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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 FCF' 삼성전자, 특유 재무전략 바뀌나 현금흐름 악화에도 투자 확대, 배당도…현금흐름 순유출 폭 확대

김혜란 기자공개 2023-05-02 10:33:36

[편집자주]

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잣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현금'이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은 우량기업의 보증수표다. 더벨은 현금이란 키워드로 기업의 재무상황을 되짚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8일 11:0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 악화에도 전년 동기 대비 캐펙스(CAPEX·설비투자액)를 늘리면서 잉여현금흐름(FCF) 순유출 폭이 확대됐다. 이에 따라 2020년 이후 유지됐던 '순현금 100조원'도 붕괴됐다.

1분기 캐펙스가 영업으로 번 돈의 두 배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금흐름 내에서 캐펙스를 커버해 왔던 삼성 그룹 특유의 재무전략이 이번엔 통하지 않았단 얘기다.

◇'순현금 100조' 깨졌다

삼성전자는 27일 컨퍼런스콜(실적발표회)에서 반도체 업황 악화로 DS(반도체) 사업부가 1분기 4조5800억원의 적자를 냈다고 발표했다. 이익이 둔화되자 영업활동현금흐름도 나빠졌다.

1분기 연결회계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6조2900억원 순유입됐다. 전년 말(18조6100억원)보다 순유입 규모가 3분의1로 쪼그라들었고, 전년 동기 대비(10조4500억원)보다도 40%가량 줄어든 것이다.

눈에 띄는 점은 영업으로 번 돈이 줄었음에도 시설투자는 늘렸단 점이다. 투자활동으로인한 현금흐름을 보면 유형자산 증가로 13조2400억원이 빠져나갔다. 작년 말(16조9600억원)보다는 줄었으나 작년 1분기(8조7100억원) 수준보다는 훨씬 투자 집행액이 컸던 셈이다. 배당으로 빠져나간 돈은 1분기에는 없었으나 차입금 9800억원을 갚으며 현금보유액이 줄었다.

순현금은 98조24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0년 이후 매 분기 유지해 왔던 순현금 100조 장벽이 무너진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말까진 순현금이 약 104조원이었다. 삼성전자는 2020년 처음으로 순현금이 100조원을 넘긴 뒤 이를 유지해왔으나 3년 만에 깨진 것이다.
삼성전자 요약현금흐름(출처:삼성전자 IR 자료)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캐펙스와 배당금을 뺀 뒤 남는 돈인 잉여현금흐름(FCF)를 보면 삼성전자의 현재 재무여력이 상당히 타이트함을 알 수 있다. 삼성전자의 FCF를 보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순유출이었다. 2020년만 해도 영업활동현금흐름 약 65조원에 캐펙스 40조원, 배당금지급액 약 9조7000억원으로 버는 돈 안에서 배당과 투자금을 감당하고도 남아 FCF가 15조3400억원 순유입됐다.

하지만 2021년엔 배당 규모가 20조5100억원으로 확 늘어나면서 FCF는 5조2339억원 순유출로 전환됐고 지난해에도 7598억원 순유출되며 마이너스(-)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1분기 FCF의 경우 아직 분기보고서가 공개되지 않아 정확한 규모는 알 수 없으나 1분기에도 영업활동현금흐름 범위를 훨씬 뛰어넘는 규모로 시설투자액이 빠져나간 만큼 FCF는 순유출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배당에 투자까지 돈 나갈 곳은 많은데…FCF 순유출 폭 확대


여기에 삼성전자는 캐펙스를 줄이지 않는다는 방침을 정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컨콜에서 "생산량을 하향 조정하지만 작년과 유사한 규모의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라며 "단기적 시야로 운영하기보다 미래 경쟁력 강화, 시장 리더십 확보를 주요 목표로 하고 있어 지금부터 선제적으로 투자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 한 해 전체 캐펙스는 약 53조원이었는데 올해도 50조원 안팎의 캐펙스 집행이 이뤄질 거란 얘기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분기 배당도 하고 있어 총 2조5422억원이 2분기 투자활동현금흐름에서 빠져나간다. 지금과 같은 반도체 불황이 지속돼 2분기에도 영업이익 감소세가 지속되면, FCF 순유출 기조는 이어지고 보유현금액도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문제는 삼성전자 본사의 곳간 사정은 더 어렵단 점이다. 연결회계기준으로 지난해 말 삼성전자의 순현금은 104조원이지만, 이는 해외법인과 삼성디스플레이 등 자회사까지 따진 전체 곳간의 규모다. 삼성전자 본사만 따지면 3조2917억원으로 뚝 떨어진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첨단공정에 집중하면서 과거보다 설비투자액 규모도 더 커지고 있다"며 "삼성전자 입장에선 투자 규모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결국 투자와 배당은 어느 정도 고정값인 만큼 2분기부터 DS 부문 이익이 얼마나 회복되느냐에 따라 FCF가 개선되느냐, 아니면 순유출 폭이 더 커지느냐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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