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JV 돋보기]불편한 동거는 과거로, 금호미쓰이화학 증설투자 집중①미쓰이케미칼, MCNS 지분 6년만에 양수…MDI 증설에 5000억 투입
김동현 기자공개 2023-05-03 10:26:29
[편집자주]
해외 기업과 합작사(JV)를 설립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핵심 기술 확보, 비용절감, 원자재 내재화 등 여러 사업적 요소들을 고려한 끝에 양사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JV를 설립·운영한다. 우리나라 후방산업을 책임지는 석유화학·소재 기업들 역시 마찬가지다. 기술·원재료 내재화를 통해 생산 밸류체인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선진기술을 보유한 해외 기업들과 손을 잡았다. 더벨이 국내 석유화학·소재 기업의 JV 설립 배경, 전략 등을 다각도로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6일 10: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재계순위 50위인 금호석유화학그룹은 1970년 금호타이어와 일본 미쓰이상사·합성고무의 합작사인 한국합성고무공업이 시작이다. 국내 타이어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던 시기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원재료를 자체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한국합성고무공업(1985년 금호석유화학으로 사명 변경)을 설립했다.이후 국내 굴지의 합성고무사로 성장한 금호석유화학은 폴리우레탄의 주원료인 MDI(메틸렌 디페닐 디이소시아네이트)도 내재화하기 위해 다시 한번 미쓰이와 손을 잡았다. 가구·단열재·자동차 내장재 등 전방위적으로 활용되는 폴리우레탄의 원재료를 자체 생산하기 위해 1989년 미쓰이화학과 50%씩 투자해 합작사 금호삼정동압(현 금호미쓰이화학)을 설립했다.
35년 차를 맞은 금호석유화학과 미쓰이의 협력은 한때 지분구조 변화로 '불편한 동거'를 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양사의 합작 관계를 다시 굳건히 하는 중이다. 금호미쓰이화학은 현재 연이은 증설투자로 국내를 넘어 글로벌 메이저 MDI 생산업체로의 성장을 노리고 있다.
◇기술이전으로 확보한 MDI 생산능력
1980년대까지 MDI는 시설투자, 기술 난도 등의 진입장벽으로 미국·유럽 사업자의 벽을 넘기 어려운 시장이었다. 지금도 글로벌 메이저 MDI 업체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바스프(독일), 바이엘(독일), 다우(미국) 등이 대표적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이러한 장벽을 넘기 위해 미쓰이화학과의 협력을 택했다. 1989년 합작법인 금호삼정동압을 설립하고 삼정동압화학(미쓰이화학)과 MDI 기술도입계약을 체결해 기술을 내재화했다.
이후 공장 준공 및 시운전을 거쳐 1996년 3월 생산능력 2만5000톤 규모로 상업운전을 개시했다. 이를 통해 금호석유화학은 당시 바스프가 독주하던 국내 MDI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보하며 바스프와 양분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었다.
기술력을 내재화하며 자신감을 얻은 금호미쓰이화학은 시설증설과 동시에 생산성을 차츰 높여가며 생산능력을 키웠다. 1996년 2만5000톤 규모의 생산능력은 불과 5년만인 2001년 그 규모가 2배 이상 늘었다. 이후 2009년 생산능력이 10만톤을 돌파했고, 2012년 20만톤, 2020년 41만톤 등 증설이 완료됐다.
금호미쓰이화학의 그룹 내 위치는 이사회 변화로도 확인할 수 있다. 금호미쓰이화학은 출범 이후 금호석유화학과 미쓰이화학 출신 인물이 동수를 이루도록 이사회를 구성했다. 각각 공동대표 1인과 사내이사 2인을 배치했다.
이중 금호석유화학그룹의 박찬구 회장은 2004년 금호미쓰이화학 사내이사로 처음 이름을 올리며 양사 협력의 중심에 있었다. 금호석유화학이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부터 경영분리한 2010년부터는 금호미쓰이화학 공동 대표이사 자리에 앉았고 2021년까지 장기간 재직하며 사업을 직접 지휘했다.
◇금호석화·미쓰이·SK, 짧았던 삼각관계
그러나 여느 합작사들이 그렇듯 금호미쓰이화학을 둘러싼 양사 협력이 늘 순항하진 않았다. 미쓰이화학이 SKC와 합작사 '미쓰이케미칼앤드에스케이씨폴리우레탄(MCNS, 현 SK피유코어)'을 설립한 것이 화근이었다.
MCNS 설립 과정에서 미쓰이화학이 금호미쓰이화학 주식을 현물출자해 금호미쓰이화학이 SK그룹과 금호석유화학그룹의 공동 소속이 됐다. 3사가 폴리우레탄이라는 연결고리를 두고 사업 연관성이 있었지만 미쓰이화학과 먼저 손잡고 있던 금호석유화학 입장에선 '불편한 동거'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다만 3사의 동거는 2021년 SKC와 미쓰이화학이 MCNS 합작 계약을 종결하는 데 합의하며 6년 만에 끝이 났다. 해외 진출에 초점을 둔 SKC와 고부가 수익성 제품에 중심을 둔 미쓰이화학의 사업 방향성이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해 미쓰이화학은 주식양수도계약에 따라 금호미쓰이화학 주식을 다시 소유하게 됐다.
불편한 동거를 끝낸 금호석유화학은 현재 금호미쓰이화학의 추가 증설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9월부터 총 5000억원을 투자하는 증설작업에 돌입했다. 생산능력 20만톤을 추가해 연산 61만톤 규모의 글로벌 메이저 MDI 업체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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