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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컨더리펀드 VC 열전]퀀텀벤처스, LP유동화 펀드 키워드 '자유도'⑪100% 민간 출자자로만 300억 모집…타깃은 구주 아닌 LP 지분

이명관 기자공개 2023-05-22 08:42:14

[편집자주]

지난해 하반기부터 벤처캐피탈(VC) 시장이 급속도로 위축되자 세컨더리펀드가 재조명 받고 있다. 기업공개(IPO) 시장 악화에 따른 대안으로 중간 회수 시장 활성화가 과제로 떠오른 것과 맥을 같이 한다. 그동안 국내 세컨더리펀드 규모는 등락을 거듭하며 성장했다. 전문성과 노하우를 쌓으면서 두각을 나타내는 하우스도 나타나고 있다. 더벨은 주요 VC의 세컨더리펀드 트랙레코드와 운용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7일 08: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퀀텀벤처스코리아가 세컨더리 전문 펀드를 만들었다. 최근 시장 상황이 나빠지면서 세컨더리 시장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는데, 이에 한 발 앞서 결성을 끝마치고 투자처 발굴을 진행 중이다. 여타 운용사들과 달리 한 걸음 빠른 모습이다.

글로벌 유동성 감소와 금리인상 등의 이유로 기업들의 시장가치가 하락중인 상황에서 세컨더리 펀드 결성을 준비 중인 곳들이 다수다. 발빠르게 펀드를 만든 퀀텀벤처스코리아에 기회가 될 전망이다.

주목할 점은 '자유도'다. 출자자 중 모태펀드를 비롯한 정부기관은 없다. 퀀텀벤처스코리아는 민간에서 LP를 모집했다. 펀드 운용전략 측면에서 볼때 따라야 할 조건들이 없는 셈이다. 제약이 없는 만큼 자유롭게 펀드 운용 전략을 짤 수 있다.

◇준비 기간 1년, 시장 니즈 알아본 '혜안'

퀀텀벤처스코리아는 4년차를 맞이한 신생 운용사다. 지난해 운용자산(AUM) 2000억원을 넘어서며 꾸준히 몸집을 키워나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AUM은 2673억원이다. 대형 펀드는 없지만, 중소형 벤처펀드를 주력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시장의 니즈를 파악해 펀드 운용전략을 짜는 '감'에 있어서는 정평이 나있다. 신생사임에도 빠르게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연장선상에서 눈길을 끄는 펀드가 하나 있다. 퀀텀벤처스코리아가 지난해 말 결성한 세컨더리 펀드 '퀀텀세컨더리제1호'다. 규모는 296억원이다.

올해 들어 VC업계에선 세컨더리 펀드 결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대외 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투자 기회가 있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면서다. 지난해 미국의 빅스텝 기조 속에 금리가 상승했고, 그 여파로 덩달아 국내 금융시장에서도 금리가 상승했다. 자연스레 유동성이 감소됐고, 투자재원도 대체투자보단 채권으로 향했다.

유동성이 쪼그라들면서 기업들의 시장 가치도 하락했다. 투자유치를 받아야하는 기업들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검증의 시간을 맞이하게 됐다. 특히 기업가치 측면에서 보면 재평가가 이뤄지는데, 대부분 하향 조정이 이뤄진다. 세컨더리 투자 관점에서 보면 밸류에이션 리스크가 감소하는 셈이다.

2021년까지 벤처캐피탈 업계로 막대한 자금이 쏠리면서 기업가치 인플레이션이 만연했다. 스타트업은 원하는 밸류로 투자유치를 받을 수 있었다. 제대로 된 검증절차 없이 자본에 의해 기업가치만 상승했다. 그러다 금리가 상승하면서 부풀려져왔던 셈이다.

퀀텀벤처스코리아는 2021년부터 세컨더리 펀드에 대한 구상을 마쳤다. 이를 위해 한국벤처투자 출신인 김문선 상무(사진)를 영입해왔다. 김 상무는 디자이너 출신의 심사역이다. 연세대학교에서 정보산업공학부, 스쿨 오브 비쥬얼 아트(School of Visual Arts)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하고 랜덤하우스(Random House) 등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했다.

금융권과 인연이 닿기 시작한 시기는 서울대학교 MBA를 시작했을 무렵이다. MBA 이후 2011년부터 모태펀드 운용 기관인 한국벤처투자에 합류하면서 벤처투자업계와 연결고리가 만들어졌다. 그로부터 10여년간 투자 기획, 참여펀드 출자 및 사후관리 업무를 수행했다.

그러다 2021년 7월 김학균 퀀텀벤처스코리아 대표의 구애로 적을 옮겨왔다. 김 대표는 김 상무를 통해 세컨더리 펀드 운용을 맡길 심산이었다. 당시 김 대표는 시장의 니즈가 있음을 느꼈다. 그즈음 개인투자자와 일반 기업들의 LP 출자가 늘었다. 민간은 유동성 관리라는 측면에서 연기금과 공제회 같은 전문 출자기관과는 달랐다. 전문 출자기관은 펀드 만기까지 기다린다. 개인 혹은 기업의 경우 펀드에 넣은 자금을 유동화 해 줄 것을 요구할 때가 있다.

김 대표는 "개인 혹은 일반 기업의 경우 출자지분에 대한 유동성 니즈가 있어왔다"며 "이 지점에서 투자할 만한 포인트가 있다고 판단했고, 컨셉트을 잡고 김문선 상무를 영입해온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부터 이 같은 니즈는 한층 커졌다. 금리 상승 기조 속에 유동성이 줄면서 출자지분에 대한 유동화 문의가 많았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이후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펀드레이징에 착수했고, 1년여 만에 결성을 끝마쳤다. 나름 혜안이 있었던 셈이다. 퀀텀세컨더리제1호의 대표펀드매니저는 김 상무가 맡았다.

◇2021년 모태펀드 출신 김문선 상무 영입

퀀텀벤처스코리아는 1년여에 걸친 펀드레이징 끝에 펀드를 결성했는데, 주목할 대목은 출자기관이 모두 민간이라는 점이다. 안그래도 운용 난이도가 높은 세컨더리 펀드 특성 상 펀드레이징에 대한 부담이 있었는데도 정책자금 없이 펀드레이징을 진행했다.

시기적으로 정부 출자사업이 없었던 영향도 있었다. 그렇다고 올해 예정된 출자사업까지 기다리는 것도 비효율적이었다. 결과적으로 퀀텀벤처스코리아는 그간 쌓은 레코드를 중심으로 시간이 오래 걸렸을 뿐 펀드레이징에 성공했다.

프로젝트 투자 혹은 기존 펀드를 통해 세컨더리 성격의 투자를 끝낸 사례는 총 3건이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엔시스 멀티플 3.48배, IRR 837% △패스트파이브 멀티플 2.76배, IRR 93% △인카금융서비스 멀티플 2.46배, IRR 39% 등이다. 모두 호성적을 기록했다.

퀀텀벤처스코리아는 운용전략을 자유롭게 짤 수 있다는 이점을 살려 펀드 운용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정책자금이 없다보니 제약 조건이 없다. 보통 펀드를 운용하는 데 있어서 정주 출자기관이 앵커LP로 들어오면 투자비율부터 몇몇 조건들이 달린다. 그런데 민간LP로만 구성한 만큼 퀀텀벤처스코리아의 구상대로 펀드를 이끌어나가면 된다. 자유도 측면에서 그만큼 이점이 있다는 이야기다.

퀀텀벤처스코리아는 세 가지 측면에서 투자자산을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메인은 세컨더리다. 단 일반적인 세컨더리 펀드와 다른 점은 주요 투자 타깃이 구주가 아닌 LP 지분이라는 점이다.

세컨더리라고 하면 흔히 구주거래를 떠올리는데, 이와는 성격이 다르다. 구주거래의 경우 해당 기업을 살펴보면 된다. 반면 LP지분의 경우 펀드의 '조각'을 사오는 만큼 펀드의 성격과 지분을 매입하는 시기에 따라 고려해야 할 요소가 달라진다. 운용 전략에도 영향을 미친다.

퀀텀벤처스코리아는 펀드 결성액의 60% 정도를 세컨더리 성격으로 투자한다면, 나머지는 펀드의 수익률 제고를 위해 신주 혹은 구주에 투자할 계획이다. 포트폴리오의 40%는 빠르게 엑시트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찾겠다는 의미다.

세컨더리 투자(60%)의 경우 결성액의 40% 가량을 펀드가 결성된 초기 LP 지분을 가져오는데 투자하고, 나머지 20%는 펀드 만기가 다다른 지분을 인수한다는 계획이다. 펀드 결성 초기에 나온 LP 지분을 인수한다는 것은 멀티플 배수를 극대화하는 식으로 의사결정을 내리게 된다. 반면 만기에 다다른 펀드 지분을 인수하는 경우엔 기간에 따른 수익률인 IRR에 방점을 두고 투자 전략을 짜게 된다.

김 상무는 "회전율이 좋거나, 후에 업사이드가 커지는지 등을 주로 고려할 것"이라며 "초기 혹은 만기 등 개인은 물른 일반 기업 LP들의 니즈가 꾸준히 있다보니 조만간 첫 번째 투자에 나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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