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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코스피' 갈아타는 엘앤에프, 우상향 '묘수' 될까주가 하방압력 완화 효과 노려, 2차전지 소재사업 '내재가치' 강조 전략도 병행

박동우 기자공개 2023-09-12 07:32:21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6일 17:4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2023년 엘앤에프 주가의 흐름을 살피면 '롤러코스터에 올라탔다'는 표현이 어울립니다. 올해 1월에는 18만원 안팎에서 등락했지만 이후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4월 19일에는 33만7000원까지 도달했는데요, 연초(1월 2일)와 비교하면 81.8%나 오른 가격이었습니다.

증시에 입성한 이래 가장 높은 주가를 시현한 셈입니다. 엘앤에프는 2003년 코스닥에 상장했고 올해는 '기업공개(IPO) 20주년'을 맞이하는 터라 경영진에게는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시가총액 역시 한층 불어났습니다. 1월 초 6조6000억원대였던 시총은 4월 초에는 11조9000억원 수준까지 육박했습니다.


30만원선을 넘겼던 주가는 점차 낮아졌고 22만원 안팎까지 내려갔습니다. 반등의 기회를 잡은 시점은 7월 말이었습니다. 당시 엘앤에프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이전상장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시장에 알려졌고 갑작스레 투자자들의 매수가 몰렸습니다.

거래량 급증이 방증합니다. 7월 18일 증시에서 거래된 엘앤에프 주식 물량은 188만주였으나 다음 날인 19일에는 487만주로 2배 넘게 늘었습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니 주가가 상승하는 건 당연했습니다. 23만7500원에서 27만9000원으로 하루 만에 17.5% 오르는 결과를 보여줬지요.

◇Industry & Event

엘앤에프 이사회는 8월 28일에 코스피 이전상장 추진 안건을 의결했습니다. 이후 임시주주총회 소집 등의 절차를 거칠 예정인데요. 경영진이 지금의 코스닥 시장을 벗어나 코스피로 갈아타는 방안을 추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주가 하방 압력을 완화해야겠다는 취지가 결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엘앤에프는 코스닥 상장사를 통틀어 공매도 영향에 많이 노출돼 있는 회사입니다. 한국거래소가 집계한 공매도 잔고 통계를 살피면 이달 5일 기준으로 엘앤에프의 공매도 잔고 금액은 5308억원으로 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에코프로(1조5999억원) △에코프로비엠(8839억원)에 이어 3위를 기록했습니다.

공매도 잔고 수량은 251만5633주로 전체 상장 주식 수 3623만9776주에 견줘보면 6.9%로 나타났습니다. 코스닥 상장사 중에서 공매도 잔고액 1·2위 업체인 에코프로(5.6%), 에코프로비엠(2.9%)보다도 높은 비율이죠.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범위에 포함된 종목만 공매도를 허용하는 점을 감안하면 코스피로 옮겨가야 공매도 영향에서 벗어날 수 있겠다는 판단이 반영돼 있습니다.


이전상장이 주가 부양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전문기관 연구도 한몫 했습니다. 5년 전인 2018년 자본시장연구원에서는 '코스닥 상장기업의 유가증권시장 이전상장 현황과 평가'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냈습니다.

1998년부터 2018년까지 이전상장에 성공한 48개 업체들을 분석한 결과물이었는데요. 보고서는 "이전상장 공시 2년 전부터 이전상장 2년 후까지 장기간의 주가 상승이 관찰됐다"며 "이 기간 누적 초과수익률은 코스닥 지수 대비 124%, 코스피 지수 대비 62%"라고 결론을 냈습니다.

그동안 전기차 산업의 팽창에 부응해 엘앤에프는 2021년 1815억원, 2022년 2890억원, 올해 상반기 2012억원 등 자본적 지출(CAPEX)을 계속 이어갔습니다. 영업이익률 역시 2019년 이래 추이를 살피면 △2020년 0.4% △2021년 4.6% △2022년 6.9% 등으로 꾸준히 올랐습니다. 외부 요인에 좌우되지 않고 '2차전지 소재 생산'이라는 본업의 가치를 제대로 증명하고 싶은 엘앤에프 경영진에게 코스피 이전상장은 최적의 선택지인 셈입니다.


◇Market View

엘앤에프 주가를 둘러싼 시장 전문가들은 우호적 의견을 내놨습니다. 올해 8월 한 달 동안 국내 증권사에서 발간한 보고서 15건을 살펴봤는데요, 모든 애널리스트들이 매수를 권하는 투자 의견을 냈습니다. 목표가는 29만원부터 50만원까지 다양하게 분포해 있습니다.

한화투자증권에서는 엘앤에프의 목표 주가를 50만원으로 잡았습니다. 여느 증권사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한 건 주가가 저평가돼 있는 만큼 상승 잠재력이 탄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리포트에서 "엘앤에프의 2024년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21배로 에코프로비엠(71배), 포스코퓨처엠(85배)과 견줘 현저히 낮다"며 "긍정적 이벤트가 발표될 때마다 주가에 상승 트리거로 작용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다만 목표 주가를 당초 전망보다 낮춘 증권사도 있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2월에는 38만원을 제시했지만 8월에는 29만원으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반년새 목표가를 24%나 내린 이유로는 '이익률의 일시적 하락'을 거론할 수 있습니다. 영업이익률이 2023년 1분기만 하더라도 3%였으나 2분기에는 0.2%로 내려갔죠.

한국투자증권 김정환 연구원과 심규호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올해 하반기까지 이어질 실적 둔화와 양극재 재고, 판가 하락 이슈로 주가는 약세를 보이겠다"며 "내년 양극재 출하량은 테슬라의 전기차 생산량 증가에 힘입어 올해 대비 42% 늘어날 것으로 에상되는데, 주가 강세의 전제조건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Keyman & Comments

엘앤에프 경영진은 코스피 이전상장과 맞물려 '사업 내재가치 강조'로 중장기 주가 우상향을 견인하겠다는 복안을 그렸습니다. 2026년까지 '글로벌 종합 소재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을 올해 7월에 수립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매출액 24조원, 영업이익 1조2000억원, 연간 생산량 40만톤, 자본적 지출(CAPEX) 5조원에 도달하는 과제를 설정했습니다. 2024년과 2025년에 걸쳐 △양극재 △음극재 △전극체 △리튬 △리사이클링 부문 투자를 단행하면서 배터리 소재 사업을 다각화하겠다는 로드맵도 세웠습니다

주주들과 소통도 한층 강화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올해 말에는 IR 전용 웹페이지를 구축하고 인스타그램·페이스북·유튜브 등으로 기업 정보 제공 채널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했죠. 특히 내년에 IR(Investor Relations) 조직을 개편하겠다는 목표도 눈길을 끄는데요. 기존에는 IR팀장 산하에 팀원 3명으로 편제했다면, 앞으로는 IR 담당 임원을 두고 그 아래에 팀장을 두는 구조로 바뀝니다.

성장 비전 수립에 관여하는 핵심 인물은 회사 최고재무책임자(CFO)로 활약 중인 박남원 상무입니다. 박 상무는 2003년 엘앤에프에 입사한 이래 올해로 20년째 한 우물을 팠습니다. 2021년에 사업전략실 상무로 부임하면서 처음 임원에 올랐고 2023년 1월부터 전략기획부문장과 재경부문장을 겸직하고 있습니다.


CFO의 진솔한 이야기가 듣고 싶어 엘앤에프에 연락했습니다. IR팀에서 근무하는 직원과 통화하면서 박 상무와 직접 인터뷰할 수 있게 다리를 놓아달라고 요청했는데요. IR팀 관계자는 "(박 상무가) 직접 입장을 밝히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귀띔해줬습니다.

대신 올해 8월 초에 열렸던 2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박 상무가 주주들에게 한 발언을 살펴봤습니다. 이전상장 과업을 차근차근 실행하고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의지가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당시 박 상무는 "코스피 이전상장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판단한다"며 계획을 이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음극재, 탄산리튬의 수산화리튬 전환, 리튬과 폐양극재 재활용 사업과 관련해 심도있는 검토를 거쳤다"며 "2023년 하반기 중으로 신사업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주주가치 제고책이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2022년 실적을 토대로 올해 주당 500원의 현금배당을 주주들에게 지급했는데요. 투입한 재원이 166억원입니다. 2018년 이래 최근 5년 동안 단연 많은 규모죠. 지난해 연결기준 순이익이 2710억원이었으니 주주 환원이 이뤄지는 건 필연적이었습니다.


아직까지 박 상무를 비롯해 엘앤에프 경영진은 구체적인 주주 환원 정책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올해 8월에 공시한 반기 보고서에도 추상적인 수준의 기술만 돼 있습니다. 엘앤에프는 배당 정책을 거론한 대목에서 "현금 배당 규모는 향후 회사의 지속적 성장을 위한 투자와 경영 실적, 캐시플로(cash flow) 상황 등을 감안해 전략적으로 결정한다"며 원론적 서술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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