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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운용, 메지온 주가 변동에 '이중고' CB 전환가액 하회…공매도 평가손실

윤종학 기자공개 2023-07-28 08:18:13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5일 16: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타이거자산운용이 바이오기업 메지온의 주가가 요동치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주가가 전환가액을 밑돌며 주식 전환을 통한 수익률 제고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모멘텀 전략으로 실행한 공매도 역시 오히려 주가가 상승해 평가손실 부담을 안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타이거자산운용은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20일까지 메지온 공매도 잔고 대량보유자다. 자본시장법 제180조의3에 따른 공매도 잔고 공시의무가 발생한 대량보유자는 공시의무 발생일로부터 2일째 되는 날 오후 6시 이후에 해당 사실을 알려야한다. 이는 타이거자산운용이 지난달 26일 메지온 주식 공매도를 실시한 이후 공매도 청산을 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앞서 타이거자산운용은 메지온 주가 하락에 베팅했지만 오히려 주가가 상승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메지온 주가는 올해 4월부터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다. 4월3일 종가 1만6200원에서 6월26일 3만7100원으로 석달 사이 129% 뛰었다. 이에 타이거자산운용은 메지온 주가가 고평가됐다고 판단하고 100억원가량을 공매도했다. 주가가 더이상 오르기는 어렵다고 본 것이다.

메지온 주가 추이.

하지만 예상과 다르게 메지온 주가는 7월7일 종가 4만8950원까지 추가 상승했다. 공매도 청산이 이뤄지지 않은 만큼 손실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공매도에 따른 평가손실이 30% 이상 발생했던 셈이다. 전날인 7월24일 종가는 4만원으로 아직까지도 공매도 당시 주가보다 높다. 타이거자산운용 입장에서는 평가손실이 7%대로 낮아져 한숨 돌린 상황이다.

이번 공매도만 놓고 보면 이례적인 사안은 아니다. 최근 에코프로 등 급등한 종목에 공매도를 단행한 하우스들이 주가 상승에 타격을 입은 사례도 다수 존재한다. 예측을 벗어났지만 당시 주가를 보면 전략상 시도해 볼 여지는 충분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업계에서는 타이거자산운용이 메지온에 전환사채(CB) 투자를 단행한 상황에서 공매도를 단행한 것에 대해 의아하다는 분석이 많다. 타이거자산운용은 2021년 11월 메지온이 발행한 '3회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후순위 전환사채' 200억원 어치를 전액 매입했다.

2022년 11월17일부터 주식 전환이 가능하며 전환가액은 15만6113원이었다. 당시 메지온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신약 승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에 메지온 주가도 상승세를 보이며 2022년 초 22만원을 넘기기도 했다. 전환가능 시기까지 별다른 이슈가 없었다면 50% 이상 수익을 거둘 수 있었던 셈이다.

하지만 2022년 3월 FDA가 메지온에 추가 임상을 권유하며 기존에 제출된 신약허가를 철회했다. 이에 주가가 급격히 빠지며 전환가액 한참 아래인 1만원대 초반까지 주저앉았다. 앞서 공매도 판단을 내린 시기 직전까지도 1만원대를 벗어나지 못했었다.

종합하면 타이거자산운용은 메지온 주가가 5만2038원(무상증자에 따라 15만6113원에서 전환가액 변경) 이상으로 회복되야 CB투자의 이익을 실현할 수 있다. 그럼에도 주가가 회복되는 시기에 대량의 공매도를 단행하며 시장에 주가가 너무 높다는 시그널을 보낸 셈이다.

전환사채를 활용한 공매도 전략이라는 측면에서도 일반적이지 않다는 의견이다. 통상 공매도 후 전환 전략은 수익을 확정할 때 사용하는 전략이다. 전환사채를 발행한 기업의 주식을 공매도하고 전환사채를 주식전환한 후 상환하는 방식으로 공매도 가격과 전환가의 차액을 최소 수익으로 확정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전략은 전환가액이 현재 주가보다 낮은 경우에 실행한다.

업계 관계자는 "타이거운용의 메지온 주식 공매도가 논란이 되는 이유는 공매도 자체보다는 메지온의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한 상황에서 기업의 가치가 하락할 것이라는 점에 베팅했기 때문"이라며 "현재 주가 수준을 보면 통상적으로 수익을 이른시기에 확정 짓기 위한 공매도 전략도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타이거자산운용은 공매도 전략이 시장환경에 대응해 펀드 수익률을 제고시키는 방안으로 일시적으로 활용한 것일 뿐 CB 투자와는 연관성이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는 메지온의 기업가치가 회복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으며 수익 회복의 관점에서 일부 숏포지션을 가져간 것"이라고 말했다.

타이거자산운용이 투자한 CB는 스텝업 조항이 있는 만큼 주가가 회복되지 않더라도 일정부분의 수익 확보는 가능한 상황이다. 발행 당시 표면이자율은 0%였지만 2022년 3월까지 FDA신약승인을 받지 못하면 발행일부터 2023년 11월16일까지 연복리 5%를 지급한다는 조항이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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