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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icy Radar]퇴직연금 분납 추진에 회사채 발행전략 바뀌나금융위, 12월 이전 퇴직연금 분산 납부 유도...회사채 연초 효과 사라질 가능성

이정완 기자공개 2023-08-30 07:36:16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8일 15:3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이 연말에 집중된 기업의 퇴직연금 납입시기 분산을 추진하면서 회사채 시장에 끼칠 영향에 관심이 가고 있다. 퇴직연금 주요 투자처 중 한 곳인 회사채 시장으로 향하는 자금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른바 ‘연초효과’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이에 따라 내년 주요 회사채 발행사의 조달 전략도 주목된다. 통상 기관투자자 자급 집행 시기에 맞춰 발행이 연초에 집중됐지만 일부 분산 효과도 기대된다.

◇DB형 퇴직연금, '12월' 납입 집중

이달 초 금융감독원은 퇴직연금 연말 쏠림현상 방지를 위해 금융권과 실천 방안을 협의했다. 이명순 금감원 수석부원장 주재로 열린 당시 협의에는 주요 금융협회를 비롯해 8개 금융회사가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 수석부원장은 “기업의 퇴직연금 신규 부담금 납입과 기존 적립금 만기가 연말에 집중돼 금융시장 안정을 해치는 요인이 돼왔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금융위원회가 실시한 퇴직연금 관련 시장 안정 간담회에서 특히 확정급여(DB)형 퇴직연금이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꼽힌 바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은 336조원을 넘어설 정도로 금융시장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이 커졌다.


올해 DB형 퇴직연금 상황을 점검한 결과 기업의 신규 부담금은 약 38조원으로 이중 67%인 26조원 가량이 12월에 납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DB 운용 적립금은 상반기 말 기준 191조원인데 이 중 71조원이 12월 만기 도래 예정이다.

금융위는 우선 금융권을 중심으로 12월이 되기 전 DB형 퇴직연금 총 부담금의 40% 이상을 두 차례 이상 분납할 것을 비롯 기존 만기 도래분에 대해서도 다변화를 추진한다. 금감원에서도 금융권에 적극 동참할 것을 요청함과 함께 금감원 자체적으로도 DB형 퇴직연금 부담금의 50%를 8월과 10월에 25%씩 분납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공공기관과 대기업에도 분납을 권고하고 있는데 이를 모두 따를 경우 자금 이동에 따른 시장 리스크 완화가 기대된다.

◇연초효과 변화 조짐에 발행 전략 '고심'

금융당국의 정책 변화에 퇴직연금 주요 투자처 중 하나인 채권시장에 끼칠 영향에 대한 전망도 나온다. DB형 퇴직연금은 기업으로부터 유치한 자금을 은행·증권·보험사 등이 운용하는데 이 중 일부가 회사채 시장으로 향한다. 최근 들어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예적금에 투자가 집중되던 것에서 탈피하고 있어 채권 운용 비중도 늘어나는 추세다. 금융위에서 제도 개선을 통해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퇴직연금은 연초 회사채 시장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사태로 인해 회사채 시장이 급격하게 얼어 붙었을 때도 올해 초 퇴직연금 유입을 통한 매수세를 기대하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퇴직연금 납입 시기 분납세가 확산되면 이 같은 기대감이 덜해질 수 있다는 평이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DB형 퇴직연금이 분납되기 시작하면 자금 집행이 분산되는 영향을 끼친다"며 "이 경우 연초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에서도 이 같은 정책 추진을 통해 회사채 시장에 상존하던 변동성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규 납입이 몰리는 사례도 있지만 상품 만기 또한 연말에 집중돼 운용하던 채권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경우가 많았다"며 "만약 시장이 안정적이지 못한 상황이라면 불안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회사채 조달 시기에 대한 주요 발행사의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말 자금시장 경색으로 연초 조달 우려가 커졌을 때에도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가 재개되면서 올해 초에도 회사채 시장은 호황세를 보였다.

IB업계 관계자는 "기업의 퇴직연금 분납과 금융권의 만기 다변화 정책은 물론 내년 금리 인하 사이클 돌입 시기 등 고려할 요소가 많아 연초효과가 덜해질 수 있다"고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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