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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업계, 엔데믹에 서다]벤처 뗀 SD바이오센서, 사업만큼 중요해진 '거버넌스'관 출신 행정 전문가·빅데이터 전문가 사외이사로 영입…다양성 확보 '숙제'

차지현 기자공개 2023-09-12 10:44:45

[편집자주]

진단 분야는 코로나19 수혜를 입은 대표 업종이다. 코로나19 확산 직후 발 빠르게 진단키트 개발에 성공하면서 위상을 높였다.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몸집을 불렸고 현금 곳간도 넉넉히 채웠다. 문제는 포스트 코로나 전략이다. 엔데믹 상황에서도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 의문 부호가 붙는다. 신성장 동력 확보에 나선 진단업계의 생존 전략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5일 09: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성장한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이제 '바이오 벤처'라는 꼬리표는 어울리지 않는다. 표면적으로는 자산총액 2조원을 넘긴 코스피 상장사로서의 강력한 의무와 책임이 뒤따른다. 엔데믹 전략만큼 지배구조의 확립이라는 최우선 과제가 부여됐다.

지난해 이사회 내 위원회를 설치하고 사외이사 비중을 높이는 등 분주하게 제도를 정비한 배경이다. 특히 인공지능(AI) 및 빅데이터 전문가를 이사진에 합류케 한 점이 눈에 띈다. 관련 분야에서 신사업 활로를 찾는 것으로 풀이된다.

◇2년 새 40배, 몸집 커진 뒤 사외이사 늘렸다

40%. 코로나19 팬데믹 직전 대비 에스디바이오센서의 매출 성장률이다. 2년 새 40배 가까지 외형을 확대했다. 연결기준으로 2019년 737억원 수준이었던 매출은 이듬해 1조원을 넘어섰다. 2021년엔 2조9300억원의 매출을 내며 연 매출 '2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영업이익도 가파르게 성장했다. 2019년 9억원에 불과했던 영업이익은 2020년 7383억원, 2021년 1조3877억원으로 폭증했다. 2년 새 영업이익률은 1%대에서 47%대로 뛰었다. 매출의 절반가량을 이익으로 남겼다는 얘기다.

현금성자산이 쌓이면서 총자산도 불어났다. 2021년 별도기준 자산총액이 2조원을 돌파했다. 자산 2조원은 국내 상법과 자본시장법에서 상장사 이사회에 각종 의무를 부과하는 기준선이다. 이전보다 높은 수준의 이사회 독립성과 투명성을 요구한다.

상법에 따르면 총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는 사외이사를 3명 이상, 과반수가 되도록 해야 한다. 또 이사회 내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경우 전체 위원의 과반을 사외이사로 구성하도록 하고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팬데믹을 계기로 자산 2조원을 넘어선 이후 관련 상법 규정에 대한 대응을 마쳤다. 지난해 이사진을 늘리고 이 가운데 절반을 사외이사로 채웠다. 기존 △감사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에 이어 △보수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도 신설했다.

◇성장 발맞춰 지배구조 개선 속도, '여성이사' 선임은 아직

규모에 맞는 지배구조로 발돋움 하는 한편 엔데믹 전환에 대비하는 이사회 전열 재정비도 눈에 띈다. 지난달 31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두 명의 사외이사를 신규 선임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출신 박재규 이사와 AI 및 빅데이터 분야 전문가인 차상균 이사가 합류했다.

2021년부터 임기를 이어온 최성환 이사는 재선임됐다. 김병철 이사는 지난 3일 임기 만료로 물러났다. 윤병수 이사 역시 임기가 끝나는 내달 28일부로 사이외사직을 내려놓는다. 이로써 내달 말부터 사내이사3명·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한 새 이사회가 꾸려지게 된다.


신임 박 이사는 2005년부터 15년여간 공정거래위원회에 몸담은 행정 전문가다. 경쟁정책국 국장, 상임위원 등을 거쳤다. 회사 규모가 커지는 만큼 내부 통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그가 회사 내부거래 등 리스크를 예방하고 투명한 경영 활동을 하는 데 보탬이 될 것으로 봤다.

차 이사를 선임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원장, 서울대 빅데이터 연구원장 등을 역임한 인물이다. 신한금융투자(현 신한투자증권), 아모레퍼시픽 등 다수 사외이사 경험을 보유한 데다 감사원 정책자문위원, 국무조정실 신산업규제혁신위원회 ICT융합 분과위원장 등을 맡으며 정부 부처에서도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창업가로서 이력도 갖췄다. 2000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대용량 메모리 기반 서버 시스템 기업 '팀(TIM)'을 설립했다. 디스크가 아닌 램(RAM)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차세대 인메모리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을 개발해 2005년 이를 세계 1위 비즈니스 소프트웨어 기업 SAP에 매각했다. 당시 개발한 기술은 현재 삼성전자, 월마트 등 글로벌 기업이 사용하는 솔루션의 근간이 됐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포스트 코로나 전략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다. 엔데믹 이후 진단키트 수요가 줄면서 실적이 악화하는 추세다. 이번 이사 교체는 AI와 빅데이터를 이용한 진단 분야에서 신성장동력을 모색하겠다는 의지로도 볼 수 있다. 앞서 지난해 말 의료재단 '에스디의학연구소'를 세우면서 사업 목적에 의료데이터 구축 등을 추가하기도 했다.

다만 여전히 넘어야 할 문턱은 남아 있다. 이사회 다양성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자본시장법에 따라 이사회가 특정 성(性)으로만 구성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재편한 이사진도 전원 남성으로만 돼 있기 때문에 여성 이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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