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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 Watch]다시 늘어나는 IPO 구주매출, 시장 반응은 ‘싸늘’넥스틸 발목 잡혔는데…디에스단석·동인기연·LS머트리얼즈 등 대규모 구주매출 계획 중

최윤신 기자공개 2023-09-12 07:04:28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8일 07: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IPO 시장의 어려움으로 줄어들었던 구주매출이 다시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도모하는 기업 주주들이 대규모의 구주매출을 도모하고 있어 이목을 모은다.

이들은 IPO 시장이 개선되며 구주매출에 대한 시장의 싸늘한 시선이 거둬졌길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공모주 시장의 플레이어 대다수는 여전히 대규모 구주매출에 대해 차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어 발행사와 투자자간의 미스매치가 감지된다.

◇ 디에스단석, 35% 구주매출 계획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디에스단석(DS단석)이 전날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기존 단석산업이라는 사명으로 바이오에너지·플라스틱·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을 영위하던 회사다. 예심청구를 앞둔 지난 8월 디에스단석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디에스단석이 공모에서 적잖은 규모의 구주매출을 계획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공모예정주식수(122만주)의 약 35% 가량을 구주매출로 구성할 방침이다. 어떤 주주가 가지고 있는 주식을 공모할 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재무적투자자(FI)인 스톤브릿지캐피털이 보유한 주식 일부를 내놓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스톤브릿지캐피털은 지난 2021년 12월 한구재 명예회장 등이 보유한 구주를 매입하며 지분을 확보했다. 당시 보통주 중 일부를 상환우선주(RCPS)로 바꿔 인수했다. 그러나 상장을 추진하던 지난해 디에스단석이 RCPS의 상환권을 행사하며 이미 일부 엑시트가 이뤄졌다. 예심청구를 앞두고 이뤄진 프리IPO 투자 과정에서도 새로운 투자자들에게 일부 지분을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디에스단석을 포함해 최근 IPO를 추진하는 기업 상당수가 대규모 구주매출을 도모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앞서 지난달 코스피 상장을 위해 예비심사를 청구한 동인기연도 공모주식수의 약 40%가량을 구주로 구성할 계획을 수립했다. 코스닥 상장을 추진중인 LS머트리얼즈도 공모주식을 구주와 신주 6:4 비율로 구성하는 걸 염두에 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IPO 시장 상황이 개선되며 FI가 만족스러운 가격에 상장을 추진하게 된 만큼 자연스럽게 구주매출 규모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봤다.

실제 지난해와 비교하면 큰 변화다. 지난해 초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 철회 이후 IPO 시장에선 대규모의 구주매출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공모금액이 발행사로 향하지 않는 구주매출에 대해 시장의 부정적인 인식이 커졌기 때문이다. 대규모 구주매출을 도모했던 딜들이 줄이어 공모를 철회하기도 했다.


실제 금융당국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구주매출 비중은 17.6%로 2021년(26.2%) 대비 8%포인트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인 시장의 분위기가 악화한 것도 구주매출을 감소시킨 원인이 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올 초까지 프리IPO 투자단가보다 낮은 공모가격을 제시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며 “구주매출을 계획했다가도 밴드 아래로 가격이 확정되면 이를 철회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IPO 시장분위기가 조금씩 회복되자 대규모 구주매출을 시도하는 딜이 늘어나고 있다는 평가다. 투자당시 계획한 내부수익률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공모가격을 제시할 수 있는 상황이 되자 FI들이 상장시점에 일부 엑시트를 추진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 “과도한 경계 비이성적” 목소리도

하지만 대규모의 구주매출이 포함된 딜은 아직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진 않는 모습이다. 올해 첫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넥스틸이 대표적인 사례다. FI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넥스틸홀딩스가 공모주식의 약 47%가량을 구주로 내놨다. 결과적으로 기관투자자의 수요예측 참여는 저조했고, 밴드 하단으로 가격을 확정할 수밖에 없었다.

넥스틸의 사례를 고려할 때 현재 대규모 구주매출을 계획하고 있는 딜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일단 거래소부터 대규모 구주매출에 대해 경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수요예측 참여기관들도 여전히 구주매출이 큰 딜은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구주매출에 대한 과도히 경계하는 시장의 분위기가 비합리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 증권사 IPO 본부장은 “각 시장에서 요구하는 주식분산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주관사나 발행사가 기존 주주에게 구주매출에 나설 것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며 “대규모 신주발행 부담이 큰 기업들에게는 구주매출이 필수적이며 이 경우 신주발행을 줄여 상장 직후 유통물량을 통제하기 때문에 수급상으로도 부담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구주매출에 대한 투자자들의 부정적인 인식이 쉽게 사라지진 않을 것이란 게 대다수의 전망이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기존 주주가 공모가격으로 대규모 엑시트를 한다는 건 해당 주주가 상장이후 단기적인 주가 상승을 기대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며 “IPO 시장의 정보의 비대칭이 크기 때문에 이런 인식이 바뀌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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