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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경영분석]농협금융, 비이자이익·비은행 약점 탈피NH투자증권 등 선방에 순이익 급등…부실여신 급증, 건전성 관리는 과제

김형석 기자공개 2023-05-04 07:38:26

이 기사는 2023년 05월 03일 07: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협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8.8% 급등했다. 비이자이익이 올해 1분기 빠르게 회복세를 보인 덕분이다.

비은행 사업구조 한계를 극복한 모양새다. 비은행 실적 개선으로 농협은행에 치중돼 있던 그룹 순익을 다변화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지난해 실적 악화를 겪은 NH투자증권 등 그룹 내 큰 규모의 비은행 계열사의 선전이 돋보였다.

◇비이자이익 급증에 당기순이익 58%↑

농협금융은 올 1분기 당기순이익 9471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1분기 대비 58.8% 급증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조497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0.37% 증가했다.

수익성을 나타내는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순이익률(ROE)도 상승했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농협금융의 ROA는 0.80%로 전분기 대비 0.34%포인트 상승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 0.29%포인트 상승했다. ROE는 15.77%로 각 5.67%포인트와 4.84%포인트 상승했다. 농업지원사업비 부담 전 ROA와 ROE는 0.87%와 17.14%로 상승했다.

실적 개선의 핵심은 비이자이익이었다. 올해 1분기 농협금융지주의 비이자이익은 7216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3139억원) 대비 129.9% 증가했다. 전분기 1015억원 손실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3개월 새 비이자이익에서만 8231억원이 증가한 셈이다.

비이자이익 증가는 각종 수수료수익이 늘어나고 유가증권 관련 손익 등 개선으로 수익성이 높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이 기간 유가증권 운용손익이 5869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 대비 216.9% 급증했다. 이 외에도 수수료이익도 지난해 1분기 1673억원에서 올해 1분기에는 2019억원으로 늘었다. 수수료이익에는 여신과 외환, 신탁, 대행업무 등에서 발생한 중개 이익이 포함된다.

경쟁 금융그룹 대비 높았던 은행 의존도도 완화됐다. NH투자증권을 비롯해 농협생명과 농협손해보험 등 그룹 내 규모가 큰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 개선 영향이다.

NH투자증권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1024억원) 대비 44% 증가한 1841억원을 기록했다. 보험계열사인 농협생명과 농협손보도 실적을 두 배 이상 끌어올리며 지주 전체 실적 상승에 힘을 보탰다. 올해 1분기 농협생명의 순익은 1146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430억원과 비교해 166%, 농협손보 순익은 789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343억원과 견줘 130% 증가했다.

보험 및 증권 계열사의 순익이 증가한 것은 자산운용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면서 유가증권 매매손익이 대폭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 호조로 그룹 수익 포트폴리오 다변화에도 성과를 냈다. 비은행부문의 그룹 당기순이익 기여도는 1년 만에 27.3%에서 32.3%로 상승했다.

다만 이자이익 감소는 옥에 티다. 역대급 순이자마진(NIM)에도 이자이익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 기간 이자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7.5% 줄어든 2조298억원을 기록했다. 농협은행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비은행 계열사의 이자이익이 감소했다.

이 기간 농협금융의 NIM은 1.96%로 지난해 1분기 1.65%보다 0.31% 포인트 급상승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도 0.21%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예대금리차로 확보할 수 있는 NIM 상승에도 이자이익이 줄어든 데는 무수익여신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농협은행을 제외한 비은행 계열사들이 취급한 여신이 대거 무수익여신으로 분류된 탓이다. 무수익여신이란 차주의 파산 신고 등으로 회수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대출을 말한다. 무수익여신이 증가는 그만큼 농협금융이 보유한 여신의 부실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이 기간 농협금융의 올해 1분기 무수익여신 비중은 1조247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7357억원)보다 비교해 39.3% 증가했다. 고정이하여신 역시 1조255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8.0% 늘었다. 고정이하여신비율 역시 1년 전보다 0.09%포인트 상승한 0.39%를 기록했다.

당장 농협금융이 부실여신 우려가 큰 것은 아니다. 지난해부터 적극적으로 충당금을 쌓았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 기준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은 2932억원으로 경기불확실성 대응을 위한 선제적 충당금 935억원 적립 등에 기인해 전년 동기 대비 2201억원(300.9%) 증가했다. 이 기간 대손충당금적립률은 205.33%로 안정적인 수준이다.

◇농협은행, 이자·비이자이익 동반 성장

농협금융의 핵심 계열사인 농협은행은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 모두 상승하며 실적 성장을 지속했다.

1분기 농협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0.6% 급증한 6721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36.1% 증가한 9583억원이었다.

이자이익은 1조854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8.4% 증가했다. 수수료이익은 20.7% 늘어난 2019억원이었다. 이자이익 증가는 금리 상승에 따른 NIM 상승 영향이다. 이 기간 카드를 제외한 농협은행의 NIM은 0.34%포인트 상승했다.

수수료이익 역시 여신 및 외환이 전년 동기 대비 89.6% 증가한 272억원을 보였다. 신탁(475억원, 22.8%↑)과 대행업무(367억원, 15.1%↑)도 모두 1년 전보다 두자릿수 이상 증가했다. 유가증권 및 외환파생 등 유가증권 운용손익은 전년 대비 363.2% 급증한 1938억원이었다.

다만, 그룹과 마찬가지로 건전성이 악화하고 있는 부분은 악재다. 농협은행의 연체율은 전년 동기 대비 0.15%포인트 상승한 0.34%를 기록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0.04%포인트 오른 0.30%였다. 무수익여신 역시 33.8% 급증한 6611억원에 달했다. 고정이하분류여신을 세부적으로 보면 고정으로 분류된 여신은 전년 동기 대비 34.0% 증가한 4694억원이었다. 회수의문과 추정손실로 분류된 여신 역시 각각 60.7%, 10.8% 늘었다.

농협은행은 여신 부실화를 막기 위해 충당금 적립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1분기 농협은행의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371.7% 증가한 2423억원이었다. 1분기 말 적립된 총 대손충당금은 2조1341억원으로 고정이하여신액의 2.5배에 달한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농협은행의 꾸준한 성장 외에도 NH투자증권 등 비은행 계열사의 성장이 그룹의 당기순이익 증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그간 약점으로 꼽히던 비이자이익 역시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향후 금융당국의 건전성 관리 강화 대책에 맞게 충당금 적립을 강화하는 등 부실여신 관리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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