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켄타우로스 스타트업 돋보기]구름, 웹 기반 개발 환경 예측 '흑전' 비결①클라우드 기반 개발 플랫폼·교육·채용 사업…비대면 교육 강화 성장 '기폭제'

김진현 기자공개 2023-09-26 08:29:20

[편집자주]

스타트업 투자 방정식이 바뀌었다. 유동성이 풍부했던 시절 벤처캐피탈은 성장성에 초점을 맞춰 기업가치를 키우는 일에 집중했다. 모두가 기업가치 1조원 이상 유니콘을 꿈꿨다. 투자 혹한기에는 외부 수혈 없이도 스스로 생존이 가능한 스타트업이 주목받는다. 신화 속 반인반마에 빗댄 '켄타우로스' 스타트업이다. 켄타우로스는 미래 성장 가치(말)와 현실적인 관점에서 수익성(사람)이라는 두 명제를 모두 충족시키는 자생가능한 기업이다. 더벨은 외부 도움 없이도 성장할 수 있는 사업 구조를 갖춘 켄타우로스 스타트업의 성장 배경과 전략, 향후 계획을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2일 09: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구름은 2013년 설립 후 2022년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개발자를 위한 클라우드 기반 지원 사업을 하면서 꾸준히 성장해온 결과다. 구름은 올해 매출 상승을 토대로 2년 연속 흑자를 예상하고 있다.

투자 혹한기 와중에 자생할 수 있는 기반을 닦으며 켄타우로스로서 면모를 갖춰나가는 중이다. 구름은 2021년 씨제이엘파트너스에게 투자를 받았다. 현재는 포스트밸류 기준 1000억원 정도로 복수 투자자로부터 자금 유치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름의 성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 활성화 등으로 인해 웹 기반 업무 환경이 보편화된 덕분이었다. 일찍부터 웹 기반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사업을 영위하던 구름에게 기다림의 결실이 찾아온 것이다.

◇ 프로그래밍 관심, 개발자 위한 PaaS 플랫폼 사업 창업 배경

구름을 한 마디로 정의하면 개발자를 위한 일이라면 뭐든 다 하는 회사라 볼 수 있다. 구름의 비전은 '모두가 개발자가 된다(Anyone can develop)'다. 스타트업 업계에서 가장 인력 수요가 많은 개발 인력 육성과 채용, 개발자들이 일하기 편한 환경을 제공하는 걸 자신들의 핵심 비즈니스로 삼고 있다.

구름의 사업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클라우드 기반 개발 환경을 제공하는 '구름IDE', 개발자를 위한 SW교육 플랫폼 '구름EDU', 개발자 채용을 위한 코딩테스트 프로그램 '구름DEVTH'다.

구름을 창업한 류성태 대표는 학창시절부터 컴퓨터 프로그래밍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 자신의 강점을 무기로 성균관대학교에 프로그래밍 성과로 수시 입학을 했다. 당시 그는 프로그래밍만큼 컴퓨터의 구조에도 관심이 많았기에 전자전기공학과를 택해 학업을 진행했다.

대신 학비와 생활비 등을 위해 부업으로 프로그래밍 관련 업무를 하면서 자신의 프로그래밍 역량을 갈고 닦았다. 그는 대학 시절 웹 개발 아르바이트를 해왔던 게 지금의 창업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그는 성균관대학교 전자전기공학과 학사와 소프트웨어 공학 석사 모두 조기 졸업을 했다. 남들보다 1년 정도의 시간을 더 벌었다고 생각해 1년간 14건의 프로그램 관련 공모전에 도전장을 던졌다. 그는 당시 구름 창업 아이템의 전신인 프로그램을 가지고 지원했던 공모전의 상을 휩쓸었다.

이후 삼성전자 IT융합학과 박사과정에 진학해 박사과정을 밟고 있었다. 학업을 병행하며 당시 친밀했던 성균관대 선후배들과 함께 구름을 창업했다. 당시엔 주주로서 힘을 보태고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정도로 사업에 깊숙이 관여하지 않았다.

졸업 이후 삼성전자 입사를 계획했던 그는 창업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못해 구름 창업 3년 뒤인 2016년 뒤늦게 대표이사로 합류하게 된다. 구름은 성균관대학교 출신 선후배를 중심으로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팀이 창업한 회사다. 당시 개발 플랫폼을 클라우드 형태로 제공하는 서비스형 플랫폼(Platform as a Service) 구름IDE를 메인으로 출범했다.

류 대표는 "창업 때부터 언젠가 웹 기반 소프트웨어 환경이 보편화 될 것이라 생각했다"며 "당시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설치형 애플리케이션 대신 웹 베이스로 바뀌는 환경이었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웹 기반 개발 환경이 언젠가 찾아오리라 하는 기대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 코로나19가 가져다 준 기회, 성장 '속도'

구름은 2015년 사명을 잠시 코다임으로 변경했다. 코드와 패러다임의 합성어였다. 삼성전자 입사를 포기한 뒤 합류한 류 대표는 다시 사명을 구름으로 되돌렸다. 웹 기반 개발환경을 제공하는 핵심이 '클라우드(Cloud)'라는 점에서 좀 더 직관적인 사명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구름은 사업 초기 NHN에게서 10억원을 투자받았다. 당시 NHN을 등에 업고 빠른 성장이 예상됐다. 하지만 웹 기반 개발 환경에 익숙지 않았던 당시 분위기로 인해 예상보단 더딘 성장을 보였다.

결국 구름은 2021년 사모펀드 씨제이엘파트너스에게 추가적으로 자금 수혈을 받았다. 당시 20억원 가량의 신규 투자를 받으면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당시 구름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고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운영하는 '공공 클라우드 플래그십 프로젝트 사업'에 선정됐다.

정부가 코로나19 당시 비대면 환경에서 개발자 교육 역량 강화를 추진하면서 구름의 기술이 주목받았다. 구름이 구름IDE 플랫폼 론칭 이후 꾸준히 역량을 갈고 닦아온 게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구름이 오랫동안 개발해온 구름IDE를 기반으로 개발자를 육성하는 구름EDU 사업이 빛을 보게 된 것이다.

이 시기부터 구름의 성장이 본격화됐다. 구름의 매출액은 2020년 17억원에서 2021년 30억원으로 2배 가량 뛰었다. 2022년에는 매출액 90억원, 영업이익 17억원을 달성하면서 창립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2021년 마이너스 12억원이었던 당기순손실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류 대표는 "정부나 대학에서 대학생들을 위한 개발 소프트웨어 교육 수요가 있다"며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는데 간편하게 구축할 수 있는 게 웹 기반이다보니 구름의 솔루션을 도입하는 곳이 점차 늘어났다"고 말했다. 개발자를 채용하려는 회사들도 자연스럽게 구름의 코딩테스트 프로그램 '구름DEVTH'를 활용해 개발자 채용에 나서게 됐다. 삼성전자와 같은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 스타트업도 구름DEVTH를 개발자 채용에 활용하고 있다.

구름은 올해 지난해보다 2배 이상인 250억원 규모로 매출액을 추정하고 있다. 연말까지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적어도 200억원 이상 매출액을 달성할 수 있다고 추산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