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글로벌 IR 리뷰]진옥동 회장 첫 무대 일본 '민간외교·신규사업' 성과⑤'일본통' 탄탄한 인맥 할용 민·관 두루 만나…글로벌사업 비은행 확대
고설봉 기자공개 2023-05-19 07:13:05
[편집자주]
글로벌 영토 확장을 위해 금융지주 CEO들이 보폭을 확대하고 있다. 코로나19 종식을 계기로 투자자와 시장 관계자들과 접촉면을 넓히는 모습이다. 완숙기에 접어든 국내 시장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서다. 또 지속 성장의 밑거름 역할을 해줄 투자 유치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이를 위해 CEO들은 글로벌 각지에서 IR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더벨은 금융지주 CEO들의 글로벌 IR 행보와 IR에 담긴 콘텐츠 등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5일 15:2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사진)의 첫 글로벌 투자설명회(IR) 무대는 일본이었다. 진 회장은 취임 직후인 지난달 일본을 방문해 다양한 경제계 인사들을 만났다. 신한금융을 대표하는 일본통인 그는 최근 한일 관계 개선 국면을 맞아 민간 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만큼 이번 진 회장의 방일은 단순한 IR보다 더 폭 넓은 대외 행보였다.◇'일본통' 진옥동의 글로벌 IR 데뷔
진 회장은 지난달 19일부터 21일까지 일본을 방문해 취임 후 첫 글로벌 IR을 진행했다. 방일 기간 진 회장은 기관투자자 대상 투자 유치와 한일 양국 경제의 민간 교류 증진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진 회장은 IR에서 신한금융을 비롯한 한국 자본시장에 대한 일본 기관투자자의 신규 투자 유치와 확대를 위한 노력을 펼쳤다. 신한금융의 핵심 주주인 재일교포 주주들은 물론 일본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기관투자자들을 만났다.
또 일본 금융청을 방문해 신한은행 현지 법인인 SBJ에 대한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미즈호, SMBC, 일본은행(BOJ), 노무라증권, 다이와증권 등 은행과 증권사 관계자들을 차례로 만났다. 이 자리에서 글로벌과 디지털, ESG 등 다양한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더불어 진 회장은 양국 무역 정상화를 위한 수출입 기업 지원 등 민간 교류 활성화 방안도 살폈다. 민간 외교 측면에서 최근 한일간 외교 정상화가 진행되는 과정에 신한금융이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지원책을 찾는 의미였다.
진 회장은 일본 IR에서 “민간 영역에서 다양한 교류가 다시 시작 되면 한일 양국의 관계는 더욱 빠른 속도로 회복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양국이 함께 상생할 수 있도록 신한금융이 초석이 돼 투자, 무역 등 민간 영역의 교류를 활성화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일본 IR에서 진 회장의 역량은 십분 발휘됐다. 진 회장은 오랜 일본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탄탄한 인맥을 구축하고 있다. 특히 일본 금융계 유력인사와의 인맥이 두텁다. 나카지마 준이치 금융청 장관과 히미노 료조 일본은행 부총재를 비롯해 엔도 도시히데·모리 노부치카 전 금융청장, 가토 하루히코 전 국세청장 등 전·현직 관료와는 지금도 깊은 교류를 하고 있다.
민간 부문에서도 일본의 3대 은행인 미즈호파이낸셜그룹의 사토 야스히로 전 회장, 기하라 마사히로 사장, 기타오 요시타카 SBI홀딩스 사장, 고카 노부유키 전 노무라홀딩스 회장 등이 진 회장과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다.
진 회장이 첫 글로벌 IR 일정을 일본에서 시작한 이유도 이러한 자신감 때문으로 보인다. 현지 투자유치를 이끌어 내고 새로운 사업기회도 모색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따른 행보로 분석된다. 실제 이번 방일 과정에서 다양한 금융권 및 경제계 인사들과 미팅을 통해 신한금융의 일본 내 비즈니스 확장과 한일 관계 개선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다.
◇글로벌 사업 '비은행' 새로운 전략 제시…첫 시작은 '벤처투자'
방일 기간 진 회장은 신한금융의 글로벌 사업 네트워크 확장에 대한 새로운 전략도 제시했다. 신한금융의 스타트업 육성 플랫폼인 ‘신한 퓨처스랩 재팬’을 통한 한국 스타트업의 일본 진출 지원과 일본 스타트업 육성 방안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성과도 빠르게 도출됐다. 신한금융은 조만간 한국과 일본의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한-일 크로스보더 펀드를 500억원 규모로 조성할 예정이다. 이 펀드는 한국에서 일본에 진출하는 스타트업 지원과 일본 현지 스타트업 육성을 목적으로 한다.
한국에서는 신한금융그룹 산하 신한벤처투자가, 일본에서는 미즈호은행과 미즈호파이낸셜그룹의 벤처투자회사인 '미즈호 이노베이션 프론티어' 등이 펀드 출자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일본 내 벤처투자 시장 활성화에 발맞춰 신한금융은 선제적으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진 회장의 일본 IR은 향후 신한금융의 비은행 수익 다각화 모델을 가늠할 수 있는 행사였다. 그동안 신한금융의 비은행 핵심 사업은 카드와 증권, 캐피탈 중심으로 운영됐다. 2020년 들어 보험업이 강화됐고, 벤처투자도 서서히 기지개를 펴고 있다.
신한금융은 차세대 유니콘 기업 발굴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유망 스타트업을 육성해 금융그룹 주도의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고 플랫폼 연계를 통한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신한금융은 최근 그룹의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인 ‘신한 퓨처스랩’ 9기 참여 기업으로 35개 스타트업을 선발했다. 기존 디지털 분야뿐만 아니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교육, 채용 등 비(非) 디지털 분야 기업도 포함해 향후 투자 연계를 통한 동반성장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진 지난달 31일 신한 퓨처스랩 9기 웰컴데이에서 “신한 퓨처스랩 동문기업들이 자긍심을 갖고 성장할 수 있는 혁신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신한금융은 신한 퓨처스랩 일본을 통해 국내 스타트업과 일본 벤처 생태계의 연결 및 확장을 돕고 양국이 함께 미래 산업을 주도하며 성장하는 민간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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