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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LNG해운 M&A '돈'이 명분이다 [thebell desk]

박창현 M&A부장공개 2023-05-17 08:16:25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6일 07: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수송 선사인 현대LNG해운은 사연 많은 M&A 매물이다. 뿌리는 현대상선의 LNG 전용 사업부다. 현대상선은 2014년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해당 사업부만 떼어내 시장에 내놨다. 최종적으로 IMM컨소시엄이 인수 경쟁의 승자가 됐고 지금까지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펀드 만기가 임박한 IMM컨소시엄은 다시 현대LNG해운을 매물로 내놨다. 다만 기간 산업 특성상 이해 관계자들이 다양한 탓에 M&A 추진을 두고 여러 이슈가 쏟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에너지 안보 이슈가 있다. 경제와 안보 차원에서 전략화물 수송사인 현대LNG해운이 해외로 매각돼선 안된다는 주장이 골자다. 해운·항만·물류 관련 54개 단체가 가입된 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가 여론을 주도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HMM 등판으로 시끌시끌하다. HMM은 현대상선이 모태다. 정부 산하 기관인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파산 직전의 현대상선을 인수하면서 HMM이 탄생했다. 그간 현대LNG해운과 거리를 뒀던 HMM은 최근 들어 인수 의향을 밝히고 본격적인 참전을 준비하고 있다.

두 사안 모두 M&A에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IMM컨소시엄은 현대LNG해운을 팔기 위해 이미 올 3월 예비입찰을 진행했고 현재 해외 원매자들과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 매각을 막자는 주장은 청천벽력이다. 이후 나온 HMM의 등판, 큰 그림이 그려진다.

냉정할 필요가 있다. M&A 시장에서 주장과 명분을 관철시킬 수 있는 유리한 방법은 돈 뿐이다. 즉 인수가격을 통해 그 의지와 명분을 입증하면 된다.

기업의 가치는 먼저 숫자를 통해 증명된다. 재무구조와 수익성 데이터만 있으면 독립적인 기업가치가 산출된다. 여기에 시너지와 파생 효과 등을 감안해 원매자들은 베팅을 한다. 사실상 최저 입찰가는 정해져 있고 여기에 얼마를 더 베팅하냐는 각자의 판단이다.

시장 역학 관계를 고려했을 때 결국 이번 현대LNG해운 M&A는 HMM의 손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장이 우려하는 에너지 안보 이슈를 해소하면서 경제적, 산업적으로도 가장 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HMM이 돈으로 이를 증명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그렇게 에너지 안보가 중요하다면 산업은행과 정부 역시 두발 벗고 나서 인수를 추진하지 않을까.

다만 그게 아니라면 해외 매각에 대한 명분도 용인돼야 한다. HMM의 제시 가격은 그 판단의 근거가 될 수 있다. 아무리 경제적 가치와 안보적 이슈를 고려하더라도 현대LNG해운을 어느 가격 이상에 사면 국가적으로 더 손해라는 기준점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현대LNG해운의 주인은 표면적으로 IMM컨소시엄이지만 직접적으로 돈을 댄 투자자들은 국내 주요 연기금과 공제회들이다. 최대한 높은 가격에 매각해야 국민들에게 돌아가는 몫도 늘어난다.

세상에 명분 없는 싸움은 없다. 그 명분을 어떻게 현실화하고 관철하느냐의 문제다. HMM도 그 싸움에 뛰어들었다. 이제 증명하면 된다. 증명이 어렵다면 깨끗이 물러나면 된다.

나라를 위해, 경제를 위해, 산업을 위해. 그 보이지 않은 대의는 이미 유명무실한 명분이 된 지 오래다. 더 솔직히 그 고고한 대의 조차 이해관계의 한 단면일 뿐이란 걸 어른이 된 우리들은 이제 알아버렸다. 산업은행에, 해양진흥공사에, HMM에, 현대LNG상선은 어떤 의미일까. 증명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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