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카드사 비용 리스크]롯데카드, 차기 CFO의 제1 과제는 '자본확충'⑦레버리지 가장 열위 수준, 영구채 콜옵션 내년 6월 도래
원충희 기자공개 2023-09-27 10:04:11
[편집자주]
신용카드사에게 자금조달은 '앞문', 충당금 영역은 '뒷문'으로 표현할 수 있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앞문에서 조달 코스트를 줄이고 중간에선 판관비를 통제하며 뒷문으로 충당금 정책을 통해 대손비용 절감을 꾀한다. 이는 전반적인 수익성 제고로 이어진다. 하지만 경기 불안과 코로나 이후 대출 연장·유예 조치, 글로벌 금리상승세가 이런 기조가 깨졌다. 앞문과 뒷문의 코스트 방어가 어려운 실정이다. 사업 분야가 다른 BC카드를 제외한 7개 카드사의 비용관리 실태를 통해 CFO가 처한 상황을 가늠해 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2일 16:0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카드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로 대주주가 바뀌면서 롯데그룹과의 연결고리는 약해졌지만 여전히 강한 사업연계성을 통해 시장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카드론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스(PF) 등을 통해 떨어지는 카드 본연의 수익성을 벌충하며 1%대 총자산순이익률(ROA)을 지속하고 있다.다만 자산 확대에 따른 레버리지가 업계 평균을 크게 웃도는 게 불안요소다. 로카모빌리티 매각 효과를 반영한다 해도 카드업계에서 가장 열위한 수준이다. 대주주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 외에는 출구가 딱히 보이지 않는다. 기존 발행분의 조기상환옵션(콜옵션) 기간이 내년 6월 도래한다는 점에서 롯데카드 차기 최고재무책임자(CFO)의 과제로 남았다.
◇롯데그룹 사업연계성 여전, 대출 확대로 수익성 제고
롯데카드는 지난해 말 이용실적 기준 시장점유율 9.1%로 업권 내 5위의 지위를 가진 카드사다. 롯데쇼핑의 광범위한 유통 및 서비스채널을 활용, 포인트 적립과 제휴 할인 등의 마케팅 전략을 통해 안정적인 영업기반을 확보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2019년 MBK파트너스로 매각했음에도 롯데그룹이 여전히 20%의 지분을 유지함에 따라 계열물량이 유지되고 있다.
올 6월 말 기준 영업자산은 전년 대비 17.7% 늘어난 19조9000억원이다. 같은 기간 신용카드 산업의 전체 영업자산 규모가 감소한 것과 반대 양상이다. 신용판매자산 및 카드론이 전년 말 대비 각각 14.9%, 12.7% 증가하며 외형성장을 이끌었다.
대출자산 잔액은 9.9% 감소했는데 팩토링(14%), 부동산개발사업 관련 대출(58%), 기타 기업대출(25%), 기타 가계대출(4%) 등으로 구성돼 있다. 부동산개발사업 관련 대출은 약 1조7000억원으로 8.5%를 차지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불안요소로 지적되고 있으나 부동산PF, 브릿지론 등으로 구성된 부동산 관련 대출의 질은 다른 2금융권 대출자산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롯데카드가 보유한 부동산 관련 대출자산은 우수한 건설사 시공능력, 수도권 중심의 지역 구성, 낮은 브릿지론 비중, 선순위 투자 중심, 엑시트 분양률 달성 수준, 충당금 적립 수준 등 고려할 경우 저축은행·캐피탈 업권보다 안전한 수준"이라고 평했다.
롯데카드는 가맹점수수료율 인하로 본연의 업무인 결제부문 수익성이 저하되자 카드론, 할부금융, 기업대출 등 여신성자산 확대를 진행해 왔다. 이들은 고수익 고위험 자산으로 덕분에 최근 3개년(2020~2022년) 평균 총자산순이익률(ROA)은 1.3%로 2017~2019년 평균(0.6%) 대비 크게 개선됐다.
◇영구채 빼면 레버리지 8배 수준, 자본확충 필요성↑
롯데카드는 최근 CFO 역할을 하던 석동일 경영전략본부 부사장이 사임함에 따라 후임자 선임을 준비 중이다. 차기 CFO의 최대 과제는 단연 자본적정성 제고다. 카드사 자본규제인 레버리지비율(총자본/총자산)에서 롯데카드는 7개 카드사 중 가장 열위한 상태다.
6월 말 기준 레버리지는 7.5배로 업계 평균 5.9배를 크게 웃돈다. 로카모빌리티 매각 효과(처분이익 약 2600억원)가 반영될 경우 자본적정성이 현 수준 대비 개선될 전망이나 이를 감안해도 여전히 높다. 롯데카드의 모회사인 사모펀드 성향상 대주주 지원을 기대하긴 어렵다. 결국 해법은 신종자본증권이다.
롯데카드는 2019년 6월 2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적 있는데 이를 제외할 경우 레버리지는 금융당국 규제수준인 8배로 상승한다. 신종자본증권의 만기는 30년이지만 통상 5년 내 콜옵션이 붙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5년짜리 한시적 자본에 가깝다. 내년 6월 전에 차환하거나 자체 자본 확충으로 대체할 필요성이 커진다.
롯데카드는 4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계획하며 시장 상황을 주시 중이다. 지난해 8월 말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주요 사항 보고서로 공시했으나 여타 카드사의 발행이 잇따른데다 작년 하반기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채권시장이 경색되면서 미뤄야 했다. 연내 또는 내년 초에는 발행을 단행해야 하는 데 이는 차기 CFO의 과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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