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8월 23일 07시3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일 해외 오피스 투자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국내 운용사들이 투자한 해외 오피스들의 가치하락이 가시화되면서다. 특히 이지스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하나대체투자운용 등 대형운용사들이 보유한 A급 오피스 자산마저 부실화되기 시작하며 해외 오피스의 몰락은 전망을 넘어 기정사실처럼 여겨지고 있다.다만 리스크가 점증되는 시기일수록 부정성 편향을 경계해야할 필요가 있다. 부정성 편향은 부정적 사건이 긍정적 사건보다 훨씬 더 뚜렷하고 강력하며 지배적이고 효과가 크다는 뜻이다. 혹여 일부 해외 오피스 부실화 사례들로 인해 전체 시장을 부정적으로만 판단하고 있을지 모른다.
현재 ‘해외 오피스 위기’ 뒤에 붙는 근거는 대부분 유사하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 확대로 오피스 공실이 증가하며 자산가치가 하락했고 금리 상승으로 이자부담이 증가해 오피스 대출 채무불이행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식이다. 논리대로라면 매크로 환경 변화에 의한 피할 수 없는 조건이 쌓인 해외 오피스 투자는 이제 멈추는 것이 맞아 보인다.
하지만 조금은 다른 얘기를 전해주는 데이터들도 존재한다. 미국 부동산 시장을 보면 공실 대부분은 B, C급 오피스나 노후화된 건물에서 발생하고 있다. 2020년 이후 발생 공실의 50% 이상이 1980~1990년대 준공된 건물로 집계된다. 오히려 2010~2020년대 준공된 건물의 공실률은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물 상태에 따른 공실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
공실률 상승에 따른 임대료 하락도 일부 지역에서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맨하탄의 신축 자산 임대료는 연평균 4%, 구축 자산 임대료는 연평균 1% 증가했다. 최근 1년을 놓고보면 신축 자산의 임대료는 전년 동기대비 40% 이상 높은 수준에서 계약이 체결됐다. 향후 우량 신축 자산이 제한적으로 건설될 것을 고려한 임차인들이 계약을 진행 중인 것으로 분석된다.
물론 위 데이터들이 해외 오피스 전망이 긍정적임을 입증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해외 오피스 위기라는 현 상황을 부정적인 방향으로만 해석하기에는 여러 가능성이 열려있음은 보여준다.
편향된 전망을 경계해야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해외 오피스 위기 상황은 전망에 따라 자산가치 하락의 시작점으로 볼 수도 있지만 저점을 찍고 반등할 수 있는 시작점으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방향성에 대한 투자업계의 오판은 투자자들이 고스란히 떠안을 수 밖에 없다.
최근 부실화된 오피스들은 대부분 코로나 팬데믹 발생 1, 2년 전에 투자된 것들이다. 당시에는 자산가치가 더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겠지만 최고점에 투자한 셈이다. 편향된 전망을 경계해 투자자 피해가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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