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현대엘리 주식 매매한 쉰들러, 진짜 속내는 매각 지분 0.3% 불과, 10% 유지 계획…쉰들러 행보 놓고 해석 분분
조은아 기자공개 2023-06-28 18:03:35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7일 08시2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세계 2위 엘리베이터 회사 쉰들러홀딩스(쉰들러)가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일부를 매각했다. 다만 매각한 지분이 워낙 적은 데다 매각으로 손에 쥔 현금 역시 40억원도 채 되지 않는다. 지분율에도 큰 변동이 없는 만큼 쉰들러의 속내를 놓고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쉰들러는 26일 현대엘리베이터 주식 9만119주를 투자자금 회수 목적으로 장내 매도했다고 공시했다. 쉰들러의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율은 16.2%에서 15.9%로 0.3%포인트 낮아졌다. 사실상 큰 의미는 없는 수치다.
특히 5월 이전과 비교하면 지분율은 더 높아졌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자사주 172만2806주를 소각했기 때문이다. 해당 자사주는 현대엘리베이터가 지난해 10월부터 올 1월까지 500억원을 들여 취득한 물량이다. 발행주식수 자체를 줄여버리는 자사주 소각은 기존 주주의 지분율을 즉각 높여준다. 자사주 소각으로 현대엘리베이터의 총 발행주식수는 4081만5191주에서 3909만2385주로 줄었다.
주요 주주의 지분율에도 변동이 있었다. 현정은 회장 등 특수관계자들의 지분율은 기존 26.57%에서 27.74%로 높아졌다. 쉰들러 역시 지분율이 기존 15.5%에서 16.2%로 소폭 높아졌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15.9%로 다시 줄었지만 자사주 소각 이전의 지분율 15.5%보다는 여전히 0.4%포인트 높다.
쉰들러가 이번 지분 매각으로 손에 쥔 현금도 39억원 수준에 그친다. 쉰들러는 5차례에 걸쳐 4만4000원가량에 지분을 매각했다.
다만 규모가 작다고 해서 의미가 없다고는 볼 수 없다. 쉰들러가 직접 지분에 손을 댄 건 10년 만이기 때문이다. 쉰들러는 2013년 말 마지막으로 5000주를 장내 매입한 이후 지금까지 지분을 사거나 판 적이 없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잇다른 유상증자, 무상증자, 자사주 소각 등으로 지분율만 큰 폭의 변화를 겪었을 뿐이다.
쉰들러는 사실상 최근 동력을 잃은 상황이다. 현 회장의 경영권을 흔들려던 시나리오가 물건너 갔기 때문이다. 현 회장은 4월 대법원으로부터 1700억원을 현대엘리베이터에 지급하라는 최종 판결을 받았다.
쉰들러는 배상금 확정 후 현 회장 지분을 상대로 강제집행에 나서 추가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경영권을 가져올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현 회장이 배상금을 모두 갚으면서 계획이 틀어졌다.
현 회장 측과 지분율 격차가 10%포인트 이상 나는 만큼 사실상 단독으로는 무얼 해도 승산이 높지는 않다. 현재 주가가 다소 높은 편인 만큼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기에도 부담이 크다. 무엇보다 현 회장의 경영권 사수 의지가 워낙 강해 쉰들러로선 비집고 들어갈 틈을 찾는 것도 쉽지 않다. 결국 쉰들러가 손을 털고 나가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일각에서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다만 본격적인 엑시트 신호탄으로 보기에도 의아한 건 마찬가지다. 이번 쉰들러의 지분 매각 사실이 알려지면 주가는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 지분 매각을 통해 많은 현금을 쥐려면 이번처럼 조금씩 지분을 매각하는 것보다는 한꺼번에 털고 나가는 편이 유리하다.
특히 쉰들러는 2006년 주요 주주로 등장한 뒤 무려 17년 동안이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분율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수준에서 지분을 매각한 뒤 다시 시장 상황을 지켜볼 공산 역시 크다.
쉰들러가 노리는 한국 엘리베이터 시장의 매력도 여전히 크다. 매년 4만대가량의 엘리베이터가 새로 설치되는데 이는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수치다. 전국 엘리베이터 수는 80만대 규모로 세계 7위다. 유지 보수 시장도 상당한 규모다
쉰들러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일부 지분 매각에도 불구하고 현대엘리베이터 대주주 지위를 유지할 계획을 밝혔다. 쉰들러는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10% 이상을 지속 유지할 계획이며 현대엘리베이터의 대주주로서 남을 계획"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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