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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넥스 10년, 이전상장 포커싱]박강일 엘에이티 대표 "디스플레이 넘어 2차전지까지"③20년 스퍼터 연구 천착한 장인, 증착·물류 토대로 토탈 프로바이더 꿈꿔

수원(경기)=조영갑 기자공개 2023-07-17 08:01:02

[편집자주]

코넥스 시장이 개설 10년을 맞아 잠재력 있는 초기 기업의 인큐베이팅 시장으로 정체성을 확립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91개사가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상장했다. 더벨은 '프리(Pre)-코스닥' 역할을 하는 코넥스 시장에서 이전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의 경쟁력과 기회 요인 등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3일 09: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스엔텍에서) 오랫동안 스퍼터 R&D(연구개발)를 하긴 했지만, 제품으로 상용화된 것은 제가 퇴사한 뒤예요. 제 기여도가 있겠지만, 제가 다 했다고 할 순 없는 거죠."

20년 넘게 스퍼터 장비 연구를 천착한 '장인(匠人)'은 겸손했다. 박강일 엘에이티 대표(사진) 이야기다. 그는 에스엔텍(현 이큐셀)에서 2006년부터 2013년까지 R&D를 이끌며 저온 플라즈마 방식의 스퍼터 출시에 적지 않은 공헌을 했지만 '나의 공'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에스엔텍은 스퍼터 신제품을 개발, 출시하고 2015년 코스닥 시장에도 상장했다. 중국 시장에도 진출했다.

스퍼터(Sputter)는 전자회로 생산라인 공정에서 진공 증착 과정인 '스퍼터링'을 수행하는 장비다. 낮은 진공도에서 플라즈마를 이온화된 가스를 가속화해 기판에 충돌시켜 미세한 막을 만드는 과정이다. 반도체 실리콘 웨이퍼, 태양 전지, 광학 부품 등 다양한 무기박막 제조에 사용된다. 수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이다.

박 대표는 경성대학교 전자공학과 학,석사를 거쳐 졸업하고, 제4기한국, 에스엔텍(이큐셀), 주원테크 등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체 연구소에서 R&D를 담당한 엔지니어다. 20년 넘게 스퍼터 관련 장비를 연구한 증착장비 전문가이기도 하다. 신승익 상무, 안성범 전무(2017년 입사) 등과 의기투합해 2014년 회사를 설립했다. 내년 하반기 코스닥 이전상장을 노리고 있다.

박 대표는 "회사 연혁이 길진 않지만, 이제 스퍼터링과 물류장비 사업은 전문업체라고 자부할 수 있을 정도로 자리를 잡았다"면서 "내년 중국을 중심으로 디스플레이 고객사의 스퍼터, 물류 수요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생산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각국의 8.6G OLED 투자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국내 및 중국의 스퍼터, 물류장비 판로를 확실하게 잡았다는 이야기다.

글로벌 제조사의 밴더사를 대상으로 스퍼터 제품 및 모듈을 납품하는 엘에이티는 '전략적 유연성'을 위해 2차밴더 지위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글로벌 제조사들의 정식 협력사(1차밴더)가 되는 것은 안정성을 위해 바람직하지만, 판로를 넓히기 힘들어 확장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면서 "2차밴더로서 지위를 유지하면서 글로벌 시장을 두드리겠다"고 밝혔다.

엘에이티의 강점은 디스플레이 증착장비 뿐만 아니라 MEMS(미세전기기계시스템) 반도체 스퍼터, 태양광 장비, 2차전지 장비(로더, 셀렉터)까지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특기인 스퍼터와 물류장비를 기술을 축으로 디스플레이에서부터 최근 폭발적으로 시장이 커지고 있는 재생에너지, 2차전지 시장까지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박 대표는 "태양광 분야는 아직 규모가 크지 않지만, 국내 주요 제조사의 로컬 밴더사에 증착(ALD, PECVD) 장비를 공급하면서 완만한 성장을 하고 있다"면서 "2차전지 역시 메인 물류장비는 아니지만, 공정 라인에 투입되는 셀렉터 등을 중심으로 공급량을 늘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셀렉터는 양품에 들지못한 불량셀을 말 그대로 집어내는 장비다. 부가가치가 높은 하이엔드 장비는 아니지만, 라인 1개가 설치되면 3개 이상 설치되기 때문에 증설시 대량 공급이 가능하다. 올해 고객사 납품을 시작으로 하반기 수십 대의 양산공급이 예상된다.


2차전지 사업과 관련 지난해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한 엔시스와의 협업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엘에이티는 지난해 10월 엔시스로부터 12억원 가량의 지분투자를 유치했다. 엔시스는 국내 주요 2차전지 관련 검사장비 업체다. 지난해 투자로 엘에이티의 지분 8.72%(28만주)를 보유한 주요 주주가 됐다.

엔시스가 2차전지 충방전기 제조사 갑진, 물류장비 제조사 코윈테크 등과 손잡고 2차전지 설비 분야에서 턴키 프로세스를 공동 구축하는 것과 관련, 향후 엘에이티의 역할 역시 커질 수 있으리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박 대표는 "2차전지 영역에서 존재감을 키우기 위해 엔시스 등과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엘에이티는 스퍼터 기술을 심화하는 방향으로 R&D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확장하되, 잘하던 것은 더 잘하자'는 박 대표의 철학이다. 구체적인 어플리케이션은 밝히지 않았지만, 범용성을 강화한 스퍼터를 개발,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고화질 OLED가 노트북, 태블릿 등 중소형 디바이스에 확대되면서 글로벌 시장이 다시 한번 요동칠 것을 대비한 것이기도 하다.

박 대표는 "내년 코스닥 이전상장에 성공한다면 중국법인을 신설해 신규 시장 창출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엘에이티는 내년 상반기 이전상장을 위한 예심청구서를 제출하고, 늦어도 하반기 코스닥 시장에 안착한다는 포부다. 주관사는 유안타증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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