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풍향계]'9부 능선' 넘어가는 CJ CGV, 2022년 영구CB와 달랐다구주주 청약률 90% 육박, 대표 주관사단 타사 IPO 일정도 고려
김슬기 기자공개 2023-09-19 07:02:29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2일 07시5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 CGV 유상증자가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지난해 4000억원 규모의 공모 전환사채(CB) 발행 당시 대규모 미매각이 발생하면서 대표 주관사의 피해가 막심했던만큼 이번 대표 주관사단은 유상증자를 성공시키기 위해 철저한 준비를 했다.그 결과 우리사주조합과 기존 주주들을 대상으로 한 청약률이 90%에 육박하면서 흥행 청신호를 보이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아직 일반청약 결과까지 봐야하지만 주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성공리에 마무리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 구주주 청약률 89.4%, 일반 공모 440억 남았다
지난 11일 CJ CGV의 종가는 7780원으로 전날 대비 11.46% 상승했다. 현재 CJ CGV는 유상증자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만큼 일반 청약 성공 '청신호'라고 볼 수 있다. 11~12일 양일간에 걸쳐 일반 공모 청약을 진행하고 있다. 확정 발행가액은 5560원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이미 CJ CGV의 주가는 유상증자까지 반영된 것인데 지난주 기존 주주 대상 청약이 시장의 기대보다 높게 나오면서 주가가 상승세를 보였다"며 "일반 청약이 남아있는만큼 성공 여부를 예단하긴 힘들지만 남은 물량을 채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CJ CGV는 지난 6월 대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발행예정 주식수는 7470만주다. 이후 주가 하락으로 당초 계획했던 5700억원에서 4153억원까지 조달 규모가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최근 진행된 우리사주조합 청약과 구주주 청약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최대주주인 CJ는 당초 계획대비 400억원 늘어난 1000억원을 투입, 총 1798만5611주를 청약했고 우리사주조합에서 694만2970주를 청약했다. 일반 주주는 4185만3376주를 청약하면서 결과적으로 총 청약률은 89.4%였다. 일반공모 청약물량은 791만여주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440억원 규모다.
◇ 2022년 청약률 7.78% 불과, 2023년 리스크 최소화에 '방점'
이번 유상증자 청약 결과는 지난해 이뤄졌던 CJ CGV의 '제35회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후순위 CB' 청약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당시 발행 규모는 4000억원이었고 30년 만기 영구채였다. 표면금리는 0.5%였고 5년 후 상환하지 못하면 2.5%포인트를 가산하는 스텝업 조항이 포함됐었다.

당시 대주주인 CJ는 영구 CB 청약에 참여하지 않고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1500억원 규모의 신주를 인수했다. 시장의 참여를 더 늘리고자 영구 CB 청약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흥행에 참패했다. 구주주 청약률이 3.64%(145억원)였고 일반공모 청약도 166억원이었다. 전체 청약률이 7.78%였다.
이 때문에 3688억원의 미매각이 발생했고 대표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과 인수단으로 참여한 NH투자증권, KB증권, 유진투자증권이 물량을 나눠서 떠안았다. 인수비율이 62.5%였던 미래에셋증권이 가장 막심한 피해를 봤다. 이 때와 비교하면 이번 유상증자는 순항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이번 대표 주관사인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의 유상증자 전략도 유효했다는 평이다. 대주주인 CJ가 배정받은 물량 중 55%만 청약하기로 하면서 남은 신주인수권을 기관투자자들에게 세일즈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또한 투자자 심리를 고려, 대형 기업공개(IPO) 일정도 피했다.
IB업계 관계자는 "대표 주관사단은 발행사와 공동 운명체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대주주인 CJ 몫의 신주인수권을 기관 대상 블록딜을 통해 소화했다"며 "하반기 빅딜로 꼽히는 두산로보틱스의 IPO 수요예측과도 일정이 겹치지 않도록 일정을 짰다"고 설명했다. 유상증자 흥행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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