 시장 톱티어 공급사인 '지엔씨에너지'가 2008년부터 파종한 바이오가스 발전설비가 발전 용량 확대를 앞두면서 지엔씨에너지의 새 캐시카우로 자리매김할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관련 법안이 지난해 말 통과되는 등 우호적인 환경 역시 조성된 만큼 바이오가스 발전 선도기업으로서 초기시장을 장악하겟다는 포부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엔씨에너지는 올해를 기점으로 회사의 매출구조 축을 기존 비상, 상용발전기 부문에서 바이오가스 등 재생에너지 분야로 '시프트(shift)'하는 리노베이션에 착수한다. 2018년도부터 지자체와 손잡고 구축한 전국 각지의 바이오가스 발전설비의 발전용량을 확대하는 동시에 폐플라스틱 분해과정에서 발생하는 합성가스를 통한 발전사업도 본격 개시한다.

1989년 안병철 대표가 개인 사업자로 설립해 1993년 법인 전환한 지엔씨에너지는 국내 비상발전기 제조 부문의 '히든 챔피언'이다. 30년 이상의 업력을 바탕으로 건물 비상용 발전기를 비롯, 발전소 및 플랜트 용, 선박용 등 다양한 비상발전기를 제작, 공급하고 있다. 팬데믹 장기화의 여파로 전력 소모량이 늘어나면서 비상 전력의 수요가 증가, 지엔씨에너지의 자가 발전 시스템이 주목 받기도 했다. 2013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지엔씨에너지는 바이오가스의 불모지나 다름 없던 국내 발전 시장에 바이오가스 발전 개념을 도입한 선도기업으로 평가된다. 이미 2010년대 중반 창원 덕동 매립가스 발전소, 구미 구포 매립가스 발전소, 수도권매립지 바이오가스 발전소(1.9MW) 등에서 발전사업을 영위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발전기 제작부터 운영, 전기 생산 후 처리 등 턴키공급이 가능한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바이오가스란 음식물 쓰레기, 가축분뇨 등 혐기성 폐기물이 처리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스다. 유독성이지만 후처리를 거치면 도시가스를 대체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로 탈바꿈한다. 바이오가스 선진국인 독일은 약 1만여 개의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고, 덴마크는 도시가스 공급의 25%를 바이오가스로 충당한다. 지엔씨에너지는 2008년 SL바이오가스 발전소 사업을 시작으로 바이오가스 발전사업에 투자를 확대하면서 시장 개화를 타진했다.

2018년을 기점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면서 '스케일업'을 꾀했다. 2018년 8월 여수시 바이오가스 발전소 준공에 이어 2020년 3월 서산시 바이오가스 발전소, 10월 속초 바이오가스 발전소, 10월 화성동탄 바이오가스 발전소를 잇따라 준공하는 등 현재 9개소 7.5MW 용량의 발전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2019년 11억원을 들여 캠비코리아의 지분 20%를 인수, 바이오매스 처리 관련 신기술의 국내 독점 사업권도 확보했다. 캠비코리아는 노르웨이 소재 음식물, 하수처리 분야의 톱티어 기업인 '캠비'의 한국 법인이다. 생활하수, 산업 슬러지를 고압 스팀으로 혐기성 소화시켜 가스 발생량을 촉진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지엔씨에너지는 2030년까지 바이오가스 발전소 30개소 증설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캠비와 손잡고 패권을 거머쥔다는 포부다.
▲지엔씨에너지가 김해시에 설치한 바이오가스 발전 설비(사진=지엔씨에너지 홈페이지)

다만, 아직 발전량이 적어 인풋(Input) 대비 아웃풋(out put)이 미약하다는 것은 지엔씨에너지가 돌파해야 할 과제다. 15년 이상 수백 억원의 투자비용이 집행된 걸로 파악된다. 하지만 시장이 개화하지 못한 탓에 바이오가스 발전사업의 매출액은 총 매출 대비 약 5%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83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주포인 디젤엔진 발전기, 가스터빈 발전기 부문은 지난해 1230억원(75.2%)의 매출을 기록했다.

'천운'인 것은 안 대표가 고대했던 정책적 환경이 우호적으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바이오가스촉진법'이 핵심이다. 통과된 법안에 따르면 법이 시행되면 지자체와 대규모 민간 배출자들은 일정량 이상의 바이오가스 생산을 달성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바이오가스를 발전사업자 등이 활용할 수 있도록 운영 등을 위탁할 수도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바이오가스 발전 설비를 구축하고 있는 만큼 초기 시장을 장악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재생에너지 업계 한 관계자는 "안병철 대표는 국내 바이오가스 발전 사업의 개념이 도입되기 전 사업의 씨앗을 뿌리면서 15년 이상 시장 개화를 기다렸다"면서 "지난해 말 국회에서 바이오가스 촉진법이 통과됐기 그동안 뿌려놨던 재생에너지의 씨앗이 올해부터 만개할 여건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다만, 관련 법의 본격적인 시행이 2026년으로 예정, 매출비가 커지는 시점 역시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지엔씨에너지는 폐플라스틱 열분해 과정에서 발생하는 합성가스(Syngas) 발전사업에도 진출한다. 지난해 초 열분해유 생산 업체 인지이엔티와 업무협약을 맺고, 올 상반기 내 4000MW급 대규모 발전시설을 설치, 발전사업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정확한 투자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송전이 개시될 경우 적지 않은 매출액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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