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7월 14일 16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에코플랜트가 중단됐던 IPO 절차를 올 하반기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IPO 성공 여부를 결정지을 핵심 변수는 물론 기업가치다. 친환경 포트폴리오 구축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상태인데 과연 어느 정도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몰린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올 하반기 중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하는 방안 검토에 돌입했다. 별다른 변수가 없다고 가정하면 늦어도 내년 초에는 상장을 완료할 수 있다. 주관사단이 SK에코플랜트 측 의견을 수용해 동일한 일정대로 프로세스를 진행한다면 8월 중순에 나오는 반기 재무제표 및 감사보고서를 첨부해 청구서를 제출하게 될 전망이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초 NH투자증권·삼성증권·한국투자증권·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크레디트스위스 5개 금융사가 참여한 주관사단을 꾸렸다. 통상 주관사를 선정한 이듬해에 본격적인 상장 프로세스를 밟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회사 및 시장 상황에 따라 늦춰지는 경우도 많다. SK에코플랜트의 경우 회사 자체 사정보단 금리 상승 기조와 국내 증시의 투자심리 위축 등으로 상장 시기를 늦춘 경우다.

비슷한 시장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 상장을 미룰 것으로 여겨졌지만 SK에코플랜트는 '강행'을 선택했다. 그 배경엔 박경일 대표의 의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에 열린 내부 타운홀 미팅에서 박 대표는 '6월 말까지 상장 추진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이란 의중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SK에코플랜트 측이 주관사단에 상장 추진 의견을 전달한 시점은 이달 초라는 점을 보면 박 대표 발언 뒤 내부에서 상장 여부 결정과 주관사단 제안이 속전속결로 이뤄진 모양새다.

통상 예심 청구서를 제출하고 나면 심사 승인과 수요예측 및 청약 등 공모 절차 완료까지 4개월 이상이 걸린다. 계획대로 청구서 제출이 이뤄진다면 통상적인 실무 관행 등을 감안할 때 내년 초에는 상장 절차를 마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상장 성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부분은 기업가치를 어느 정도로 인정받느냐다. 상장 계획을 처음 공개했을 당시 SK에코플랜트는 금융권으로부터 10조원 규모 밸류에이션을 제안받은 바 있다. 8500억원 수준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에 11.6배 수준의 멀티플을 반영한 수치다. 최근 2~3년 사이 SK에코플랜트가 공격적으로 추진해 온 친환경 ‘볼트온’ 방식의 포트폴리오 재편 성과에 전통 건설업보다 멀티플을 많이 인정받는 친환경 업종의 특성을 감안한 제안이었다.

이날 기준 장외시장에서 거래되는 SK에코플랜트 구주 가격은 7만5900원이다. 약 2조7000억원 수준의 시가총액이다. 다만 장외시장 주가의 경우 거래가 활발히 일어나지 않아 정확한 시장 평가를 반영한다고 보긴 어렵다. 여기에 상장 전까진 건설업 섹터로 분류돼 있어 실제 가치보다 다소 디스카운트되는 측면도 있다. 최근 어느 정도 누그러졌지만 금리 인상 기조와 시장 투심 개선 여부도 지켜봐야할 변수다.

SK에코플랜트는 추후 상장 프로세스에서 M&A로 편입시킨 테스, 어센드엘리먼츠, SK오션플랜트 등 친환경 업체들의 사업실적과 미래가치 등을 어필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우호적이지 않은 시장 상황을 뚫고 상장 계획을 끝까지 밀고 나갈지 여부에도 시장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