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시대 여행 스타트업 리빌딩]'슈퍼 앱' 꿈꾸는 야놀자, M&A로 규모의 경제 키웠다①국내외 인수합병에만 최소 7000억 이상 투자, '글로벌 트래블 테크 기업' 도약 포부
이기정 기자공개 2023-08-23 08:03:37
[편집자주]
팬데믹 기간이 막을 내리고 엔데믹 시대가 도래했다. 팬데믹 장기화로 여행산업 생태계가 무너진 가운데서도 서바이벌에 성공한 스타트업은 있었다. 성수기인 휴가 시즌을 맞아 여행 관련 스타트업은 움츠렸던 날개를 펴고 새롭게 도약할 채비를 마쳤다. 더벨은 리오프닝 기대감에 부푼 여행업계 스타트업의 미래 성장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1일 15시2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팬데믹을 마주한 여행업계의 대응은 포기 혹은 버티기였다. 발 빠르게 사업을 철수하고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선 업체가 있는 반면, 포기하지 않고 코로나 종식을 기다려 온 곳도 있다. 이중 일부 기업은 엔데믹을 예상하고 시장 선점을 위한 채비로 분주한 시간을 보냈다.야놀자는 팬데믹 시기를 옹골차게 버텨온 업체 중 한곳으로 꼽힌다. 특히 M&A(인수합병)에만 수천억원 이상을 투입하며 공격적으로 외형 확장을 시도했다. 인수합병 효과로 매출이 2년 새 두배 이상 껑충 뛰는 성과도 얻었다. 야놀자는 인수한 자회사와의 시너지 창출을 토대로 글로벌 트래블 테크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포부다.
◇M&A 통한 외형 확장 '성공'

야놀자는 단순 숙박 예약 플랫폼이 아닌 여행 전반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제공하는 슈퍼앱으로 진화하고 있다. 2018년 레저·액티비티 예약 서비스를 추가했고, 2019년에는 글로벌 호텔과, 국내 철도·렌터카 예약 기능을 더했다. 또 2021년에는 고속버스 영역까지 서비스 범위에 포함시켰다.
야놀자의 전략은 남들보다 한발 앞선 대응에 나서는 것이다.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여행 트렌드를 리드하기 위해서는 먼저 유행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일환으로 야놀자는 팬데믹 기간 적극적인 인수합병에 나섰다. 최근 2년 간 인수합병에 투자한 금액만 7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확보한 실탄의 71%에 달하는 규모다.
대표적으로 야놀자는 2021년 12월 약 2900억원을 투입해 티켓 예약 플랫폼 인터파크를 품었다. 이에 앞서 AI(인공지능) 기반의 맞춤형 콘텐츠를 개발하는 데이블을 1000억원에 인수했다. 데이블 인수 목적은 사업 내 빅데이터 기술을 접목하기 위함이다.
2022년에는 호텔 솔루션 사업의 미국 진출을 위해 인소프트 지분 전량을 830만달러(111억원)에 사들였다. 또 지난 5월 B2B 여행 솔루션 기업 '고 글로벌 트래블(GGT)'을 인수했다. GGT는 호텔 체인 객실 유통 라이선스를 통해 전 세계 1만개 이상의 여행 플랫폼·여행사들과 거래하고 있는 곳이다.
야놀자 관계자는 "정확한 GGT 인수금액은 공개할 수 없지만 이번 딜은 역대 인수합병 중 가장 큰 규모로 최소 3000억원 이상 수준"이라며 "야놀자는 GGT 인수를 발판 삼아 글로벌 파트너십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팬데믹 기간 성장 지속, 신사업 투자는 '현재진행형'
야놀자는 인수합병 효과와 기존 플랫폼 사업의 선전으로 팬데믹 기간 오히려 성장세를 기록했다. 야놀자의 연결 기준 매출은 2020년 2382억원에서 2021년 3302억원, 2022년 6045억원으로 급증했다. 2년간 매출 증가율은 154%에 이른다.
구체적으로 보면 기존 보유하고 있던 플랫폼 서비스 매출이 2020년 1896억원에서 2022년 3644억원까지 92% 증가했다. 클라우드 서비스 부문 역시 같은 기간 158억원에서 1095억원으로 693% 급성장했다.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인수합병에 따른 신규 매출 543억원이 포함됐다. 또 2022년 인터파크의 매출 1371억원도 새로 반영됐다. M&A 효과를 제외한 2022년 매출은 전년 대비 약 25% 증가한 4131억원 수준이다.
올해 1분기에도 이같은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1분기 매출은 1537억원으로 전년 동기 1005억원 대비 53% 성장했다. 이 기간 플랫폼과 클라우드 부문의 매출이 각각 822억원, 284억원으로 전년 대비 16.4%, 38% 증가했다. 또 인터파크 부문도 478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실적 성장에 기여했다.

다만 수익성은 인터파크 인수 후 오히려 감소했다. 야놀자의 영업이익은 2021년 577억원에서 2022년 61억원으로 89% 급감했다. 특히 올해 1분기에는 12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수익성이 감소한 이유는 신사업 육성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야놀자는 지난해 연구개발비로 전년 314억원 대비 46% 증가한 458억원을 투입했다. 또 올해 1분기에만 지난해 연간 연구개발비의 절반에 육박하는 220억원을 투자했다.
광고선전비 역시 2021년 281억원에서 2022년 409억원으로 87.6% 증가했다. 올해 1분기 광고선전비는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한 55억원이다. 미래를 대비해 아낌없는 투자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신사업이 자리를 잡기까지는 야놀자의 추가 투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과도한 투자로 비칠 수 있겠지만 야놀자가 글로벌 시장에서의 인지도 확대를 목표로 하는 만큼 당분간 더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놀자의 목표대로 인바운드 고객이 늘어나게 된다면 숙박, 모빌리티, 레저 등 다양한 사업을 확보하고 있는 점이 큰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숙박, 레저, 모빌리티 다 갖춘 '팔방미인'
야놀자는 국내 여행지 발굴에도 공을 들여왔다. 대표적으로 2020년 강원도와 지역 여행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첫 프로젝트였던 '강원도X야놀자 안심여행'은 이벤트 기간 동안 프로젝트 참여 업체들의 거래액이 2배 이상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 기술 투자와 상품 개발, 사업 확장에서도 성과를 얻었다. 2020년 신규 리워드 시스템 '야놀자 코인'을 론칭했고, 2021년 글로벌 클라우드 솔루션 기술을 선도하기 위해 '야놀자클라우드'를 출범했다. 지난달에는 국내부터 해외까지 모든 여행을 한 번에 쉽게 준비할 수 있는 항공 서비스를 출시했다.
야놀자 관계자는 "최근 여행 수요가 급증한 이유는 보복 심리와 함께 그동안 여행 활성화를 위해 관련업체가 각종 노력을 해왔기 때문"이라며 "야놀자는 앞으로도 고객이 여행에 관련한 모든 것을 하나의 앱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차별화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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